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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서비스 애든버러-교통·숙박 등 외지환자 배려 '만점'… 의료서비스 최고수준
주덕 논설위원  |  lamour77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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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2  16: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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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열 인퍼머리 내부. 고급 백화점처럼 안락한 분위기와 내부에 소리의 울림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주덕 기자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세계적 관광도시… 의료관광 가능성도 무궁무진 
로열 인퍼머리, 낮고 넓은 평지에 버스 9개 노선… 수준 높은 응급실도
친절함·소통 강점… 부산, 외관·시설 만큼 사람 위한 편의도 향상돼야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다. 연 관광객 수가 1300만이 넘고 축제 기간에만도 300만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한다. 아름답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는 곳, 흐린 날씨에 쌀쌀한 공기마저 풍광에 보탬에 되는 도시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고색 짙은 건물들과 골목길 마다 그 길 끝에서 공주와 기사가 나타날 것 같으며, 건물 보수를 위한 가림막조차도 미워 보이지 않는다. 정류장마다 반 평은 차지할 것 같은 검은 색의 휴지통마저 거슬리기는커녕 부럽기까지 하다. 눈이 닿는 곳마다 건물보다 나무와 꽃이 더 많아 안구정화가 저절로 된다. 1900년대에는 세계 최고의 의과 대학이었으며, 지금도 영국 3대 의과대학으로 손꼽히고 있고, 코넌 도일이 다녔다는 에든버러 의과대학이 있다. 중세 요새가 굽어보이는 구도시와 신고전주의 양식의 신도시는 18세기 이후 도시 리모델링의 모범이 되었고,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아름다움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다. 구도시에는 에든버러 성을 비롯한 수많은 중세 건축물들이 옛모습 그대로 보존되어있고, 이 도시가 배출한 세계적인 작가와 과학자들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셜록 홈즈 그리고 해리 포터가 탄생한 스토리 텔링의 도시 에든버러는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프린지 페스티벌, 밀리터리 타투, 인터내셔널 북 페스티벌을 비롯 일년 내내 축제가 열리는 문화 예술의 도시이다. 
 
   
▲ 병원 기도실 입구에 있는 안내판. 시적 표현이 인상적이다. 주덕 기자
 
   
▲ 로열 인퍼머리 출입문. 버스정류장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주덕 기자

의료관광, 토털서비스
의료 관광은 자국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말한다. 부산의 경우, 의료 관광하면 피부미용 관련 시술 또는 수술을 받기 위해 서면의 성형외과를 찾는 중국 또는 러시아 환자들이 떠오른다. 냉전 시대가 막을 내리고 러시아와 중국과의 교역이 시작된 후 때마침 한국의 성형 수술이 급성장하고 병원들이 곳곳에 세워지면서 그들은 부산을 방문했다. 
하지만, 사드 사태로 인해 중국 관광객이 급감 했다. 중국 관광객이 주 고객이라고 해서 중국 바라기식의 치우친 관광 사업 행태로 타격을 입은 한국 상인이나 기업이 많았다. 환율 변동에 따라 하루아침에 행불행이 바뀌는 수출입 분야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관광업도 다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국제 정세 변화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드 사태를 겪으면서 깨달았다. 
중국 관광객의 수가 감소했으니 당연히 의료 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의 수도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 4월 개최된 한국 의료 관광 포럼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중국 의료관광객 감소율은 전체 중국 관광객 감소율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드 여파로 중국 내에서 성형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후유증으로 재수술을 받기 위해서 한국을 찾아서라고 한다.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마케팅 전략과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역시 그 분야에 있어 신뢰를 얻을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실력은 단기간의 집중 투자와 관심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래 동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 결과 안정된 시스템으로 자리잡았을 때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의료 관광은 환자가 입국하는 절차에서부터 치료를 마치고 회복해서 본국으로 출국할 때까지 환자 및 환자 동반자나 가족의 체류 동안 일체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의료 관광에서 관광적인 요소가 외국 또는 국내 타지역 환자 유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관광이나 여행 중에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에 대한 케어까지도 의료 관광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다녀온 사람마다 입을 모아 호평을 아끼지 않는 에든버러는 의료관광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다. 

최고수준의 의료 서비스
1729년 올드타운에 침상 4개로 문을 연 '로열 인퍼머리'는 현재 900개의 침상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에든버러의 남동쪽 '리틀 프랑스'라는 구역에 위치해 있다. 구시가지에서 리틀 프랑스로 이전한 이유는 타지역 환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었다고 한다. 원래 녹지대였던 곳에 낮고 넓게 지어진 병원 건물은 초기에는 도심에서 먼 곳에 위치해 접근성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병원 현관에서 걸어서 1분도 안 되는 거리에 9개 노선 버스가 정차하고 대부분 종점이어서 여유롭게 내리고 탈 수 있다. 시내에서 로얄 인퍼머리까지 운행하는 8번 버스의 경우 10분에 한 대 도착한다. 
또한, 병원 주변에는 관광객은 물론 외지에서 오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팬션 형태의 숙박 시설들이 줄지어 있다. 낮은 담장에 정원수에 둘러싸인 주택들과 우거진 가로수길을 한참 달리다 보면 가는 길에 병이 반쯤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병원에 도착하니 정류장에서 현관이 코앞이다. 현관을 통해 병원에 들어갔는데 병원에 온 것 같지가 않다. 종합 병원이라 사람들이 붐비긴 하지만 시끄러운 느낌이 없다. 천정이 낮고 안정된 느낌이다. 1층 복도 중간에 눈에 잘 띄는 위치에 기도실이 있다. 안내 데스크와 내원 환자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1층 로비도 긴장감을 주지 않는다. 병원 내부에는 소리의 울림이 없다. 소독약 냄새도 나지 않는다. 우리의 대형 병원들이나 공공기관에 들어가면 항상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두려워 소리를 높인다는 것을 로열 인퍼머리에서 깨달았다. 에든버러 의과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은 "에든버러 병원은 매우 안락하며 응급실 수준이 아주 높다"고 자랑했다.  
우리 도시의 대형병원들을 생각했다. 하나같이 평지와는 거리가 멀고 차를 가져가면 주차장이 늘 비좁다. 게다가 요즘은 공기조차 깨끗하지 못하다. 에든버러 병원 분위기에 감탄하면서 우리의 강점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건물이나 거리 외관 보다 인테리어에 더 신경을 쓴다. 우리의 병원들은 외형적으로 스케일이 크고 병원 내에 에스컬레이터 정도는 예사로 운행되는 최첨단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리고 우리에겐 지나칠 정도로 훌륭한 냉난방 시설이 있다. 외국인 또는 타지방 환자가 매연이나 복잡한 교통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우리의 또 다른 강점인 신속한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하여 실내에서 최대한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면 되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친절이 최고의 무기
현지 방문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벤치마킹할 것을 찾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도대체 에든버러라는 도시는 어떤 마케팅 전략과 시스템을 가지고 방문하는 사람들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지를 알고 싶었다. 하지만 에든버러 공항에 내려서 올드타운을 향하는 공항버스에 올라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 나는 과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마음은 초조하고 눈은 행복한 버스 여행이 끝나고 시내에 도착했다. 호텔을 찾아가면서 만나 길을 가르쳐 준 사람들, 충전기 어댑터 하나까지 구석구석 뒤져서 빌려주는 호텔 직원들, 뭔가 질문을 했을 때 한 번도 모른다고 짧게 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몰라도 잠시라도 같이 고민해 주는 사람들. 병원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과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함과 진지함. 소통이 친절을 낳는다는 것을 실감했다. 어떤 형태의 관광이든 외국인을 우리 도시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부산이 가진 산과 바다, 수도권에 비해 질 좋으면서 저렴한 서비스에 더해 길에서 만나는 시민들의 친절한 소통이 보태진다면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 도시를 꿈꾸는 것은 결코 허황된 일은 아닐것이다.
에든버러를 방문하면서 도시 자체의 아름다움과 보존이 잘 된 문화유산, 자연 환경 등에 압도되어 이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안 해도 관광객이 물밀듯이 몰려오겠구나하는 성급한 짐작을 했었다. 하지만 현지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여준 상냥한 응대로 낯선 곳에서의 여행이 참 편안했다. 그래서 관광객과 관광버스로 늘 붐비는 그 도시에서 피로감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 
에든버러 시민 각자가 자기 방식으로 관광객 유치에 기여를 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아마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에든버러에 다시 가고 싶어하나 보다. 근래에 들어 우리는 모든 효율을 기술이나 전략을 통해 얻으려 하지만 정작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인프라는 사람이 아닐까.
에든버러(영국) = 주덕 기자

△ 이 시리즈는 '부산광역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으로 제작됩니다.
 
   
▲ 주디스 프록터

■ 인터뷰 ■   주디스 프록터 에든버러 보건·사회 복지 파트너십 최고 책임자
"70년 역사 국가 보건 서비스… 지역마다 전문분야 특성화"
법적 보장제로 의료 대기 시간 최소화

주딕스 프록터는 "에든버러는 의료 서비스 수준이 높아 의료관광 산업의 최적지다"고 말했다. 다음은 보건 및 사회 복지 파트너십 최고 책임자인 주디스 프록터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스코틀랜드의 보건의료서비스 현황은?
▲ 영국에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70년 역사의 국가 보건 서비스(NHS)가 있다. 모든 영국 국적을 가진 환자들이 무상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상호 협정을 맺은 유럽 연합 가입국의 환자들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소액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개인 보험 또는 다른 협정을 통해서 보상받기도 한다. 스코틀랜드나 에든버러나 사립 병원이 별로 없어 의료관광 산업이 크게 번창하지는 않지만, 의료서비스 수준이 높아 의료관광 산업의 성공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특별한 시스템이 있는가?
▲ 유럽인들에게는 EHIC (European Health Insurance Card) 가 있다. 국가 간 협정 하에 타 국가 체류 시 현지인과 동일한 수준의 의료 보장을 받을 수 있다. 

- 로얄 인퍼머리를 방문하고 왔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고 가는 길도 참 아름답다. 외지 환자들도 많이 찾고 있나?
▲ 로얄 인퍼머리는 외과·트라우마·응급의료 수준이 높아서 지역인들이 많이 찾지만 타지방에서도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심혈관이나 신경외과 계통 시술 등을 위해 주로 오는데 우리가 특별히 환자 유치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소규모 병원에서 불가능한 의료 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경우도 있다. 정책적으로 지역마다 전문 분야를 분산 특성화 시켜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 무상 의료 서비스의 단점으로 대기 시간이 굉장히 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선책은?
▲ 영국의 의료 시스템은 WHO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공평한 시스템이다. 지역에 따라 대기 시간에 대한 불만이 있긴 하지만 스코틀랜드에는 법적 대기 시간 보장제가 있어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여름 축제 기간을  비롯해서 일년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데 관광객을 위한 의료 시스템이 있나?
▲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축제 기간 일반 진료팀 (Festival General Practice)이 있어 1차 진료를 맡는다. 대개 관광 목적으로 오는 분들은 건강 상태가 양호한 편인데 응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사고 시에는 응급실을 이용하면 된다. 이 경우 치료비는 치료가 끝나고 나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에든버러(영국) = 주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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