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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화의 뿌리가 내려야 부산의 경제·사회 열매도 풍성해질 것”<리더스 초대석 -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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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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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 디자이너’ 수식어 따라 붙는 해양문화 전문가
혁신·변화 추구…내년 글로벌 기관 도약 발판 마련
“진정한 해양수도 되려면 해양문화 수준 끌어 올려야”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 모습. (사진 = 김형준 기자)


“100여일 넘게 생활하다보니 이제는 부산사람이 다 됐네요. 허허”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63)은 이처럼 너스레를 떨며 기자를 맞이했다. 바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서울 태생인 그이지만 거친 ‘해양DNA’를 뼛속까지 지니고 있다는 그에게는 ‘해양문화의 개척자’, ‘오션 디자이너’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경희대에서 민속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주 관장은 제주대 석좌교수로 활동하며 해양 문명사에 관한 책을 여러 권 펴낸 학자이자 해양르네상스위원회 위원장, 국제해양문화위원회 한국 대표 등을 지낸 둘째라가면 서러울 정도의 해양문화의 전문가이다. 부산 영도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은 주 관장 취임 이후 활기를 띄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 관장은 취임 이후 내부적으로는 개혁과 혁신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해양수산 관계 기관을 비롯해 다양한 기관들과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외연 넓히기에 나서고 있다. 또 오늘날 컨테이너 물동량과 물류 중심의 경제적 성장을 이룬 부산의 해양 토대에서 해양문화의 뿌리심기에 열정과 정열을 쏟겠다는 확고한 의지도 내보이고 있다. 이에 <리더스 경제신문>은 주강현 관장을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만나 그의 해양문화 이야기를 들어봤다.

- 다음은 주 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해양문화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 분야에 뛰어든 계기는?
▲대학 다니던 70년대 무렵의 우리나라는 ‘증산·수출·건설’이라는 미명 아래 경제적 성장에만 치중해 해양문화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다. 이후 해양수산부가 만들어지고 우리나라에서도 해양의 중요성이 점차 인식되던 시기에 해양문화라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보고 싶은 마음에 뛰어들게 됐다. 이후 해양문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게 됐고 지난 20여년 동안 다양한 관련 저서와 강연 그리고 칼럼 등을 통해 해양문화를 알려왔다.

- 취임 이후 100여일이 훌쩍 지났다. 느낀점이 있다면?
▲전반적인 업무 파악은 이미 마쳤고 부산을 비롯해 우리나라 해양문화의 파급 중심지인 국립해양박물관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특히 내년은 해양박물관이 글로벌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한해를 앞두고 있기에 올해 남은 기간동안 변화와 혁신의 방향 설정과 구체적인 전략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종합계획서도 만들고 있다.

- 박물관의 변화와 혁신은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면? 
▲우선 확보된 40억원의 예산으로 내년에는 전시실 및 사무·행정 공간 등 박물관 전체를 획기적으로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 예술적이고 해양문화에 걸맞는 기관으로 박물관 전체의 혁신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취임과 동시에 딱딱한 업무공간인 관장실부터 해양문화기관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바꾼 것도 이를 선도적으로 실행한 것이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박물관은 박물관 다워야 한다’는 획기적인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뿐만 아니다. 앞으로 신북방정책의 일환인 ‘북한의 바다 전시회’부터 신남방정책인 인도네시아 전통선박 전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시 테마를 통해 글로벌 해양시대의 문을 열어나갈 계획이다. 기존 유물 구입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조사를 통한 유물 수집 및 서적 발간도 추진할 예정이다. 해양박물관의 혁신과 변화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 이외에도 또다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있다면?
▲사회교육 강화를 위한 해양예술과 해양문화를 가르치는 해양교육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정관개정으로 인해 해양교육문화센터 조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센터를 통해 유명강사를 초청한 고급 해양문화 아카데미 개설로 지역 시민들에게 새로운 해양문화를 교육시켜 갈 것이다. 또 내년 박물관의 새로운 변화에 동참할 경영분야와 학예분야의 인재 채용(11명)도 진행중이다. 이는 박물관의 역할 및 기능 확대와 더불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전국 언론을 통한 바다알리기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관인 박물관이 부산에 자리잡았는데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알리지 못해 축소되면 박물관과 지역 모두 손해이기 때문이다.

- 지난달에는 제1기 시민참여단도 발족시켰는데?
▲시민참여단은 박물관의 각종 사업계획 수립과 운영에 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 시민과 함께하는 박물관 구현을 위해 20명으로 구성했다. 1년에 2기 참여단을 운영하면 2년 반만 하더라도 100여명의 참여단이 생기게 된다. 이들은 박물관의 보이지 않는 서포터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부산의 해양문화 수준을 진단해본다면?
▲부산이 진정한 해양수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양문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알기쉽게 표현하자면 현재의 부산은 해양의 졸부같은 도시라고 비유하고 싶다. 부산을 비롯해 우리나라는 과거 압축성장을 해오는 과정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뤄냈지만 인권, 문화 등은 외면하면서 놓친 부분도 많다. 경제·사회가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뿌리에 해당하는 문화적 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비유를 하자면 값비싼 외제차가 도로에 많지만 교통문화가 미성숙한 모습과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무질서한 끼어들기가 횡행하고 운전 매너와 양보정신이 희박해지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교통문화가 잘 발달돼 있다. 진정한 해양수도가 되려면 문화는 필수다. 컨테이너 물동량만 높여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항만과 물류 그리고 수산의 역사를 알려 해양문화 의식을 높여야 한다.  해양박물관이 지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해외 유수의 해양문화 강국은 어떤가?
▲해양강국으로 알려진 유럽은 그들만의 문화적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해양강국 영국은 세계적인 해양화가인 터너를 배출했고 17~18세기 한때 세계 무역을 주름잡았던 당시 네덜란드에는 렘브란트 라는 해양화가가 등장했다. 뿐만 아니다. 네덜란드 골든에이지의 수많은 화가들이 바다를 그리고 있다. 무역업에서 돈을 번 상인들이 그림을 사주면서 예술이 발전했고 이는 다시 해양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해양문화는 해양의식을 제고시키는 해양의 소프트파워이다.  항만·해운·물류와 같은 하드파워만가지고는 절대 해양수도로 발돋움 할 수 없다.

- 해양문화가 왜 중요한가?
▲바다에는 볼 거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해양강국에서는 컨테이너만 해도 물류의 도구로만 쓰지 않고 이를 활용해 아키텍쳐 극장으로 짓는다. 우리나라는 고작 해봐야 노무자 숙소나 함바집, 경비실 따위로만 취급한다. 해양문화가 발전하면 이는 해양건축뿐만 아니라 해양관광, 해양산업 및 해양안전으로도 연결된다. 해양강국인 나라에서는 세월호와 같은 해양참사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 앞으로 부산의 해양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
▲북항재개발·스마트시티 등의 워터프론트(친수공간)을 예술적으로 잘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며 오션갤러리 등도 많이 생겨나서 해양 그림과 서적 등을 사고 파는 거래의 활성화로 해양 예술 창작을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집집마다 바다 돛단배 그림 하나 정도는 걸어놓을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바다미술제가 해양·바다라는 알맹이를 빠드린 채 단지 바닷가에서 이뤄지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시간이 걸리지만 한단계 한단계 차근 차근 해양문화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북항재개발지 내 부산항만역사관 조성을 추진중이라고 들었다. 설명 부탁드린다.
▲북항재개발지 내 ‘부산항 제1부두’는 유엔군과 유엔의 군수품·원조 물품이 들어온 첫 관문으로  세계유산적 가치가 매우 큰 곳이다. 현재 제1부두 여객 터미널 부지는 문화사적지구로 지정돼있어 부산항만역사관 조성을 위해 부산항만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항만역사관이 만들어지면 부산의 해양문화를 키울 수 있는 또다른 거점이 될 것이다. 부산항의 과거 역사 를 보호하고 전시를 통해 시민에게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반드시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임기동안 목표는 무엇인가?
▲새로운 변화에 직면한 해양박물관의 시스템적 구축을 통해 후임들을 위한 안정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직원들에게는 일생동안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것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미래비전을 심어줘야 한다. 또 부산시민에게도 해양이 우리의 미래라는 문화적 인식을 선사해야 한다. 전문적인 경영자이자 동시에 오션리더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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