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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한자 문명 확산 도모하는 박물관 건립할 것”경성대학교 한국한자연구소 하영삼 연구소장
원동화 기자  |  dhwon@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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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9  0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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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70%가 한자로 구성…우수한 문화적·학문적 자산
글자에 뜻 담긴 특이한 문자…외우지 말고 어원 이해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한자 활용한 미래형 문명 창조

 
   
▲ 하영삼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장은 "부산이 한자문명박물관 건립을 통해 한자문명의 메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원동화 기자)
  
국내 최초의 한자전문연구소가 경성대에 있다. 한자는 한국과 일본, 중국 그리고 베트남도 사용하는 동아시아의 정체성이자 인류 문명의 훌륭한 자산이다. 한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한국의 한자 자료의 체계적인 구축은 물론 중국 및 세계와의 연대를 통해 한국의 대표 한자연구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교육부의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에 선정돼 ‘한자와 동아시아 문명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하영삼 연구소장은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를 세계적인 연구소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한자학회 사무국을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에 두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사연이 있는지.
▲초국적 초연결 사회에서 한자 연구도 한 나라 한 지역 한 개인에 한정되어 연구되어서는 좋은 결과를 가지기 어렵다. 국가를 넘어선, 지역을 넘어선, 학문을 넘어선 연대와 공동과 협력 연구가 절실하다. 이러한 이념에 기초해 연구소 출범 이후 해 오던 한중일 학회를 발전시켜서 2012년 우리 제주도에서 세계한자학회(WACCS)가 결성되었고, 사무국을 우리 한국한자연구소에 유치하게 됐다. 한국에 사무국을 두게 된 것은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그 어떤 나라에 비해 우리가 세계 속에서 갖는 유연성과 포용성과 학문의 자율성 때문이다.
 
-한자의 중요성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첫째, 우리 국어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한자는 우리가 천수백 년 동안 우리말과 함께 사용해온 중요한 문자다. 특히 어휘의 70%가 한자어이고, 문화 어휘나 전문적인 고급 어휘는 더욱 그렇다.
둘째, 우리의 중요한 문화적, 학문적 자산이다. 한자를 버린다는 것은 수천 년 동안 구축해온 우리의 우수한 문화 전통과 역사와 자산을 모두 그냥 버린다는 것이다. 그 좋은 자산을 다 버리고 길어야 겨우 백 년 구축한 자산으로 세계의 문명국가로, 선진사회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셋째, 중국의 힘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세계와 소통하고 세계적 환경에서 잘 생존하기 위해서도 한자의 사용은 더욱 절실해졌다. 우리가 왜 영어를 배우나? 세계적 문자가 되었고 우리의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어와 한자도 마찬가지다.
넷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특히 요구하고 있는 융합과 창의 능력에 긍정적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한자는 뜻글자고, 한글은 음성문자다. 음성문자를 사용한 문명과 의미 문자를 사용한 문명은 사유방식, 인식 체계, 발전 방식 등 각기 다른 문명 전통을 가진다. 우리는 이를 아우를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이를 유지해 나간다면 다른 어떤 나라나 민족보다 융합적이고, 이를 통한 창의적인 미래형 문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한중일 한자는 어떻게 다른가.
▲한자는 중국에서 출발했지만 한국과 일본 등으로 전해져 사용되면서 각국의 언어 환경과 생활환경에 맞도록 변형되었다. 중국에 없는 것이 만들어지기도 했고, 한국과 일본의 상황에 맞는 형식으로 변형되어 살아남기도 했다.
한자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한자라는 형체가 있고, 그것을 읽는 독음이 있고, 그것이 대표하는 뜻(의미)이 있다. 형체의 경우, 1949년 신 중국에서는 한자 개혁을 통해 ‘간화자’로 사용하는 바람에 우리나 일본과는 다소 달라졌다. 외에도 복잡한 한자들의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는 상황에 맞도록 줄여서 썼는데, 일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세돌의 돌(乭)은 우리에게만 존재하는 한자다. 또 우리는 ‘예술’이나 ‘기예’를 뜻하는 예(藝)의 경우, 현대 중국의 간화자에서는 소리부인 예(艺 yì)로 쓰고, 일본에서는 초(艸)와 운(云)으로 구성된 예(芸 げい)로 써 차이를 보인다. 일본에서 예(藝)라고 쓰는 운(芸)의 경우, 한국과 중국에서는 전혀 다른 글자로, ‘향초 이름 운’을 말한다.
또 독음도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훈민정음이 반포된 이후로 한자음이 고정되었지만, 중국은 계속 변했으며, 일본의 경우 당음, 오음, 한음 등 들어간 시기에 따라 달리 읽히고 있다. 예컨대 학(學)은 송명 시기 ‘학’으로 읽혔지만 중국은 쉬에(xué)로 읽히고 있다.
같은 개념이라 하더라도 의미상 차이가 보이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말하는 ‘공부(工夫)’는 중국어에서는 공력이나 시간을 뜻한다. 이를 현대 중국에서는 학습(學習 xué xí)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면강(勉强, べんきょう)이라 한다. 공부(工夫)가 ‘전문성과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면, 학습(學習)이 ‘배우고 익히다’는 뜻을 담아 중국은 모방과 무한 반복을 강조했다. 일본의 면강(勉强)은 ‘힘써서(勉) 강해지다(强)’는 뜻이라 ‘어떤 목적을 위한 노력’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인문한국플러스 해외 지역 분야에 선정됐는데 어떤 연구를 하게 되나.
▲교육부의 ‘인문한국플러스’과제는 인문학 분야에서 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연구소를 육성하는 사업이다. 물론 우리 관점에서의 문화적 이론과 세계를 선도할 어젠다도 창출해야 한다. 우리가 선정된 ‘해외지역학’ 부분은 이러한 연구 성과를 세계적으로 연대 공유해서 우리의 연구소가 한자 관련 분야에서 세계의 허브가 되도록 지원하는 부분이다.
이번 과제인 “한자와 동아시아 문명연구”의 경우, 연구 부분에서는 한국(북한), 중국(대만, 홍콩), 일본, 베트남 등 한자문화권 주요 4개국의 한자 어휘를 비교해, 한자문화권 간의 문화 특성을 살피고, 나아가 전체 한자문화권과 거수 알파벳 문화권과의 문명 차이를 밝힐 예정이다.
연구 성과의 확산에서는 초국적, 초지역적, 초학문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오늘날 지금의 필요에 의거해 국제 연합의 한자연구를 진행하고 그런 개념을 가진 학문 후속세대를 여러 나라 학자들이 연합해서 배양하게 나갈 것이다. 또한 한자 문명 창의 체험관을 내년 봄에 개관할 예정이며, 세계 한자학도서관 구축을 통해 한국의 입장에서 한자 문명의 국내외 확산을 도모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동아시아 관문을 지향하는 국제도시 부산에 “한자 문명 박물관”의 건립을 추진 할 예정이다.
 
   
▲ 하영삼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장이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자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원동화 기자)

-한자가 배우는데 어렵다. 쉽게 외우거나 배우는 방법이 있나.
▲한자는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자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해 생긴 오해다. 한자는 글자 속에 뜻을 담고 있고 발생에서부터 지금까지 별로 변함없이 사용되는 ‘특이한’ 문자다. 이에 맞는 학습법이 중요하다.
옛날에 제가 쓴 책에서 “한자를 외우지 말고 이해하라, ‘천자문’을 던져버려라, 한자의 어원을 통해 체계적으로 이해하라, 한자 속에 담긴 문화성을 생각하라”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우리가 많이 쓰는 ‘천자문’은 훌륭한 한자 학습서이지만, 한자를 모르는 초보자에게는 맞지 않다. 무려 1000자의 한자를 의미와 관계없이 외우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도 초보자가 보기에는 전혀 의미적 연관을 가지지 않는 1000개의 부호를 외워야 한다. 이는 한자 교육이 한자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
그리고 214부수, 좀 더 확장한다면 4~500자의 기초자만 익힌다면 나머지는 이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글자들이므로 쉽게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그 속에 반영된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만 쉽게 이해한다. 예를 들어, 인(人), 종(從), 중(衆), 대(大), 입(立), 병(竝), 교(交), 협(夾), 배(北=背), 천(天), 요(夭), 부(夫) 등은 한 번만 설명 들으면 바로 이해되는 글자 군이다.
한자는 한 글자가 하나의 뜻이고, 이들이 모여 어휘를 이룬다. 이렇게만 되면 어휘도 문제가 없게 된다.
과목 이름 중에 물리(物理), 생물(生物), 화학(化學)이 무엇이며, 경제 용어 중에 부동산(不動産)은 무엇일까? 모든 사물의 이치에 관해 배우는 것이 ‘물리’이고, ‘살아 있는 물체’에 배우는 것이 ‘생물’이다. 모든 사물은 변하게 되어 있다. 특히 살아 있는 사물은 변화가 없는 순간 죽고 만다. 그런 ‘변화의 이치에 관한 학문’이 ‘화학이다. 부동산은 글자 그대로 옮길 수 없는 재산이라는 뜻이다. 현금이나 예금 등과 같이 바로바로 가져와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는 것, 즉 동산(動産)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자어는 모두 이런 식으로 쉽게 의미를 해석하고 개념을 정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자 어원사전을 집필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집필 동기가 있나.
▲한자는 동아시아를 함께 묶을 수 있는 핵심 코드의 하나이자 우리에게는 한글만큼이나 중요한 문자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교양인이 되거나 중·고급 학문을 익히려면 한자의 습득이 필수다. 그런데 한자는 형체 속에 의미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자를 이해하고 익히려면 어원에 대한 이해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중국을 제외하면 한자 사용 역사가 가장 오래됐고 한자 사용 수준도 중국에 버금갔다 평가되는데, 지금껏 중국은 물론 일본처럼 제대로 된 어원사전 하나 없고, 학술적 근거 없이 제멋대로 한자의 의미와 자형을 설명할 때가 많다. 이는 한자 학습과 이해에 큰 방해가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고, 한자 어원의 중요성을 알리고, 어원 해석의 조그만 표준을 제공하고자 만들게 됐다.
 
원동화 기자 dhwon@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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