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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부산경제 전망] “부산경제 침체 장기화…성장 모멘텀 마련 절실”신년기획 특별 좌담회
이현수 기자  |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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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2  10: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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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자산 축적 못해 불안한 미래
대기업 부재로 경제 견인 분위기 조성 안 돼
중앙·지방정부 모두 일자리 문제 최우선 과제
남북교류 항만 중심 제한된 개방 예상…부산에 ‘기회’

 
2018년 세계경제는 민간소비와 수출, 기업투자가 양호했던 미국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경제는 최저임금, 남북정책 등 민감한 사안들이 있었지만 수출과 소비를 바탕으로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유지했다. 반면 부산경제는 2018년에도 불황이 계속됐다. 주력산업 침체가 연관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부산경제 전체가 흔들렸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반등의 요소 없이 몇 년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단 사실이다.

본지는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부산경제의 미래를 진단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지난달 11일 부산발전연구원 8층 BS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는 △2018년 세계·한국·부산경제 돌아보기 △부산의 변화에 따른 성과 및 문제 짚어보기 △부산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 모색하기 △정부의 남북화해정책에 따른 부산의 역할 점검하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좌담회 사회는 임정덕 부산대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이정호 부산발전연구원장과 조종래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심재운 부산상의 기획조사본부장, 오은택 부산시의원(무순)이 참석했다.
 
   
▲ 왼쪽부터 심재운 부산상공회의소 기획조사본부장, 오은택 부산시의원, 임정덕 부산대학교 명예교수, 조종래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이정호 부산발전연구원장이 좌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홍윤 기자)
 
▲임정덕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전 부산발전연구원장(이하 임 교수) = 2018년 부산경제를 돌아보고 2019년 새해 부산경제를 전망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부산경제는 세계경제, 한국경제와 불가분의 관계기 때문에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도 함께 짚어주신다면 부산경제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2018년 부산경제를 간단하게 짚어주시길 바랍니다.
 
▲심재운 부산상공회의소 기획조사본부장(이하 심 본부장) = 2018년 세계경제는 미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2017년보다 0.6%p 상승한 2.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민간소비, 수출, 기업투자가 대체로 양호합니다. 또 G2의 한 축인 중국은 성장 모멘텀이 많이 약화되긴 했지만 내수 주도의 성장모델로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2018년에도 6% 중반 이상의 성장률은 유지할 것 같습니다. 또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들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2017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국내경제를 살펴보면 2018년 연말 시점에서 성장률 2.7% 정도를 조심스럽게 예상합니다. 물론 연초에 예상했던 잠재성장률엔 미치지 못합니다. 지역적으론 부산, 경남 등 어려운 곳이 적지 않지만 국내 전체적으론 비교적 안정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에서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80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문제는 부산입니다. 부산상의가 조사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27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습니다. 7년에 가까운 기간입니다. 부산 제조업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또 경기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도 2018년 4분기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산의 지역 내 총생산(GRDP)은 16개 시·도 중 1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은택 부산시의원(이하 오 의원) = JP모건이 지난 4월 전 세계 700명의 초고액순자산보유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 결과가 암담합니다. 응답자의 75%가 ‘미국이 2020년까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들 중 21%는 내년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은 미국, 중국 등으로부터 받는 외부변수의 영향이 커 자생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국내경제를 살펴보면 인건비 문제 때문에 중국 등으로 진출한 중소기업 이상의 국내기업들이 다시 제3국으로 많이 이전했습니다. 그래서 대기업 수익의 재투자가 국내가 아닌 제3국 이전에 따라 발생하는 고정비용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대기업의 국내 고용 창출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는 일자리가 제일 중요한 사항입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구직자들의 눈높이는 낮아지지 않아 중소기업 등은 여전히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맞춘 기업이나 산업의 준비가 늦어 고용 확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 부산의 주력 제조업인 조선산업의 경우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커지면서 수주 가뭄에 따라 부산 조선기자재업체를 비롯한 기계업체들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연관산업 역시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런 현실은 고용과 소득의 불안정이란 결과로 나타납니다. 부산의 특화산업인 서비스업 또한 경기침체와 임대료, 최저임금 인상 등의 직격탄에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자영업의 위기인 동시에 고용의 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 국비사업들이 지원 중단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다면 부산경제는 더 악화될 것입니다.
 
▲이정호 부산발전연구원장(이하 이 원장) = 앞에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를 짚어주셨는데 대체로 옳은 지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한국경제와 부산경제가 특히 우려스럽게 지켜봐야 할 대상이 중국경제입니다. 미국은 고용률과 경제성장률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확실히 경제침체로부터 벗어났습니다. 반면 중국은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국영기업, 미중 무역전쟁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한국경제와 부산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민감하게 주시하면서 준비해야 합니다.

2019년 부산경제도 낙관적 근거는 별로 없습니다. 경기흐름이란 건 있지만 부산경제는 미래를 위해 축적해야 할 자산들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왔습니다. 40여 년 전인 1975년 부산이 성장관리지역으로 묶인 이후 부산 대기업들은 붕괴일로를 걸었습니다. 정부의 산업정책이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옮겨갈 때 제대로 갈아타지 못했습니다. 이건 국가정책에 의해서긴 하지만 어쨌든 2000년대 들어서 IT산업으로 변화할 때도 능동적으로 올라타지 못했습니다. 특히 부산은 과거 제조업 기반이 많이 약화되면서 건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는데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거품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부산경제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엔 기존에 짊어지고 있는 짐이 너무 많고 무겁습니다. 그래서 2019년을 밝게 전망하긴 힘듭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정호 부산발전연구원장, 조종래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임정덕 부산대학교 명예교수, 오은택 부산시의원, 심재운 부산상공회의소 기획조사본부장이 좌담회를 갖고 있다.(사진=홍윤 기자)
 
▲조종래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이하 조 청장) = 제가 청장으로 취임한 지 2년 가까이 됐는데, 시간이 갈수록 부산경제가 어려워져 지역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현재 부산엔 대기업이 많이 없기 때문에 지역경제를 일으킬 분위기 조성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은 자동차, 조선 등과 같은 산업들의 연관산업이 주를 이루는데 모산업들이 구조조정과 침체를 겪다보니 자동차 부품, 조선기자재 등도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고충 또한 많습니다. 수출은 약간 늘긴 늘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반도체 등에 치중돼 있어 건전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문제는 기업들의 체감경기입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는 기업인들이 많습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가 기업과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 교수 = 다들 더 요약할 필요 없이 문제와 현황을 잘 파악해주셨는데, 하나 더 짚어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산은 한국의 한 지역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도 부산만큼 어려운지, 부산이 특히 어려운지, 아니면 부산은 그래도 다른 지역보단 나은지를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심 본부장 = 아까 말씀드린 제조업 생산지수만 보더라도 부산은 2018년 3분기에 90.2를 기록했습니다. 90.2면 전국 대도시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전국 평균 지수가 102.7입니다.

국내 수출은 2018년 10월까지 전년 대비 6.4% 상승했습니다. 지방 대도시 중 감소한 곳은 부산과 광주밖에 없습니다. 부산은 1.9%, 광주는 2.2% 감소했고 서울은 15.6%, 대구는 17.0%, 대전은 1.7%, 울산은 3.9% 증가했습니다. 산출량과 수출을 보면 상대적으로 부산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원장 = 지난 2003년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시행할 때 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전국적인 효과가 부산까지 오지 않고 충청권에서 끝날 것이란 비판적인 전망이 많았습니다. 15년가량 지난 지금 보면 실제로 더 비대해진 수도권과 그에 못지않게 도약하고 있는 충청권, 그리고 기타 영남권 및 호남권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은 지역혁신의 부재로부터 온다고 이야기하는데, 현재 지식 기반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넘어가고 있는 이 흐름을 수도권과 충청권은 일찍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에 순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은 아직 준비가 안 돼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임정덕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사진=홍윤 기자)
 
▲임 교수 = 더 짚지 않아도 부산의 위상이 상당히 떨어지고 있단 걸 알 수 있습니다. 부산뿐만 아니라 동남권 전체가 약화되는 악순환적인 구조입니다.

이제 다음 주제로 부산시의 리더십이 바뀐 지 반년밖에 안 돼 평가하기 쉽진 않지만, 어쨌든 리더십 교체에 따른 지난 6개월간의 변화, 또는 지난 몇 년간의 변화 속에서 부산이 어떤 성과를 냈고 어떤 문제를 노출시켰는지 짚어주시길 바랍니다.
 
▲심 본부장 = 최근 10년간의 전체적인 변화를 살펴보면 부산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짚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산상의가 주요지표의 10년간 추이를 살펴본 자료가 있습니다. 특징적인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부산인구가 2008년부터 연평균 0.3%씩 감소하고 있어 인구감소율이 전국 최고치입니다. 특히 일자리가 없어 20~30대 인구유출이 많다보니 인구활력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또 전국 대도시 중 고령화율도 가장 높아 산업생산성,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고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1명이 채 안 됩니다.

경제규모를 보면 지역 내 총생산액이 2016년 기준 81조 2000억 원입니다. 2007년과 비교해 44.5% 증가했지만 지역 내 총생산액이 경상적으로 증가하는 부분이 있단 걸 감안해야 합니다. 실제 전국 평균 증가율 56.8%에 못 미칠 뿐더러 전국 비중도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산업구조 같은 경우 부산이 대도시기 때문에 전형적인 상업도시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서비스나 숙박, 운수, 유통 등의 비중이 전체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건설, 제조 등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체적인 산업산출량에 있어 제조업이 월등히 높다는 점입니다.

수출은 2008년부터 10년 동안 연평균 4.0% 증가했지만 1970년대 거의 30%대에 육박하던 전국 비중이 작년 기준 2.6%로 떨어졌습니다. 부산경제의 쪼그라든 위상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 수출 통계입니다. 그리고 부산의 가장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항만 부문도 세계 5위 자리 내준지 꽤 됐습니다.

최근 4년과 6개월도 이 흐름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보니 정책의 성과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정책 당국자가 손 놓고만 있지는 않았겠지만 성과가 미흡했던 건 사실입니다.
 
▲오 의원 = 부산시, 교육청 등 기관에선 아이들을 가르쳐서 해외로 보내려 하는 반면 기업엔 늘 인력이 부족합니다. 프로그램이 너무 분산돼 있습니다. 제가 볼 때 가장 큰 문제는 선택과 집중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부산엔 대기업이 없어 도소매, 숙박, 음식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그런데 최근 경기가 침체되고 임대료, 인건비 등이 상승하니 자영업자들이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방안으로 청년층에게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도 부산이랑 안 맞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산은 떠나가는 도시기 때문입니다. 청년층이 떠나가니 남은 사람은 노년층이고, 도시노령화가 계속되니 세수 등의 문제가 생깁니다.

많은 시민들이 부산은 정책이 자주 바뀐다고 말씀하십니다. 국가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장기적인 플랜이 있어야 하는데 부산은 2년 단위의 사업이 많습니다. 민선 5기부터 민선 7기까지 부산시 경제정책은 계속 실험만 하는 것 같습니다. 국가전략에 따라 쉽게 전략사업을 만들었다가 없애버리고, 지역 실정에 따라 주력산업을 만들었다가 변경해버리고, 트렌드에 따라 뿌리산업에 투자했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식의 형태로 경제정책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대로 정착되는 사업이 없습니다. 100년 앞을 보고 교육을 하듯 부산도 10년 이상의 마스터플랜을 두고 쫓아가야 합니다. 정책은 한 번 세워놓으면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실행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부분적으로 수정하고 바꾸면서 다듬어야 합니다.
 
▲이 원장 = 리더십 교체에 따른 부산의 변화를 점검해보자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아직은 변화를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 생각하고 대신 리더십 교체에 따라 부산시는 어떤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지에 대해 포커스를 맞춰 보겠습니다.

얼마 전 부산 일자리정책과 관련한 토론에서 민선 7기의 일자리 목표 숫자를 두느냐 마느냐를 놓고 매우 치열한 내부논쟁이 있었습니다. 저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시가 제한된 권한과 재정을 가지고 일자리 창출 목표를 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020년까지 일자리 15만 개를 만들겠다고 하면 무슨 수로 만들겠습니까? 이젠 일자리 개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효과성이 의심되는 온갖 잡다한 프로그램으로 일시적인 채용을 하는 것은 그만둬야 합니다.

오거돈 시장께서 과거와 단절하자고 말씀하십니다. 과거의 관행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단 것입니다. 그래서 부발연이 조사해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것이, 창업지원 관련해 부산시와 부산시 산하기관들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지, 각각의 프로그램들이 얼마만큼 현실 적합성을 갖고 있는지 등입니다. 현재 프로그램은 많은데 제각각 따로 놀다보니 실질적인 효과는 안 나오고 있습니다. 오 의원께서 지적하신 대로 이젠 선택과 집중을 해 프로그램 간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바꿔야 합니다.
 
   
▲ 이정호 부산발전연구원장.(사진=홍윤 기자)
 
▲임 교수 = 지금부터는 여러분들의 지혜가 발휘돼야 합니다. 앞서 부산경제의 문제와 현황을 살펴보고 때로는 한탄도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부산경제가 2019년부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모색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원장 = 좁은 범위일 순 있지만 지금 오거돈 시장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부산에 이전해 와있는 국가기관들과 부산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일입니다. 제가 2003년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만들 때 균형발전 비서관을 역임했습니다. 당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방이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제대로 안 됐습니다. 지금 문현금융단지는 그냥 기관들이 이전해 와있는 섬처럼 돼버렸습니다. 얼마 전 동삼해양혁신지구에 와있는 수산개발연구원 관계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에서 수산개발연구원 관계자들이 우리를 왜 여기 오라고 했는지, 부산시는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부산시는 우리에게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이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센텀에 와있는 영화진흥위원회도 마찬가집니다. 중앙정부가 가라고 해서 오긴 왔는데 부산시 누구도 우리와 어떤 일을 같이 하자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혁신성장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혁신을 위해선 벽을 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산은 한국영화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고 영화진흥위원회는 부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부산에 와있는 공공기관들은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 국내 최고, 세계 최고 수준인데 남의 집 담벼락에 있는 것처럼 내팽개쳐놓고 내부적으로 혁신한다는 건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부산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자산, 혁신성장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산부터 먼저 살펴보고 어떻게 공생 발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심 본부장 = 부산이 풀어야 할 숙제들을 몇 가지 더 짚어본다면, 부산의 산업들은 굉장히 영세한 편입니다. 사업자통계를 보면 99%가 제조 중소기업입니다. 취약한 부분은 대부분의 중소기업들, 특히 제조업 같은 경우 부품소재산업을 근간으로 두고 있단 점입니다. 부품소재산업이 부산의 성장을 견인해온 건 사실이지만 최근처럼 위기를 맞으면 취약한 구조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실제 부산상의가 발표한 전국 매출 1000대 기업 2017년 자료를 보면 부산기업은 38개에 그쳤습니다. 그 중에서도 매출 100위에 들어가는 건 르노삼성차가 유일합니다. 38개 대부분이 500위권 밖입니다. 전체적으로 산출량이나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4차 산업혁명 관련된 핵심 인프라기업들이 부산엔 거의 없습니다. 1000대 기업 안에 든 부산 38개 기업 중 IT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구조적인 문제점을 뒤집어보면 부산경제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해결방안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 청장 = 다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실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못 찾아서 문제지 않습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중앙정부, 지방정부를 따지지 말고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단 것입니다. 우리 청에서도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해 특성화고 제대군인 일자리 박람회 등 꾸준히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민간사례를 보면, 조선일보 경제면에 온도계가 하나 있습니다. 그 온도계가 기업은행이 매칭해 준 학생 취업자 수를 계속 카운팅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처럼 진정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과 기업들을 매칭해주고 구직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대화를 하면서 일자리정책을 이끌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일자리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혁신성장입니다. 2019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반을 구축하고 사람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을 정착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았습니다. 혁신성장은 기업의 기술혁신을 통해 경제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정책으로 혁신성장의 주역은 기업이며 그 토대는 기술혁신으로부터 나옵니다. 이에 따라 기술탈취 및 불공정행위 등을 반드시 근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까 이 원장께서 말씀하신 해양수산개발원과 관련해 얼마 전에 부산중소기업청이 해양수산개발원과 중소기업 간 매칭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해양수산개발원이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정말 좋아했습니다. 지금까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처럼 공공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조종래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사진=홍윤 기자)
 
▲오 의원 = 부산은 현재 북항 재개발을 중심으로 오페라하우스 공사 재개를 공식화했고 부산시민공원엔 국제아트센터를 건립하면서 국악원과 연계한 문화광장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또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 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공사 진행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지만 어쨌든 공사를 할 것이며 서부산권도 개발할 계획이기 때문에 현재 부산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정부담이 상당히 큰 문제겠지만 지금까진 위태위태하면서도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부산은 산업구조 변화 등 꾸준히 진행해야 하는 사업은 시장에 맡겨둔 뒤 지켜봐야 하고 재정부담이 되는 대형 건설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여유로움을 가져야 합니다. 살림살이가 어려운데 국가에서 돈을 지원해준다고 빚을 내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모두가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꼭 해야 할 사업과 미뤄도 되는 사업에 대한 구분이 분명해야 합니다.

또 고령화 시대에 맞는 정책도 펼쳐야 합니다. 부산은 아직 고령사회를 맞이할 준비는 안 하고 오직 빠져나가는 청년층을 붙잡는 것에만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현실 직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임 교수 = 다음으로 부산의 활로로서 기대하고 있는 것이 남북교류입니다. 이 문제는 이제 외부여건이 성숙하거나 또는 해결돼야 하지만 우리는 항상 대비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남북교류가 본격화된다고 했을 때 부산이 성장 모멘텀을 가질 수 있을지, 역할은 무엇일지 말씀해주십시오.
 
▲심 본부장 = 지난 2003년 지금은 작고하신 안상영 전 시장과 시의장, 상공인 등 20~30명이 북한에 초대받아 간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5개 주요 분야 MOU를 체결했습니다. 불미스럽게 안상영 시장이 돌아가신 바람에 진척은 못됐지만 부산이 다른 시·도에 비해 북한과의 인연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개성공단의 경우, 사실 부산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많이 진출하진 않았습니다. 5~6개 정도 업체가 진출했었는데 초창기엔 상당 부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해보니 개성공단 문만 다시 열리면 바로 올라가겠단 것입니다. 그만큼 기업 입장에선 양질의 노동력이 있고 언어장벽이 없는 북한시장이 굉장히 메리트 있는 시장으로 판단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부산상의는 남북경협의 물꼬가 터진다면 남북경협 특위를 구성해 다른 어떤 시·도보다도 발 빠르게 움직일 계획입니다. 이 분야만큼은 부산이 다른 지자체보다 선도적으로 치고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원장 = 심 본부장 말씀이 전적으로 옳습니다. 변화가 오는 시점을 조금이라도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과 분담하면서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은 매우 다른 일입니다. 부산시와 부산상의가 이 부분에 대해선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잘 준비될 것 같습니다.

오거돈 시장께서 평양에 가셨을 때 저도 같이 갔었는데 북측에서 먼저 예전 MOU 체결 이야기를 하며 다시 논의를 이어가자고 말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과의 사업관계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신뢰라고 합니다. 다행히 북한은 부산을 매우 좋게 보고 있습니다. MOU 체결을 비롯해 2002 부산아시안게임 때 부산시민들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굉장히 환대해줬던 것, 또 오거돈 시장께서 해양수산부장관 역임할 때 남북수산협력·해양공동조사 등에 애 썼던 것 등 부산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습니다. 남북협력이 언제 올진 모르지만 준비해야 합니다.

평양에 방문했을 때 북한 교육시스템을 보면서 북한은 베트남처럼 전면개방은 불가능한 나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트남처럼 전면개방하려면 교육을 완전히 바꿔야하는데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중국처럼 항만을 중심으로 제한된 방식의 개방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북한이 항만과 항만배후지의 산업단지 중심으로 개방하고 개발전략을 짠다고 가정하면 부산엔 정말 절호의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 심재운 부산상공회의소 기획조사본부장.(사진=홍윤 기자)
 
▲오 의원 = 남북관계 악화 직전인 2015년 부산과 북한 간 교역거래 규모가 지금 화폐가치로 2460억 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2016년 개성공단 폐쇄로 부산의 많은 업체들이 상당한 손해를 보고 철수했으며 그 기업들이 여전히 개성공단에서 영업활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이 남북화해정책에 팔짱 끼고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화해는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또 부산의 주력산업이었던 신발산업이 발전을 거듭할 시점에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손해가 엄청났기 때문에 남북화해 무드를 환영합니다.

부산이 남북화해정책에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한다면, 부산시가 제안했던 5대 남북교류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부산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여야의 구분은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상황을 잘못 읽거나 넘겨짚은 상태에서 교류사업이 이뤄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항상 충분한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북한과의 화해모드는 필요하지만, 수십 년간 남북이 분단돼 있는 상태에서 서로의 가치관 등 많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의 속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돌발상황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까지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 교수 =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실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십시오.
 
▲심 본부장 = 부산시에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공항문제가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기업인들의 요구는 24시간 안전하게 운항되는 관문공항입니다. 지금 사실상 기존 공항 확장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데 김해나 경남 쪽에서 반대가 심해 정부안 대로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부산시도 빨리 입장정리해서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또 등록엑스포도 이미 일본 오사카가 2025년 유치로 결정되면서 2030년은 살짝 물 건너가는 듯한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부산이 지금은 굉장히 어렵지만 기회 또한 많습니다. 기회를 살려나가려면 지금 방향을 정확하게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모든 역량을 모아서 지역현안들을 조속히 추진해야 합니다.
 
▲이 원장 = 제가 조금 아는 문제라서 짧게 설명 드리면, 신공항에 대한 부산시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부산시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론 24시간 운항 가능한 관문공항이 불가능하단 입장입니다.

엑스포 부분은 내년 상반기 국무회의에 상정됩니다. 지난 4월 부산이 통과됐고 다른 지자체 중에 도전하는 도시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부산으로 갑니다. 문제는 부산시가 계속 추진할지 안 할지인데, 계속 강하게 추진할 겁니다. 왜냐하면 오사카라는 매우 강력한 경쟁자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BIE사무총장과 집행위원장도 한결같이 대륙 간 순환원칙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 국가들은 박람회 개최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캐나다와 토론토도 조금 더 지켜본다고 하지만 사실 올림픽 유치도 잘 안 하는 나라들입니다. 그래서 오사카로 결정되는 순간 엑스포의 동력이 상실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전의에 불타고 있습니다.
 
   
▲ 오은택 부산시의원.(사진=홍윤 기자)
 
▲조 청장 = 아까 각종 지원사업들이 중구난방이라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용어 자체도 공급자 입장입니다. 반대로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또 다릅니다. 여기선 이런 지원받고 저기선 저런 지원받을 수 있어 오히려 좋다는 수요자도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아까도 말씀하셨듯이 기관과 부서 간의 장벽이 있다 보니 협력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데 모아 협의체 같은 걸 만들어서 운영하는 게 좋고, 또 거기에는 반드시 수요자를 모셔서 말씀을 듣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청장으로 부임한 뒤 2년 동안 창업, 소상공인, 수출, 공공구매, 기술지원 등 지원정책협의회를 9개 정도 만들었습니다. 협의회를 운영해보니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지원하는 기관들끼리 서로를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거기에 쓴 소리할 수 있는 사람을 반드시 넣습니다. 듣는 입장에선 거북할 수 있지만 쓴 소리를 자꾸 들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소리만 들어선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수요자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정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뚝심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할 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이야기도 들어줘야 합니다. 말로 현란하게 하는 것이 아닌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고 들어주는 소통을 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엔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청취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임 교수 = 어느 정도 좌담회가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결국 2018년보다 2019년이 더 어려울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오늘 좌담회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와 제안이 많이 나왔는데 이것들이 참고 돼서 2019년이 혁신과 도전의 원년이 되길 바랍니다. 이현수·홍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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