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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태와 현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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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30  15: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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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향은
      고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지심리학자 피아제(Piaget)는 인간의 사고가 네 단계에 걸쳐 발달한다고 보았다. 오감과 운동을 통해 인지가 발달하는 감각운동기(영아기), 상징적 사고와 자아중심적 사고가 두드러진 전조작기(유아기), 구체적 대상에 대해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구체적 조작기(아동기), 체계적인 접근으로 생각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도 추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형식적 조작기(청소년기 이후)로 설명하고 있다.

피아제의 인지이론의 핵심적인 개념은 조작적 사고(operational thought)로, 인지적 과제에 대한 지적인 활동, 곧 사고력이나 문제해결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피아제는 이러한 조작적 사고의 출현을 인지적 도약의 분수령으로 보았다. 그는 아동이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동시에 여러 차원을 고려해 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탈중심화(decentralization)를 인지적 성장의 징표로 보았다.

피아제의 이론은 이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이론으로 정평이 나있다. 나 또한 인지발달 강의를 할 때면 피아제 이론에 중점을 두어 설명해왔는데, 최근에는 인지와 행동 간의 균형적 발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피아제의 인지이론이 인간의 사고발달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사고가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그 간격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지적으로는 중심화의 경향에서 벗어나 여러 차원을 다각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이후로도 그 능력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인지 발달에 의한 가능성과 행동 발달의 현실성 사이에 괴리가 큰 것이다. 개인과 집단 간에 발생하는 오해나 갈등, 분쟁의 기저에는 한쪽 측면, 내 입장에만 매몰되어 다른 측면, 남의 입장을 먼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기제와 역동이 작용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해 도덕의 원리는 단순명쾌하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논어』의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도, 나를 척도 삼아 남의 처지를 헤아리라는 『대학』의 혈구지도(絜矩之道)도,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기독교의 황금률(Golden Rule)도 내 입장과 유익에만 머무는 인격적 미성숙에서 벗어나 주위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격적 성숙의 길로 가라는 것이다.

타인으로부터 사려 깊은 존중과 배려를 받은 경험은 긍정적 선순환을 불러온다. 반면에 기울어진 생각과 판단에 기초한 말과 행동은 상대방에게 심리적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모방이나 보복과 같은 또 다른 파괴적 결과를 빚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새해 첫 달을 보내고 있다. 우리 모두 가능태(可能態)와 현실태(現實態)의 이분적 분리와 해체를 경계하고 그 통합적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뜻 깊은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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