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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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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3  12: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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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향은
     고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에인스워스(Ainsworth)는 인간의 애착 발달을 부모자녀간의 긴밀한 정서적 유대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한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아동과 양육자간의 애착을 여덟 가지 서로 다른 장면으로 구성된 "낯선 상황 실험"을 통해 연구했다. 부모와의 분리, 재회, 타인의 등장과 같은 낯선 상황에서 아동이 보이는 반응을 통해 초기 애착 관계의 질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애착의 유형을 범주화하였다.

에인스워스가 분류한 애착의 유형은 크게 안정 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나뉜다. 안정 애착의 경우 부모가 안전기지(safety base)로 작용하여 부모와의 분리나 낯선 이의 출현에도 자녀가 안정된 정서를 유지한다. 반면 불안정 애착의 경우는 부모가 안전한 교두보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낯선 상황에서 자녀의 불안이 고조되는데, 상세 특성에 따라 다시 세 유형 곧 불안-저항, 불안-회피, 불안-와해로 나뉜다.  

에인스워스의 연구는 아동의 애착 유형 분석에 그치지 않고 부모의 양육태도 분석으로 확장되었다. 안정 애착 유형으로 분류된 자녀의 부모와 불안정 애착 유형으로 분류된 자녀의 부모를 비교해본 결과 안정 애착아의 부모가 불안정 애착아의 부모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 영역이 있었다. 그것은 자녀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육 민감성과 피부 접촉을 통한 부모자녀간의 신체적 교감(스킨쉽)이었다.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의 초기 발달에서 양육자의 존재와 양육자로부터 받는 보살핌은 생존에 절대적이다. 의존도 높은 생애 첫 1~2년간 부모가 자녀의 필요와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따뜻하게 접촉해주면 자녀가 부모를 안전한 토대로 삼고 부모와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또한 부모와 맺은 굳건한 신뢰 관계가 낯선 사람, 낯선 세상과의 관계 경험으로 확대되고 재생산된다. 

아동·가족학을 전공한 까닭에 상담을 요청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녀양육 상담의 경우 문제의 종류, 내용, 심각성이 사례마다 다양하다. 학습부진과 같은 인지적 문제, 분노조절 장애와 같은 정서적 문제, 자폐적 성향과 같은 사회성 문제, 공격성 표출과 같은 행동적 문제 등 서로 다른 문제로 고민 해결을 의뢰받지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상이한 현상과 결과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유사한 원인과 기제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기본 정서의 불안이다. 이 불안은 세상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며 결국 자신에 대한 불신을 낳는다. 불신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켜 자기 능력에 대한 회의를 조장하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저항적, 파괴적 감정과 행동을 표출한다. 앞서 말한 낯선 상황 실험에서 부모와의 분리를 잘 감내한 쪽은 부모와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한 안정 애착아였다. 신뢰가 안정을, 안정이 적응을 가져온 것이다.

인간의 발달은 출생의 순간으로부터 분리와 같은 낯선 경험의 연속이다. 수많은 낯선 경험에 어떻게 적응하느냐 하는 것이 건강한 발달의 관건이다. 낯선 경험을 불안해하지 않고 생소한 경험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으려면 신뢰에 기반을 둔 안정이 필수적이다. 신뢰가 진보와 진전의 전제임을 주지하고 믿음이 있는 관계, 믿음을 지켜나가는 관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는 개인과 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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