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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뿌리에서 피워 올린 영예의 꽃
장종원 선생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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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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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학자
옛날, 어느 임금이 기러기고기를 좋아했다. 사냥꾼을 시켜 그물로 그것을 잡아 날마다 한 마리씩 보내게 하여 밥상을 차렸다. 그때 기러기 왕이 오백 마리의 무리를 거느리고 먹이를 찾아 내려왔다가 그물에 걸렸다. 기러기 떼들은 놀라 공중을 돌면서 떠나지 않았다. 그 중 한 마리는 화살을 피할 줄 모르고 피를 토하며 슬피 울기를 밤낮 그치지 않았다. 사냥꾼들은 그 의리를 불쌍히 여겨 곧 기러기의 왕을 놓아 주었다. 기러기 떼들은 왕을 구한 후 기뻐하며 싸고돌았다. 사냥꾼들은 이 사실을 왕에게 자세히 알렸다. 왕도 매우 느낀 바 있어 뒤로는 기러기 잡기를 그만두도록 했다.

부처님은 「아사세」왕에게 말씀했다. “그때 그 기러기의 왕은 곧 나요, 한 마리의 기러기는 「아난」이고, 오백 마리의 기러기 떼는 지금의 오백 「나한」이며, 임금은 지금의 대왕이고, 사냥꾼은 지금의 「조달」이다. 「조달」은 전세부터 항상 나를 해치려 하였으나 큰 자비의 힘으로써 원한을 가지거나 악함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나 자신은 부처가 되었다.”

사람들은 성냄을 버리고 거만을 거두며, 모든 애욕과 탐심을 버려야 한다. 정신과 물질에 집착하지 않으면 고요하고 편안해 괴로움이 없다. 정직은 벼락처럼 부딪치고, 허위는 나쁜 꾀로 남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므로 정직한 분노는 있으나 고뇌는 없고, 모함에는 원한을 품게 되고, 사악함만 있을 뿐이다. 성내는 마음을 스스로 억제하여 달리는 수레를 멈추듯 하면 그는 진정 훌륭한 사람이 된다. 요즘 사람들은 세포 속에 야생 개를 기르기 시작했다. 야생 개는 잔인한 것을 좋아하고 못내 피를 보고 싶어 한다. 그것은 이성에 억압되어 있다가 가끔 본성을 드러내는 일이 있으니 우리는 그것을 광란이라고 부른다.

사람은 욕을 참아서 분을 이기고, 착함으로써 악을 이겨야 한다. 보시를 함으로써 인색을 이기고, 지성으로써 거짓을 극복해야 한다. 분을 참는 것도 한계가 있고 항상 무시를 당한다고 생각하므로 진실과 정직도 한계가 있다. 따돌림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남에게 베푸는 것도 어렵게 된다. 현대인은 물질과 정신이 빈곤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리하여도 속이지 말고, 성내지 말며, 많은 것을 가지려는 탐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을 실천하면 죽어서 천상에 나게 된다. 적더라도 약간의 호의만 있다면 전체를 살리는 이로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호의로 말미암아 자타를 함께 곤경에 빠뜨리는 해가 있을 수도 있다. 이로움과 해로움을 돌아보지 않고 남에게 베풂을 행하는 곳에 깊이 감추어진 아름다운 인간성의 진면목이 있는 것이다.

사람은 항상 스스로 몸을 다스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그는 곧 천상에 나고, 걱정이 없어진다. “나무라도 한창 자랄 때는 자르지 말라”고 맹자도 말한 바 있다. 마음 한 곳이 항상 깨어 있어 밤낮 쉬지 않고 꾸준히 수련하여 더러움을 묻히지 않으면 그는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마음을 한 곳에 머물게 하여 베풂을 행하려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자기 생활의 고난을 먼저 해결하려는 태도는 악마가 엿보는 틈을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말이 많거나 적거나 없어도 비방을 받으므로 이 세상에 비방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남에게 하소연 할 슬픔이 없고, 자랑할 기쁨도 없으며, 칭찬받을 것이 없더라도 비방을 받을 수 있다. 남을 비하하거나 충고하는 것 모두가 원망을 가져오니 평범한 사람은 벙어리로 살 수밖에 없다. 비방만 받거나 칭찬만 받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로지 제 명예와 이익을 위한 것뿐이다.

총명하고 영리해 법을 받들어 지혜와 계율과 안정을 갖추어 겸손한 사람이면 아무도 그를 헐뜯지 않을 것이다. 얼른 보아 그 외면과 행동이 극히 단순하더라도 마음으로 법을 따르는 사람은 내면에 무수한 훌륭함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과실의 단순한 껍질 같은 외면을 가졌으나 난자 같은 응축된 내면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은 그 행한 바를 따라 평가를 받고 그 평가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 아라한처럼 깨끗한 사람은 아무도 헐뜯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신들도 그를 칭찬하게 된다. 따스한 햇볕과 고운 바람 앞에 향기와 아름다운 맵시로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가지각색의 꽃에는 자랑스러운 영예가 있다. 무겁고 어두운 흙 속에서 남모르게 묵묵히 참고 따름과 침묵의 거룩하고 신성한 업을 쌓아가는 뿌리에는 쓸쓸한 고통과 굴레가 있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영예는 쓸쓸한 고통과 굴레에서 피어난 꽃이니 법의 기쁨과 도의 즐거움 속에서 혼자 가만히 살아가는 시련의 생명은 축복을 받게 된다. 항상 몸을 잘 다스려 성내는 마음과 사나운 행동을 멀리하고 덕으로 가득한 행실을 실천해야 한다. 사적인 쾌락을 따르지 않고 그것에 대해서 마음의 가책을 받지 않을 만큼 초연할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축복이다. 성내는 마음으로부터 몸과 입을 잘 지켜서 추한 말을 멀리하고 법다운 말을 입으로 익혀야 한다. 묵언 또는 침묵은 내용보다 가치를 과장하는 일이 많다. 충실한 존재는 거친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성내는 마음을 잘 다스려 악한 생각을 멀리 하고 도를 마음에 두어야 한다. 사람은 본능과 충동의 고통에 눌리고 시달리면서도 높고 귀한 영성에 귀를 기울여 자세를 가다듬고 태도를 바르게 하여 희망하는 바가 이루어지도록 기대하며 살아간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곤경에 처할 때, 부질없는 고통과 번민을 일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하늘을 원망하고 타인을 허물하기 전에 먼저 자기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자세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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