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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에서 탈출하라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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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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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강진
      농촌진흥청 지도정책과
      강소농경영지원팀 전문위원
 
무려 1500여 명이 희생당한 사상 최대 해난사고인 타이타닉호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서 많이 알려졌다. 필자는 농업인 교육현장을 다니면서 수많은 '타이타닉호 침몰 현장'을 목격하곤 한다. 시간당 20만 원을 넘게 받는 강사는 열강중이지만 70% 이상의 교육생들은 어두컴컴한 뒷자리에서 애써 잠을 청하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 익숙한 상황 아닌가? 70% 이상이 침몰당한 그 사고의 현장은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농업인 교육의 홍수 시대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닌 '아는 것이 병'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새해영농설계교육, 농업인대학, 강소농교육, E-비즈니스교육, 귀농귀촌교육 등이다. 교육주체도 농촌진흥청과 농촌진흥기관, 농정원, 농어촌공사, aT 등 산하기관, 각 지역별 인재개발원과 6차산업지원센터 등 공공기관도 빠지지 않는다. 게다가 농협 조합원 교육, 교육 위탁 운영 업체들과 각종 포털사이트의 온라인 교육까지 포함한다면 농업 교육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2016년 농업문야 교육 총량은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렇지만 통계청 조사 결과 농업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농업인이 58.6%에 달하는 등 농업인의 1/3만 집중적으로 교육받는 셈이다. 즉,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 교육을 독점하거나 혹은 교육 담당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동원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강사의 자질을 논하고 싶지는 않지만 창업 분야에 비해 빈약한 농업계 강사풀은 역대 정부의 회전문 인사를 연상하게 할 정도다. 역량 있는 강사는 몸이 서너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전국을 누비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농업의 '農'자도 모르고 강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강사의 수준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교육을 주관하는 교육 담당자다. 교육의 최 일선에 서는 이들의 상당수가 5년차 미만인데다가, 업무에 조금 익숙해질 만하면 인사이동으로 다른 부서로 가버린다. 참고로 2017년 시군 농업기술센터 강소농 교육 담당자의 평균 근속년수는 1.6년이다. 

교육과정 편성도 문제다.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대부분 내부 조정 없이 담당자별로 일정에 쫓겨 편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교육의 전문성도 떨어지고 과정 중복도 피할 수 없다. 

청년농업인들은 영농정착지원금을 수령하는 조건으로 연말까지 총 160시간(필수 40·선택 120)이라는 어마어마한 교육을 의무 이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동안 받은 지원금은 회수 된다. 그들은 정책자금의 굴레를 쓰고 원하지도 않는 '타이타닉호'에 탑승해서 심연으로 끊임없이 가라앉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우선은 '타이타닉호'에 탑승하지 않는 것이고, 어쩔 수 없이 '타이타닉호'에 탑승했더라도 탈출하거나, 최소한 이러한 참사가 재발되는 것은 막아서 다른 농업인들에게 미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필수교육은 피할 수 없다 하더라도 선택과정은 이수시간을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본인에게 맞는 교육을 보다 능동적으로 찾아나서야 한다. 자신의 영농상황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1회당 8시간이 인정되는 '청년농업인 컨설팅 지원사업(최대 5회)'을 신청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열심히 알아보았으나 난파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면 절대로 강의장에서 그냥 나오지는 마라. 강사에게 교육 내용에 대해 항의하거나 최소한 곤란한 질문이라도 해야한다. 당당해야 청년이다. 청년들의 무서움을 알아야 강사들이 더 철저하게 준비하게 된다. 그 마저도 싫다면 교육 담당자에게 강의의 부실함을 알리고 SNS를 통해 전파하라. 제발 출석부에 서명만 하고 그냥 앉아 있다가 집에 돌아오지 마라. 청년 농업인들의 패기만이 고착화된 우리나라 농업판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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