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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하고 환대받는 사람들이 함께 향유하는 도시가 부산이 돼야”작가이자 함향 출판사 대표 임규찬
원동화 기자  |  dhwon@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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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6  09: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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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경제 강조…협력을 잘하고 끌어내는 사람이 고위직으로 가야
인간의 역사는 공동체의 역사…정치꾼보단 명예·배제의 원리 중요
쇠퇴하는 부산 오명…선거를 통해 좋은 리더 선출하고 항상 감시해야

 
   
▲ 임규찬 작가는 “부산은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접점에서 세계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세계를 환대하는 도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에 “역동성과 활력은 부산과 가장 상관없는 단어가 되었으며 서울에 종속된, 서울 바라기가 되는 도시가 되어버렸다. 쓸쓸한 노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 원동화 기자)
 
임규찬 작가는 “부산은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접점에서 세계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세계를 환대하는 도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에 “역동성과 활력은 부산과 가장 상관없는 단어가 되었으며 서울에 종속된, 서울 바라기가 되는 도시가 되어버렸다. 쓸쓸한 노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초중고교를 부산에서 나오고 부산대학교 경제학과(87학번)를 나온 임 작가는 2017년 촛불집회와 대선을 계기로 부산에서 다니던 증권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2년 동안 3권의 책을 썼다. 그의 첫 번째 책인 ‘발견의 시대’는 지금보다 더 나은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사회를 ‘발견’해야만 했다. 이어 ‘환대의 도시’에서는 발견의 시대를 발판으로 부산과 도시를 고민한 책이다. 항구에 위치한 부산은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환대’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인 ‘토끼와 빨래’는 임 작가 개인의 일상을 담았다. 작가 개인의 치부를 들어낼 수도 있지만 묘하게 우리 사회 내부의 문제점을 꼬집는 글발은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
 
-먼저 발견의 시대, 환대의 도시, 토끼와 빨래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다면.
▲모두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잘 사는 것에 대한 저의 이야기다. 발견의 시대는 우리나라 차원에서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을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쓴 책이고, 환대의 도시는 부산 차원의 잘 사는 것에 대한 책이다. 토끼와 빨래는 개인 차원에서 잘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이다. 발견의 시대와 환대의 도시는 대중적이지 않은 반면 토끼와 빨래는 일상의 이야기들로 구성했다. 61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되어 있기 때문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이 된다.
 
-작가님의 배경을 알아야 책도 이해될 것 같다. 간단하게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다면.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크게 잘한 일도 없고 그렇다고 크게 잘못한 일도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불안해하고, 먹고 살 걱정하며 그렇게 살아왔다. 가장 최근의 책인 ‘토끼와 빨래’를 낸 이후에는 책이 저를 끌고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술도 자주 마시면서 많이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술을 피해다녔지만 지금은 술을 피하지 않게 되면서 사는 게 많이 편해졌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작가로 살 수 있겠다는 희미한 희망 때문에 조금 설레기도 한다.
 
-잘 다니던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공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였다. 신자유주의는 경제체제뿐만 아니라 생활양식과 판단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모든 사람들에게 내면화되었고 자기만 잘 되면 끝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그 자기는 잘 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가진다. 그것이 제각각 불행해졌다. 2017년 대선 이후 신자유주의의 시대는 갔지만 새로운 기준 내지 방향은 없었다. 그래서 고민했고 ‘발견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다.
 
-발견의 시대에서 공동체 부분에 명예원리가 강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명예원리와 배제원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일상생활에서 보면 공동체에 헌신한 사람이나 양심적인 사람은 무시되고, 묻히고, 이용만 당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은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일반적이다. 명예원리는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나 양심적인 사람을 인정하자는 원리다. 물질적으로 더 나은 대우도 포함해서.
배제원리는 말 그대로 야비한 사람을 배제시키는 원리다. 야비한 사람들은 어느새 우리 가까이, 깊이 와 있다. 타인을 도구화하거나, 우월의식에 빠져있거나, 공공의 것을 사유화하거나 그런 사람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어떤 모임이건 명예원리와 함께 배제의 원리가 건강하게 작동해야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에게 공동체의 의미란.
▲사람은 단독으로는 시간을 견뎌낼 수 없다. 인간은 공동체에 묶여 있어야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일본의 철학자 가라타니 고진의 표현과 같이 인간은 공동체를 향한 불가사의한 욕망이 있다. 인간의 역사는 공동체의 역사다. 뿌리가 흙을 잡아 주듯이 공동체는 흩어지는 것들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좋은 공동체 속에서 사람들은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책에서 신자유주의도 아닌 북유럽식 사민주의도 아닌 ‘직접민주주의 협력경제’를 강조했다.
▲발견의 시대에서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이다. 보통 정치인과 정치꾼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직접민주주의 협력경제가 주된 논점이 되었으면 한다.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 흔히 북유럽식 사민주의를 흔히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북유럽식 사민주의는 한계가 뚜렷하다. 우선 폐쇄형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개방성을 지향해야 하는 우리와는 맞지 않다. 두 번째는 인구다. 인구 1000만 내외의 나라와 5000만의 인구를 가진 우리와는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
직접민주주의와 관련해서는 SNS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직접민주주의로 넘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협력경제는 협력을 잘하고 협력을 잘 이끌어내는 사람과 기업이 잘 되게 하자는 것이다. 기업을 예를 들면, 정부와 협력 잘하는 기업, 소비자와 협력을 잘하는 기업, 협력업체와 협력을 잘하는 기업이 성장하도록 하자는 거다. 기업 내에서도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협력을 잘하는 사람이 고위직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협력경제는 좋은 사람이 이끌고 가는 경제라 할 수 있다.
 
   
▲ 임규찬 작가는 “부산은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접점에서 세계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세계를 환대하는 도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에 “역동성과 활력은 부산과 가장 상관없는 단어가 되었으며 서울에 종속된, 서울 바라기가 되는 도시가 되어버렸다. 쓸쓸한 노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 원동화 기자)

-앞서 정치꾼과 정치인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어떤 것이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정치꾼은 사람을 도구화한다. 특히 타인의 삶과 사회를 황폐화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정치꾼은 사회가 아닌 자신의 삶만을 중요시한다. 의원을 과업이 아니라 신분으로 여기며 당연히 우월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권력을 사유화하면서 권력을 아무 때나 휘두른다. 정치꾼은 시대착오적이고 이미 촌스럽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정치인은 사람이 목적이다. 타인의 삶을 존중하며 공익에 헌신한다. 지금 이 시대는 정치꾼에서 정치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정치꾼이 많아지면 우리의 삶과 사회를 황폐화시킨다.
 
-현 정부들어서 ‘원자력’이 화두다. 부산의 에너지 산업정책에 있어서 생각은.
▲환대의 도시를 쓰면서 부산을 재발견하게 됐다. 지정학적 이점에다 산업적 기반 그리고 사회적 기반 측면에서 부산만큼 에너지산업정책을 하기 좋은 도시를 찾기가 어려웠다. 조금 구체적으로 바다, 항구, 조선소, 나노대학원, 원자력발전소 등 이 모든 여건에서 부산은 에너지산업정책의 최적지라 생각된다. 산업정책의 핵심은 전후좌우 파급 효과가 가장 큰 산업을 선정하는 것인데 그게 에너지산업정책이라 저는 생각한다.
 
-부산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흔히 부산을 급격하게 쇠퇴하는 도시, 먹고 살기 힘든 도시, 희망이 없는 도시, 거대한 늪 그리고 하향 평준화되어가는 시민의 삶이 있는 도시라고 말한다.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잘 설계된 산업정책이다. 민간 영역은 그리 유능하지 않다. 그건 이미 증명되었다고 생각한다. 공적 영역에서 올바른 방향을 잡아야 한다. 어느 철학자의 말대로 유토피아는 목표가 아니라 방향이다. 좋은 리더가 좋은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먼저 우리는 좋은 리더를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서 잘 뽑아야 하고 뽑힌 리더가 옳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 항상 감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삶이나 하는 일에 있어서 목표가 있다면.
▲삶에서는 인간적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정도다.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사람들 속에서 놀고, 일하고, 사건을 만들고 그러고 싶다.
하는 일에 있어서는 작가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와 관련해서는 핵심가치인 '우리는 환대하고 발견한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탁월함을 세상에 내놓는다. 우리는 단순하고 명쾌하며 솔직하고 우아하다'를 실현하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부산에서는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출판사가 고용을 많이 창출했으면 한다. 또 저와 같이 일하는 동료 모두에게 좋은 직장이 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이 있다.
 
원동화 기자 dhwon@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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