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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기념일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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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1  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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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향은
      고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5월은 기념의 달이다. 가정의 달로 불리는 5월은 가족과 가족만큼이나 의미 있는 인물을 기념하는 기념일로 가득하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을 보내고 나면 어느새 5월이 다 지나가게 된다. 소비가 일상화되고 가치가 상품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기념일이 많은 5월은 지출이 많은 달로 생각되기도 한다. 꽃다발, 장난감, 용돈 등의 선물을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부담스런 달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관계적 존재인 인간에게 관계를 기념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태어나 관계 속에서 살다가 관계 속에서 죽는다. 누군가의 자녀나 형제, 자매로 태어나고 누군가의 배우자나 부모가 되며 누군가의 친구, 동료, 이웃으로 살아간다. 개인의 정체를 규정하는 이름과 역할이 그가 맺고 있는 관계 안에서 설정될 정도로 관계가 중요하다. 그리고 개인과 집단의 행복을 좌우하는 준거로 관계의 질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자리하게 된다.

인본주의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는 관계의 중요성을 소속의 욕구로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인간 행동의 동기가 되는 욕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범주화하였으며 욕구의 단계적인 발달을 주장하였다. 매슬로우가 제시하고 있는 욕구 위계(need hierarchy)에 따르면, 소속의 욕구는 하위에 있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기반으로 발달되며, 상위에 있는 자아존중감의 욕구와 자아실현의 욕구의 토대가 되는 중핵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대인 관계의 발달은 소속과 애정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상과 그 대상과의 경험의 양상에 의해 좌우된다. 특별히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충족시키기 어려운 인간의 생애 초기 의존적인 특성과 초기 경험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일차적 환경인 가정과 학교에서 경험하는 주요 인물과의 관계가 중요한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 초기 관계는 이후의 심리사회적 발달에 기초가 되는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그 영향력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개인과 집단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 인물과 그 인물과의 관계를 기념하는 일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중요한 고유 의식이 되고 세대를 통해 유지되고 전승되는 전통 의례가 되어 왔다. 때로는 그것이 불필요한 형식이나 소모적인 겉치레로 생각되거나 과도한 심리적 속박감만 안겨주는 스트레스로 여겨져 없애버려야 할 사회적 병폐나 인습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 틀, 테와 같은 것으로, 그 의미와 가치를 결코 평가절하 할 수 없는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다.

문제는 형식만 남고 내용은 설 자리를 잃는 것이다. 관계를 기리는 본질과 정신적·철학적 가치는 축소되거나 실종된 채 물질적·소진적 가치에 치중할 때 형식은 주는 이에게 부담, 의무가 되고 받는 이에게 불편, 불쾌가 되는 허례허식으로 전락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그 마음을 담은 형식이 조화를 이루어 기념일이 행복한 추억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 속 구성원 모두의 협동적 노력이 필요하다. 창의적 공조의 합작품인 기념일은 그 자체가 기념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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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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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eralist_HUH 2019-05-02 09:59:12

    학연, 지연, 요즘은 랜선으로 이어진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다양한 관계들의 그릇 속에 그 본질과 동력이라할 수 있는 공존의 마음과 추억이 중심을 굳건히 잡아주길 바라봅니다.

    귀한 글 잘 읽었습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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