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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31  13: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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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향은
      고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세계에서 10억 개 이상 팔린 바비 인형이 출시 60주년을 맞았다. 1959년 3월 9일 뉴욕 장난감 박람회에서 첫 선을 보인 바비 인형은 예쁘고 날씬한 젊은 백인 여성의 외모였다. 이후 흑인 바비를 비롯해 키 작은 바비, 배 나온 바비에 이어 최근에는 장애인 바비까지 등장했다. 장난감 인형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사회적 가치와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다. 환갑을 맞은 바비 인형의 변천을 보며 외모를 중시하는 세태를 생각해본다.

한 개인의 사회적 지위는 선천적으로 부여되는 귀속 지위(ascribed status)와 후천적으로 획득되는 성취 지위(achieved status)로 나눠진다. 외모는 성, 인종, 출생 순위와 같이 개인의 업적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귀속 지위다. 한데 최근에는 외모도 노력의 결과로 바꿀 수 있는 성취 지위로 이해되기도 한다. 외모가 경쟁력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미용, 성형, 의상, 헤어스타일을 통해 외모를 변신시키는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다.

이 가운데 성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수술을 통해 영구적 변화를 꾀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부작용, 후유증을 앓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성형을 통해 외모를 탈바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성형이 연예인, 부유층, 여성, 청년과 같은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성, 연령, 계층, 국적을 불문하고 널리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2014)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성형 시장 규모는 약 5조 원이다. 세계 시장의 규모가 약 21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 세계의 1/4을 점하고 있는 것이다. 연간 성형수술 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311만 건이 집계된 미국이며 우리나라는 65만 건으로 세계 7위다. 그러나 인구 대비 성형수술 건수를 환산하면 순위가 바뀌어 인구 1000명당 성형수술 13.5건인 한국이 세계 1위고 그 다음이 그리스, 이탈리아, 미국이다. 

대한민국은 성형 왕국, 성형 천국이라는 자조적 표현도 들리고 성형의 악영향을 다룬 매체 보도도 종종 등장한다. 물론 모든 성형수술을 비판적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 치료를 주된 목적으로 하면서 미용의 효과를 수반하는 성형수술은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유익한 방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성형수술이 획일적인 미의 기준과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수단이 되고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성형수술처럼 고도의 자본과 기술이 집약된 의술 외에 미용, 화장, 문신, 두발, 의상, 장신구 등 일상적 차림을 통한 외모 가꾸기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외형 치장에 몰입하는 경향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기초한 것으로 개인과 집단의 개성과 유행으로 발전하고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는 순기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문제는 정도가 지나친 것이고 겉치레에 온통 에너지를 쏟아 내면과 외면의 균형적·통합적 발달이 저해되는 것이다.

외모, 외양, 외관 가꾸기에 대한 과도한 열중과 열광은 내게 주어진 것에 대한 수용과 인정, 내가 가진 것에 대한 만족과 감사보다 내게 없는 것에 대한 불평과 불만, 가진 이에 대한 시기와 질투, 세상과 사회에 대한 원망과 배척을 낳기 쉽다. 피상적인 잣대로 자신과 타인을 판단하고 평가하며 압박하는 잘못과 어리석음을 범하게 된다. 겉치레에 몸과 맘, 돈을 쓰듯 내면적 성장과 성숙, 성찰을 위해 애를 쓸 때 겉도 속도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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