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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문턱에서] 다시 찾은 프라하가 준 선물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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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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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향은 고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난 달 학회 참석을 위해 체코 프라하에 갔다. 프라하는 내 첫 유럽 여행지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중부 유럽을 여행하면서 프라하에 하루 이틀 머문 게 고작이었지만 지금까지도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 프라하만의 인상적인 모습이 있었다. 20년 만에 프라하를 다시 찾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지금도 그때와 같을까? 많이 변했을까? 궁금한 마음도 들었고, 이번엔 프라하를 좀 더 보고 좀 더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품었다. 이런 내 기대는 흡사 긴 세월 동안 떨어져 지내며 만나지 못한 친구를 오랜 만에 다시 만나는 듯한 감정을 연상케 했다.

20년 전 프라하의 첫 인상은 프라하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난 차장이었다. 오스트리아에서 체코로 가는 야간열차를 탔었는데 불시검문으로 잠에서 깼다. 비몽사몽 눈을 떠보니 영화 속에서나 본 듯한 군인 복장의 무시무시한 승무원이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로 호통을 치듯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이미 기차로 여러 나라를 이동한 뒤였는데, 그 동안 어느 나라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공포에 가까운 삼엄한 분위기는 내가 최근까지도 공산국이었던 나라로 가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날이 밝기도 전에, 프라하에 도착하기도 전에 프라하 여행을 후회하게 했다.

어두운 밤을 통과해 맞이한 프라하의 아침은 더 환하고 눈부시게 느껴졌다. 여장을 풀 숙소부터 찾았는데 100년도 더 된 듯한 관공서에 침대 정도만 구비해 숙소로 전환한 시설이었다. 허름한 건물이었지만 높은 천장, 아름다운 조명, 우아한 벽장식은 바로크 시대의 멋스러움을 담고 있었다. 이외에 지금껏 프라하의 이미지로 각인된 또 다른 기억은 길고 아름다웠던 카를교다. 다리 위의 다리 같은 긴 인파까지 카룰교의 특별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한편 프라하 성에서 만난 고건축은 첫 대면에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장엄하고 압도적인 느낌으로 새겨졌다.

오랜 만에 다시 찾은 프라하에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대로인 카를 다리와 프라하 성을 만나니 반갑게 느껴졌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 변화도 있었다. 도시 전체가 더 밝고 활기찬 느낌이었고 과거 공산국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에도 관광객이 많았었지만 그때 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럽 사람이 모조리 이곳으로 왔나  의문을 가질 정도였다. 20년 전에는 주위를 둘러보아도 한국인 관광객은 한 명도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이번엔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릴 정도로 한국 사람이 많은 것도 달라진 점이었다. 

학회 발표 후 학회측이 마련한 3일간의 관광에 참가했다. 가이드의 안내를 통해 프라하의 역사와 장소, 건물, 인물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알게 되었다 잘 모르고 바라보던 때와는 딜리 보였다. 대상에 깊이 있게 다가가기 위해 그의 주관적 경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배웠다. 다른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나 자신을 객관화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구불구불 골목길 많은 구시가에서 길 잃고 고생한 일은 길눈 밝다고 자부했던 내 자만에 겸손을 주었고 우회했기에 볼 수 있었던 숨은 비경을 또 하나의 보물로 간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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