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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동행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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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4  12: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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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목어전각연구소 사제전에 참가한 목어 김병윤(앞줄 가운데)과 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목어 김병윤 작가(왼쪽)가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목어전각연구소 전시회 성료
제자들 "전각 대중화에 앞장"
목어 "전각 가치 전수 최선"


평생 나무와 돌에 글자를 새기는 작업을 하는 목어(木魚) 김병윤(金柄潤·61).그가 새기는 글씨가 한자의 옛 서체인 전서(篆書)여서 그는 전각(篆刻)작가라 불린다. 한자가 상형문자에서 기원해 변천하는 과정의 한 서체인 전서는 조형미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림 같은 전서는 당연히 읽기와 쓰기가 번잡해 간편한 예서(隸書)로 변화했지만 한자 서체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 받으면서 전각이 예술 장르의 하나로 자리잡게 됐다. 

40여 년간 전각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목어가 부산의 대표적인 중견 전각작가로 불리는데는 연륜이 오래여서 뿐 아니라 글자의 본 뜻을 잘 해석한 독창적인 작품을 많이 창작하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품은 불교경전 금강경 5148자를 새긴 1160개의 도장. 단단하기로 유명한 대추나무를 가로· 세로 3cm 정도로 다듬어 1개에 많게는 20자까지 새겼다. 찍으면 전서체가 되도록 거꾸로 디자인해 새기는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세상과 담을 쌓다시피 작업에 몰두했지만 작업장을 서너 차례 옮겨야 하는 어려움도 잘 극복했다. 그는 이를 인주로 한지에 찍어 24폭 병풍을 만들어 2016년 12월 부산KBS홀에서 전시, 보는 이들을 감탄을 자아냈다. 전각 금강경 작품을 처음 세상에 선 보인 전시회 이름은 '목어전각연구소 1회 회원전'. 금강경 작품 막바지 작업 3년 동안 틈틈히 전각을 가르쳤던 제자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제자들은 스승의 '10년 공덕'을 자랑하고 싶었다. 

목어전각연구소(금정구 청룡동)에서 1주일에 하루 이틀 전각을 배우는 제자 9명은 동호회(一覺會)을 만들어 스승의 가르침에 보답하기 위해 이번에 '제3회 목어전각연구소 사제전(師弟展)'을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신창동 BNK부산은행갤러리에서 열었다. 제자 9명의 작품 36점과 목어 작품 29점이 출품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시회 주제는 '밝음이 오니 어둠이 가시도다'는 '명래암거(明來暗去)'. 전시회 대표작은 '명(明)'이었다. 목어는 "세상을 바꾸는 세글자는 도(道), 궤(軌),명(明)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이 걸아야 할 길이 도, 그 흔적은 궤, 도와 궤를 밝히는 것이 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각자 걸어온 길을 비추어 보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밝히기 위해 '명'자를 등대로 삼았다"며 "제자들과 함께 밝고 건강한 사회를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바람을 전시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검찰공무원 출신인 전용득(62)씨는 3년간 배운 실력을 담은 성경구절 등을 내놓았다. 그는 "은퇴후 몸을 움직이면서 무언가 배울수 있다는 것이 좋다"며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영어를 전각작품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사 글씨 등 3점을 전시한 홍종목(80·명리학자)씨는 "자연의 모습을 전각하고 싶다. 전각이 마음을 닦는 과정"이라고 했다.

군 장교출신 나모성(68)씨는 "작업하는 동안 마치 초등학교 시절 공작 시간으로 돌아간 듯 재밌다.  조각은 갈수록 잘 되지만 시력이 안좋아 작은 글씨 작업은 힘들다"고 아쉬워 했다.

전각을 5년째 배우고 있는 황채안(61·주부)씨는 "전각은 무아지경으로 이끄는 매력이 있다"라며 "글자 새기는 작업은 익숙하지만 형상화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된다'는 임제 선사의 선어 수처작주(隨處作主) 등 5작품을 낸 최상철(63 ·승려) 씨는 "작품을 완성하는 끼쁨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양화가 김서인(61)씨는 "수행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할 때 행복하다"며 "예술의 다른 장르까지 접목해 종합예술로 승화시키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가졌다.

경찰 공무원 출신이면서 농장을 운영하는 김영원(63)씨는 "전각을 배우고 접한지 1년도 안됐지만 열심히 배워 농원간판 등에 활용하고 선물도 하고 싶다"고 한다. 제자 중 최연소인 김옥희(39)씨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으로 배우는 재미가 솔솔하다"며 "캠핑용품이나 아이들 용품에 접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부행장 출신인 이창열(64)씨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등 5편을 전시했다. 오랫동안 목어 후원회 활동을 주도해온 그는 "느리지만 정확해야 하는 작업 과정을 통해 나무의 고운 결을 닮은 삶을 무늬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제자들은 "40년 이상 한결같이 독창적인 전각의 예술혼을 불태우는 목어 스승을 존경해 기꺼이 제자가 되었다"며 "전각이 더 대중화되는데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목어는 "전각의 가치를 알아주는 제자들이 있어 행복하다"며 "전각을 통해 아름답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르치겠다"고 화답했다. 최진원 기자 dotmusic@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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