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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스템 리셋 필요…탈집중화·지역화 경제 꿈꾼다
장청희 기자  |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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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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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중근 다른경제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경제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되다며 탈집중화, 지역화, 호혜성과 보안성을 가진 시민적 규범 경제로 새롭게 재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청희 기자
다른경제협동조합 전중근 이사장
 
승자독식 세계 벗어나 시민 기초되는 경제돼야
도시재생사업에 사회적경제 중요한 역할해야

 
민선 7기 오거돈 시장의 부산시가 시민 소통·행복·중심·안전을 중심으로 개편된다. 박재호 인수위원장은 지난 21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소통 채널 복원·강화 △시민행복·시민중심 시정 △시민안전 △일자리 창출 △도시재생 등의 원칙에 따른 조직개편 방향을 밝혔다. 특히 경제체질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경제 육성을 담당할 전담기구를 신설할 방침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도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정부가 사회적 기업에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정책보증을 공급하고 역량있는 사회적 기업에 정부 보증기관을 연계해 저리의 대출로 금융 물꼬를 터 준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사회적경제가 집중조명 받고 있는 때에 부산에서 사회적경제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경제협동조합의 전중근 이사장(61)을 만나 부산지역 사회적경제 현안에 대해 물어봤다.
 
- 우선 다른경제협동조합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 다른경제협동조합은 2010년 말부터 활동했던 협동사회연구회로부터 유래한다. 협동사회연구회는 외국의 협동조합의 이론과 사례, 동향 등을 연구하는 모임이었다. 이 모임은 협동조합 등의 어소시에이션형 조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었다. 경제활동으로 협동조합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서 2년 전 다른경제협동조합을 발족했다. 현재 참여 인원은 10여명 정도이다. 아직까지는 협동조합이라고 하기에는 많은 점에서 부족하다. 현재 직접적인 경제활동으로 삼고 있는 것은 인쇄업과 출판업이다. 인쇄장비를 갖추고 자료집, 책자 등 인쇄물 작업을 한다. 최근에는 ‘정념의 경제’와 ‘원전제로사회’라는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그 외 협동조합,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교육, 강좌, 연구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 ‘다른경제’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경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2008~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경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장 활력이 떨어지고 저성장이 오래 지속되는 경향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주류경제로 통칭되는 이 낡은 경제는 기후변화, 경제붕괴, 식료품과 에너지 위기 등으로 지구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많은 결함을 갖고 있는 시스템은 전면적으로 리셋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힘 있는 자들의 기득권 장소였던 경제를 시민들에게 내어주고, 자연생태계에 속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탈집중화와 지역화, 호혜성과 보완성 등의 시민적 규범으로 경제를 새롭게 재구축하는 방향이 ‘다른경제’이다.
 
-‘다른경제’의 관점에서 지역경제를 바라본다면 어떠한가.

▲요즘 동네에는 생활에 꼭 있었으면 하는 가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구멍가게, 쌀가게, 문방구, 꽃집, 함석집, 철물점 등이 없어졌거나 사라진 것이다. 그 많던 가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가게들이 있던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것은 대형마트와 대기업 프랜차이즈이다. 한 지역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인근 전통시장이나 골목상점들은 초토화된다. 마치 폭탄이 떨어진 것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유형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낸 미국에서는 이런 구역을 정작 데드존(Dead Zone)이라고 한다. 이런 생활패턴이 지속되다 보면, 도심은 상점들이 문을 닫아 유령도시처럼 텅 비어버리고, 끝내는 정복자인 대형마트들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또 지역사회는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앙 주도의 외생적 성장방식은 수도권 이외 지역경제의 쇠퇴를 초래했다. 대기업들이 골목 안까지 파고들어와 곳곳에 있는 모든 것을 장악했다. 이러한 불균형 성장은 지역의 인구 감소와 함께 지역경제의 침체, 활기 저하를 불러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지역 일자리의 부족, 사회기반시설의 부족은 또 다시 청년층들의 지역 이탈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발생시키고 있다.
 
- 그렇다면 사회적경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회복력과 지역성이 살아있는 경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무한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지금 같은 양태가 계속 된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더 많고 더 빨리 돌아가야 유지되는 무한경제는 끝내 우리 삶터마저 빼앗을 것이다. 지역화되고 지속가능한 경제로 전환되는 길이 모색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승자독식의 세계에서 벗어나려면, 지역과 시민에 기초한 경제로 바뀌어야 한다. 지역생활에 필요한 에너지, 식량, 주거, 금융, 소비재 등을 지금처럼 글로벌한 경제에서 구할 게 아니라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 어떤 것의 하위체계로 지역을 보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사람이 중심인 건강한 마을공동체로 거듭나려면, 지역협동경제가 그 주역이 돼야 한다.
 
- 현재 부산 사회적경제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그동안 지방정부가 사회적경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래서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더 관심을 갖는 지방정부가 출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최근 사회적경제 관련 모임에서는 6·13 지방선거에 대응한 정책 제안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부산의 사회적경제조직 활동가 그룹인 ‘부산사회적경제포럼’에서 정책과제를 논의해, 지난 5월 17일 열린 제1차 포럼에서 지방선거 각 후보 진영에 제안했다. 몇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자치구 단위에서 도시재생-마을-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를 설치·운영 △사회적경제위원회 및 사회적경제 민관협치 정책협의회 신설·운영 △사회적경제 제품 및 서비스 우선구매촉진 조례 제정 및 통합유통기구 운영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사회적경제교육센터 설립 등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결과로 지방정부가 바뀌었다. 부산의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 시장 당선자와 지방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일단 출발은 좋다. 이전의 지방정부와 달리,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도시재생사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볼 것이다. 도시재생이 사업 추진 이전에 지역공동체를 튼튼히 하는 데 필수적이며,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이 제도화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또 지역 기반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활성화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빼놓고 말을 할 수는 없다. 앞으로 도시재생 뉴딜은 노후 주거지와 생활인프라 정비, 주택관리, 경보수, 공동택배, 지역청소, 마을마을관리, 어린이와 노인들을 위한 돌봄, 보육, 복지 등의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진척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때 지방정부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사회적경제의 고유한 독자성을 감안해서 펼쳐져야 할 것이다. 사회적경제 조직체는 자립과 협동을 통해 상호부조하는 경제적 어소시에이션이다. 그동안 사회적기업 정책에서 봤듯이, 제도 이식에 급급한 나머지 정부에 의존하는 지원방식은 사회적경제조직의 자립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덫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 문재인 정부 이후 사회적경제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금융 지원책도 발표했는데. 부산의 사회적금융은 어떠한가.
▲부산문현금융단지의 6개 공공기관 등이 사회적경제지원펀드를 조성했다는 소식이 들려 반갑다. 정부 역시 사회적금융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자금공급을 위한 도매기관으로 사회가치연대기금을 설립하고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을 육성하여, 필요한 기업에 맞춤지원을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사회적금융 정책 지원 역시 내부 동력을 우선하는 관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사람이 사람들과 만나서 논의하고, 협의하는 관계 속에서 자금 조달을 우선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사회적경제 조직의 상호부조를 통해 우선 내부에서 조달하고 그 다음 지역사회에서 관련된 금융을 통해 해결해나가는 것이 맞을 것이다. 협동조합의 역사는 당사자 스스로 절실한 필요를 위해 가난한 사람들끼리 근검절약을 통해 만들어낸 사회적 발명품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부산지역에는 몇 개의 협동조합 있고 현황은 어떠한지 설명 부탁드린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부산에서 새로이 만들어진 협동조합 수는 수백개가 된다고 들었다. 그러나 이중 다수는 설립만 해놓고 활동하지 않는 식물 상태에 있다. 이유는 잘 알 수 없지만, 뚜렷한 목표 없이 중소기업 협동조합법에 따라 정부 정책자금을 받기 위해 임의로 만들어진 조합이 많아 거품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런 곳들은 정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부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은 일반기업보다 수명이 길다고 한다. 2008년의 퀘벡 정부 공식 조사에서 협동조합의 5년 뒤 생존율은 62%, 10년 뒤에도 44.3%나 되었다고 한다. 주식회사와 같은 영리기업의 생존율은 그에 훨씬 못 미쳐 5년 뒤 35%에 그쳤다. 10년 뒤에는 협동조합 생존율의 절반 훨씬 아래인 19.5%로 떨어졌다는 통계가 있다.
 
- 아직도 협동조합의 제품이 질은 떨어지고 가격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 사회적경제의 제품 업그레이드 방법과 판로확대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성장하면 해결될 수 있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장을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가 원활히 조성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우선구매촉진 조례’를 제정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의 공공구매 실적을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5% 단계적으로 적용해 그 실적이 높은 기관이나 부서의 경우에는 예산편성 등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방식을 취하면 많은 점에서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또 사회적경제 기업의 상품기획·홍보·물류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협동조합형 유통기구를 부산시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공동출자 방식으로 설립하면, 판로를 확대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이 통합 유통기구는 상품입점이라든지 플레그샵 운영, 홈쇼핑 런칭, 오프라인 상품판매전 기획, 물류인프라 구축 및 운영, 고객니즈 및 수요조사 등의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전중근=△전 부산mbc문화도시 네트워크 사무국장 △전 민주주의사회연구소 부소장 △현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공동대표
장청희 기자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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