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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시정연설… 경제 활로 찾는 방안 제시했어야
주덕 논설위원  |  lamour77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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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1  16: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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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덕 논설위원
 
"불평등 줄여 통합사회로 가야 지속가능"
제조업 회생 방안 등 근본 대책 마련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당부하는 시정연설을 했다. 2017년 5월 10일 취임 후 3번째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국정운영 기조와 살림살이 방향을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국회·국민과 소통의 폭을 넓혀가려는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경제와 평화, 정의라는 세 단어를 강조했다. 특히, 사회적 불평등을 타파함으로써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가장 큰 방점을 찍었다.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정세를 반영하듯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면서 국회의 협조 역시 강조했다. 이에 더해, 적폐청산의 대상을 권력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 곳곳에 도사린 '생활적폐'로까지 확장하면서 국민 여망을 받들겠다는 의지도 표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 불평등이 그대로 불공정으로 이어졌고, 불평등과 불공정이 우리 사회 통합을 해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우리 사회에 고착화한 불평등이라는 토양을 바꾸지 않는 이상 어떤 경제정책도 무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문 대통령이 특히 강조한 것은 '함께 잘 살기'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만연하는 한 경제적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고,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라는 현 정부의 이른바 3대 경제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할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 체질과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경제 불평등을 키우는 과거의 방식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은 웅덩이를 채우고 나서 바다로 흘러가는 법"이라고 '물웅덩이'론(論)을 폈다. 웅덩이를 채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채워지기만 하면 가시적 성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특히 경제기조 3축 중 혁신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한 소득주도성장, 불공정 개선에 초점을 둔 공정경제에 치우쳐 있다는 세간의 평가와 인식에 대응해 이들 3대 기조의 앙상블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동시에 혁신성장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당면한 경제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어야 했다. 작금의 한국 경제는 기댈 곳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곳곳에서 악재가 이어지고 있으며, 경제 관련 기관들이 어두운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선 경기 동행지수뿐 아니라 생산, 소비 등 대부분의 주요 지표가 한국 경제의 하강 국면 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통상 현재의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는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떨어져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생산의 감소율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소비 감소율도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컸다. 3~6개월 뒤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역시 8개월 연속으로 떨어졌으며,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경기를 떠받치다시피 했던 소비마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에는 2%중반 대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 경제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필요성 역설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에도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어야 했다. 정부는 경제는 시장에서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철학을 확고히 해야 한다. 기업이 투자를 해야 자본이 축적되고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는 경기 부진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을 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이 인건비 상승을 유도하고 이에 더해,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 임대료 상승·금리 상승 등으로 생산에 투입되는 핵심 요소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도 정부는 "펀더멘털은 좋다"고 호언했지만 반도체 착시가 가라앉으며 수출이 곤두박질쳤고, 혹독한 환란이 닥쳤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고 있다. 고용창출이 힘들면 정부에서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을 쏟아붓는다고 안정적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고용장려금을 준다는데도 기업이 일자리 늘리기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심각히 받아드려야 한다. 일자리 만들기의 지름길은 기업의 역할과 가치를 존중하고 속도감 있는 규제 혁신에 있다. 구조개혁과 규제혁파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경쟁력 있는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지 않으면 국가 경제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산업의 뿌리'인 제조업 회생을 방안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호황과 수출로 현재 수준의 성장을 유지했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불안 등에 직면해 있다. 구조개혁와 혁신성장으로 경제 활로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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