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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정상회담, 구체적 성과 기대한다
주덕 논설위원  |  lamour77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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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7  16: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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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오늘부터 20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정부 각료와 대통령 비서진 등 14명의 공식수행원, 각계각층 인사 52명으로 구성된 특별수행원, 일반수행원과 취재진 등 200명을 상회하는 인원이다. 특히, 특별수행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기아차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기업인이 포함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20일 사흘간 진행되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최소 2차례 정상 간 회담을 열고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 군사긴장 완화 등 3대 의제를 논의한다. 남북관계 개선 의제는 이미 합의된 판문점선언 이행상황을 남북정상이 확인하고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비핵화 의제는 북미가 새로운 평화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하게 재개하는 문제다.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를 대화 테이블에 올린다. 또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포괄적 합의를 추진, 군사 충돌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실질적 평화정착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이산가족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방안도 도출할 예정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8시 40분 성남공항을 출발해 오전 10시께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며, 오찬 후 첫 정상회담을 하며, 회담 종료 후 늦은 오후에 환영 예술공연 관람 후 환영 만찬을 가진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19일에도 회담을 열고 언론발표를 할 예정이다. 긴장해소와 무력충돌 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군사부문 합의 가능성이 있으며, 저녁에는 환송 만찬이 계획돼 있다. 이어 방북 3일째이자 마지막 날인 20일 문 대통령은 공항에서 환송행사를 마치고 오전에 서울로 향할 예정이다. 

역사상 세 번째로 평양에서 열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평화'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어떤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는가에 따라 '종전선언'과 '남북경협' 여부가 결정된다. 평양 정상회담으로 북핵 리스트와 비핵화 일정이 제시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이에 더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경제협력의 기반이 구축되길 바란다.

비핵화진전 이루는 정상회담 돼야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비핵화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북한은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논의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쇄 등에 대한 대가로 종전 선언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비핵화에 대한 진전 없이 장밋빛 교류만을 앞세워서는 국민과 국제사회의 동의를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비핵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는 지속될 것이며, 남북관계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확실하게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남북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 없이 원론적 수준의 합의에 머무르고 만다면 북핵 문제의 해결은 난망할 수 있다. 핵문제는 신고·검증·폐기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을 요하는 사안이다. 비핵화 의지 표명인 초기 단계부터 오랫동안 시간을 끌면 안 된다. 김 위원장이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 이전에 비핵화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던 만큼 북한도 이제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도, 남북관계 개선도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액션을 어떻게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 북핵 중재자의 막중한 책무를 맡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핵 신고·검증에 대한 확실하고도 구체적인 메시지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경협물꼬 터는 계기로

현재 남북 경협사업 추진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북한이 명확한 핵포기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이 경협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방한해 대북관련 현안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장 대북 경협 투자 등의 가시적인 협상은 불가능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 경제협력의 틀을 마련할 필요는 있다. 북핵 문제가 해소되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렸을 때를 대비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경제공동체 구상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강조하면서 '평화가 곧 경제'라고 밝혔다. 동해선 연결과 경의선 현대화 사업 등을 위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도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은 북한 측이 핵문제와 관련해 어떤 수준의 카드를 내놓을 것이냐에 달려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포기 약속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만큼 사흘간 정상회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실현하기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므로 이를 뒷받침하는 약속을 이번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제시해야 한다. 평양에서 개최되는 정상회담이 비핵화에 대한 진전을 이루고 남북경협의 물꼬를 터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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