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19.8.23 금 20:09
> 기획/연재 > 사람을 만나다
한영실 전 숙명여대 총장[사람을 만나다]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webmaster@leader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4.04.16  15:34:05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는 한영실 전 총장 (사진=배병수 팀장)

 부산시민을 상대로 유익한 강연을 한 전 숙명여자대학교 총장 한영실 교수를 모시고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꽉짜인 일정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창간 기념 인터뷰에 응하여 시종일관 진솔하게 답변해주신 한영실 교수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분과위원장을 맡으셨습니다. 여성분과위원회에서는 정확히 어떠한 일을 하는지요.
민주평화통일위원회에는 운영위원회가 있는데 그 안에 10개 분과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여성분과위원회(이하 여성분과위)입니다. 여성분과위는 전국 252개 시·도·구·군의 여성위원회를 총괄해 많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나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 대해 정기적인 회의를 열어 여성회원분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진행시 각 위원회에서 풀어내기 힘든 큰 사항들에 대해서 여성분과위가 보다 포괄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 여성분과위에서 하시는 다양한 사업 중 여성분과위원장으로서 역점을 두시는 활동이나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으신지요.
지금 여성분과위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사업은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사업입니다. 탈북자란 표현은 예전에 쓰이던 법률상 용어로 통일부에서 공식적으로 북한이탈주민이란 명칭을 정한 뒤 사라진 용어입니다. 이처럼 용어 하나까지 민감하게 결정되는 이유는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공감대 형성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으로는 북한이탈주민 자녀 교육 지원과 방과 후 돌보기, 문화적 차이 극복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와 정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링 그리고 그들이 겪고 있는 강제 경력 단절을 해소시켜줄 취업 알선 사업 등이 있습니다.

- 통일 한국을 대비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셨는데, 한 위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통일시대 여성의 역할이 있으신지요.
현재 통일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단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대에게 6·25와 분단은 기성세대와는 달리 역사책에서나 나오는 멀고 먼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점에 대해서도 여성의 위치가 중요한데,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에 여성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통일 이후에 생길 어려움이나 혼란에 대해서도 여성이 조금 더 큰 역할을 담당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적인 면에서 볼때 작게는 자녀와 남편, 크게는 사회 구성원들간의 소통에 이르기까지 ‘소통하고 공감’ 시켜줄 수 있는 여성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가 통일 이후입니다.

전국 최초 여성 ROTC 창단

- 숙명여자대학교 총장 재임시절 전국최초의 여성 ROTC를 창단하셨는데, 한국사회에서의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여성의 역할이나 여성 인재상이 있으신지요. 있으시다면 어떤 계기로 그런 생각을 가지시게 되셨는지요.
제가 처음 숙명여자대학교 총장직에 부임한 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여자대학 총장으로서 여자 대학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여자 대학이 꼭 있어야 하나?” 였습니다. 그야말로 ‘여자’라는 것을 빼놓고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였죠. 그래서 저는 “저한테 ‘여자’대학 총장으로서 뭘 어떻게 할 것인지 묻지마십시요. 저는 ‘여자’대학 총장이 아니라 그냥 대학총장입니다. 왜 굳이 여성을 구분지어 생각하십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조금 다를 수 는 있겠지만, 남과 여를 구분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ROTC를 만들게 된 계기도 거기서 출발합니다.
저는 저희 학교 학생들에게 늘 지금도 얘기합니다. “여성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거나 비주류라고 얘기를 하는데, 어느 부분에서는 맞다. 그러면 비주류가 주류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10배 더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한 얘기다. 그걸 넘어서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권한이나 권리를 똑같이 누리려면 그들이 짊어진 의무에 대해서도 우리가 공감하고 경험할 필요가 있으며, 일부 나눠 짊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이죠. 현대 시대의 전쟁은 예전과 달리 정보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쟁에서는 여성으로서의 재능이 군사력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구요. 그래서 우리 숙명여대가 한번 먼저 시도해보자 생각하고 ROTC를 만들었습니다.
이 두 가지의 것들은 얼핏 연관성도 없어보이고, 큰 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하실지 모릅니다. 작은 혁신을 하나 둘 경험해보고 나면 가속이 붙어 혁신+@를 창출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할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해내고 나면 자극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학생들이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ROTC 30명이 단순한 군인 30명이 아니라 여성의 책임감과 의무,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물에 가까운 리더 30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가 아닌 인간 한영실로 살라"는 어머니의 교육에 영향

-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신 카리스마를 지니셨는데 이것은 선천적이신건가요 혹은 후천적입니까?
저는 저희 어머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니 어느 정도 후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딸부자집의 막내로서 무척이나 똑똑하셨는데, “여자와 그릇은 밖에 내놓으면 깨진다”는 얘기를 늘 들으셨고 꿈을 펼쳐보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에게는 늘 무엇이든 시켜주실려고 애쓰셨습니다. 저에게 “엄마가 살던 시대는 남성위주의 시대였지만 너는 남자, 여자를 신경쓰지 말고 인간 한영실로서 한번 살아보라”고 얘기하시며 제가 박사과정을 밟을때까지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셨습니다.
지금도 ‘깨어있는 어머니’라는 소리를 들으실만큼 시대를 앞서가셨던 어머니의 모습은 지금도 제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부드러움이란 것은 많이 깨지면 부드러워집니다.(웃음)

- 사실 맡고계신 다양한 직책보다 ‘비타민 교수’로 더 유명하실 것 같은데요. 대한민국의 밥상문화를 바꾸셨다는 평을 들으시는 교수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음식에 뜻을 두게 되셨는지요.
이것도 어머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저희 한씨 집안이 유전적으로 좀 키도 작고 외소한 편인데, 저희 어머니가 먹는것만큼은 잘 먹이자고 결심하시고 실천에 옮기셨습니다. 팔순이 넘으신 지금도 어미니는 전화 오셔서 “요즘은 이게 좋으니 이거 먹어라”고 하시거나 아예 나물같은걸 싸서 보내주시는데, 제가 “엄마 이런게 좋은거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물으면 “넌 증 있는 박사지만 난 증 없는 박사다”라고 하시며 먹을껄 보내주십니다.

 남편 밥은 꼭 챙겨줘

- 학교와 방송, 강연 등으로 무척 바쁘신데 집에서 음식을 하시는지요.
사실 제가 남편에게 다른건 다 못해주는데 밥 하나만큼은 지성으로 차려줍니다. 먼저 저는 집에서 전기밥솥을 안씁니다. 무조건 돌솥밥을 합니다.

- 많은 책을 쓰셨지만 최근에 쓰신 『엄마의 부엌 나의 부엌』이란 책을 보면 다양한 상황별 음식이 등장하는데요. 그 중 즐겨 드시거나 치료의 목적으로 드시는 음식이 있으시다면?
저는 검은 콩을 굉장히 열심히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콩은 두뇌에 좋아 기억력 유지와 바른 정신력을 가지게 해줍니다. 또 한 가지 더하자면 무척이나 사과를 즐겨먹습니다.

- 수 많은 한국음식이 있지만 계절별 추천하실만한 식재료가 있으신지요.
봄에는 쑥과 부추입니다. 여름에는 무조건 콩국수를 추천합니다. 가을에는 대추나 구기자, 사과 같은 제철음식과 버섯을, 겨울에는 시레기를 추천합니다.

UN AIDS 특별고문으로 임명받아… 남은 삶 봉사에 전념

-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향후 몇년의 계획이라기보단 나름의 고민을 통해 저만의 ‘3-3-3’ 계획을 세웠습니다. 저는 30년 배웠고, 30년 돈을 벌었습니다. 제가 30년을 더 산다고 할 때 남은 30년은 봉사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제가 지난해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UN AIDS 특별고문으로 정식임명도 받았는데, 아프리카에는 부모로부터 AIDS를 물려받은 이른바 ‘수직감염’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백신을 맞으면 그 아이들은 AIDS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데 현실은 백신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지요. 예전에는 내땅, 내 아이들만 보였는데 이제는 전세계 아이들이 눈에 자꾸 밟힙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책임과 도전 과제가 넓어졌다고 생각하고 감사히 받아들이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30년을 살아갈 생각입니다.
                                                                                                           정리 장윤원 기자

[관련기사]

일간리더스경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백재현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