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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한반도 미래에 희망의 빛 비추다
주덕 논설위원  |  lamour77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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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0  17: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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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덕 논설위원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선사하길 기대한다. '9월 평양공동선언'으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에 대한 희망의 빛이 가득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제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 함께 올라 나란히 손을 잡았다. 두 정상은 천지를 배경으로 활짝 웃으며 붙잡은 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김정숙·리설주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로 내려가 준비해 간 플라스틱 생수병에 천지의 물을 담았다. 

평양정상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협상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을 넘어 전쟁 없는 한반도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으며,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틔웠다. 무엇보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방안에 합의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남북 정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남북이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하면 한반도의 영구 비핵화가 머지않을 것이다. 지난 6월 12일 역사적인 북미 회담이 성사됐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은 중국이 끼어들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파란불이 켜졌다. 내주에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방안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의사가 전달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이뤄질 수 있다. 평양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는 대화를 빠르게 재개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양국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핵화 합의로 북미회담 파란불 켜져
전쟁 없는 한반도 향한 발걸음 내디뎌
경협 등으로 새로운 남북관계 형성해야
합의내용 이행으로 평화와 번영 이루길



상대방에 대한 적대 행위 전면 중지와 어떤 경우에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군사분야합의서 채택은 평양 정상회담의 가장 구체적 성과 중 하나다. 6·25전쟁이 끝난 지 65년간의 적대와 대결을 뒤로하고 '전쟁 없는 한반도'를 향한 첫 실천적 발걸음을 내디뎠다. 서해상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군사분계선 일대 각종 군사연습중지, 군사분계선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현 단계에서 논의 가능한 여러 긴장 완화 조치들이 망라됐다. 한반도에 더는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언했던 판문점 선언의 군사분야 후속조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셈이다. 남북은 합의 내용을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 실천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 하지만 남북이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의 일상화·제도화에 진입하기까지 난제도 있다. 합의서에 담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만 하더라도 NLL을 해상경계선으로 인정하지 않는 북측 입장으로 구체적 합의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등 민감한 문제를 협의하게 될 남북군사공동위의 협의 과정도 순탄하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안보와 직결된 사항이라는 점에서 국내 공감대를 넓히는 소통 또한 필요하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이행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군사 분야에서의 양보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합의 내용을 충분히 설명해 국민의 공감을 받아야 한다.

이에 더해, 남북관계를 새롭고,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도 담겨 있다. 먼저 남북 경협이다. 현재 남북 경협사업 추진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북한이 명확한 핵포기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이 경협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 경제협력의 틀을 마련할 필요는 있다. 북핵 문제가 해소되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렸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강조하면서 '평화가 곧 경제'라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연내 개최하고, 조건이 마련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문제를 협의하며, 자연생태계의 보호·복원을 위한 환경협력을 추진하고 산림협력이 성과를 내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교통망 연결이나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등은 기존에 하던 사업을 재개하는 구상인 만큼 가시적인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빨리 나올 것이다. 특히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연내에 연다고 남북이 명언한 점에 비춰볼 때 이를 위한 실무 작업은 상당히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성공단 정상화나 관광 분야 협력 등은 북한의 비핵화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가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경협을 위한 현지조사, 공동연구, 사업계획 수립 등은 제재 해제 전이라도 어느 정도 진행할 수 있으므로 북미 관계 정상화가 가시화되면 북한 개발을 위한 논의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경협 과정에서 중국 등 주변국을 참여시키거나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주변 강국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는 북한 개발을 위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발 자금을 지원할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두 정상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한 합의에 대해 기대가 크다. 남북은 구체적으로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이른 시일 내 개소에 합의했고,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먼저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 당국이 평양선언을 계기로 전면적 생사확인을 포함한 이산가족 문제의 근원적 해법에 속도를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  

평양정상회담이 풍성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 역시 산적해 있다. 남과 북은 평양선언을 뒷받침하는 행동과 실천을 반드시 해야 하며, 국내 여론의 통합과 국제사회의 공조를 끌어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며,  번영을 꽃피우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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