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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부산 미래와 시민 행복만을 생각하는 자세 필요”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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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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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영현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남고 싶고 돌아오고 싶은 도시

신문사 청에 적절하지 못하다고 거부의 답을 먼저 내었다. 필자는 정치, 경제, 행정 어느 분야도 전문가가 아니라서 이런 주제의 칼럼 집필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주제의 의학사·의철학 칼럼을 1년 넘게 게재하여 준 신문사의 청이라 마다하기 어려웠다. 일개 부산시민의 입장에서 새 부산시장에게 바라는 염원이 없지도 않았다.

응하고 나니 부산을 떠나버린 수많은 얼굴들이 생각나며 부산이 남고 싶고, 돌아오고 싶고, 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희망이 먼저 떠올랐다. 부산이 타 대도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뒤쳐지고 있다는 우려는 이미 오래된 이슈이다. 수도 서울은 차치하고 성장하는 다른 대도시들에 비하여 부산은 많을 것들을 잃어갔다. 부산시의 위상은 과거에 비하여 현저히 추락하였고, 부산시민들은 이제 무력감에 빠졌다. 부산의 위상 추락은 6.25이후 서울이 수복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수도권 집중 현상과 동반되어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지만, 시장이 선거에 의하여 선택된 90년대 중반 이후에 오히려 가속화되었다는 것이 부산 시민들의 일반적인 판단이다.

정치가 개입하고 중앙정부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지자체 부산의 추락을 민선시장들 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떠나고 싶지 않고, 언젠가 돌아오고 싶으며 언제나 방문하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데 시장의 역할 공간은결코 작지 않다. 민선7기 부산시장의 역할에 따라 부산의 현실은 꽤 타개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시 CEO, 충장대로에 서라!


1968년 어느 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초등학교 4년생이었던 필자는 ‘부두길’로 불리던 충장대로에 서있었다. 파월 백마부대의 지휘관으로 떠나는 고모부의 출항 전날, 필자 가족은 고모와 함께 고모부와 식사를 막 마쳤다. 우리는 파병선에 오르기 위하여 항구 출입구를 들어선 고모부를 응시하고 있었다. 고모부는 등 뒤에서 흐느끼는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하시려 지휘봉을 허공에 휘저으면서 서서히 우리 시야에서 사라져 가셨다. 영화와 같은 작별의 장면이 남았다. 이 순간 영상은 이후 내 눈앞에서 수시로 펼쳐졌다. 그리고 그 때 마다 내게는 항구 건너편 어둠 속게 드넓게 펼쳐진 부둣길 충장대로가 함께 떠올랐다. 짧지 않는 이별의 시간 동안 그 넓은 대로에는 차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어둠 속에 한없이 넓게 자리잡고 있었지만 너무 한적하였던 그 도로는 내게는 오랜 동안 의문이었다.

후에 항만도시 부산에 이런 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예견한 한 부산시장이 시민의 반대를 무릎 쓰고 부두길을 건설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산에 차가 급격히 늘어나기 이전까지 이 부두길은 항만 물류 수송에는 이용되었겠지만, 시민들의 일상생활과는 전혀 관계없던 쓸데없이 넓은 도로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부산이라는 도시의 기능을 잘 이해한 한 도시행정가의 안목으로 탄생한 충장대로는 이후 항만물류수송 뿐 아니라 부산시민의 교통수송로로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지하철1호선 건설 시 좁은 중앙로 정체를 충장대로가 상당부분 감당하였고, 현재에도 번영로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새 부산시장은 선출되는 순간 정치인이 아닌 부산이라는 도시의 CEO가 된다. 부산을 맡은 CEO 시장이 이 도시의 미래를 위하여 무엇을 남겨야 하나? 도시행정에 대한 비전문가인 나는 그 방향을 잘 모른다. 다만 감히 요구한다. 새 부산시장은 충장대로에 서라. 그리고 정확히 부산의 미래를 내다 보았던 그 전직시장의 유지를 품고 부산의 미래를 위하여 필요한 안목을 갖추기 위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는 CEO가 되기를 바란다.
 

기꺼이 부산·경남 경계인이 되라!

부산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가고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초라한 수준으로 떨어질 무렵, 창원, 양산과 김해는 약진하였고 울산은 경남에서 분리되어 도시 위상을 한껏 뽐내게 되었다. 당시 부산 시민들은 부산의 경제력과 인구가 이들 도시로 유출되었다는 시각을 가졌다. 필자는 최근 부산시 한 간부의 강의를 듣고 이들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알게 되었다. 해운대에 조성한 베드타운과 쇼핑시설이 부산 인근 도시 소재 기업 종사자들의 거주지 역할을 하고 소비의 장소가 되었다는 취지의 강의였다. 이점은 부산시의 미래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다. 부산과 인근 도시들이 서로 다른 것을 제공함으로써 서로 보완적으로 상생하면서 함께 발전하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부산은 주거, 교육 및 의료 인프라들을 이웃 도시들에 공급하고 반면 인근도시들은 공산품 뿐 아니라 로컬 농수산물 소비처로 부산을 주시하여 상호 발전을 꾀하는 방안을 찾아 가는 것이다. 부산 시민들의 시각 역시 변하여야 한다. 양산에 부산대학이 조성될 때 지역 정치인 등의 강한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양산캠퍼스 조성 후 우려하였던 점에 비하면,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와 대학병원은 건실하게 양산에도 기여하면서 또한 부산의 일부로서도 손색없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새 부산시장은 부산의 시장으로 그치지 않아야 한다. 부산·경남을 아우르는 경계인이 되라. 새 부산시장은 부산경남을 아울러 함께 발전시키는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을 설득하면서 분투하시기 바란다.

 
서울이 아닌 세계를 바라보라!
 
황포강 유람선에서 상해의 야경을 바라보며 경탄하는 관광객 사이에서 필자는 한 순간도 마음 편하지 않았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태우고 쉼 없이 황포강 위를 달리는 여객선들과 아름답고 거대한 빌딩들의 위용에 마음이 눌리면서, 수영강과 낙동강에 항만까지 갖춘 부산에서는 조그만 크루즈선 한 척과 몇 척의 요트들만이 외롭게 부산의 밤을 지켜보는 현실이 안타까왔다. 베트남 다낭에서는 아예 슬펐다. 아주 큰 해변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다낭 시 관광자원은 그다지 풍족하지 않다. 그러나 겨울 다낭은 하루 3천명의 한인들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다낭 시민들도 활기에 넘쳤다. 모든 관광지는 북적되었다. 좁은 강에 바나나 보트 몇 척 만으로 조성된 별 볼 것 없는 관광지의 주차장은 북새통이었다. 밤늦은 시간까지 공항은 관광객으로 넘쳤다. 한심할 정도로 느릿하게 진행되는 출입국 수속을 기다리며 다낭시 관광 판촉 영상을 수없이 보노라니 나의 도시 부산에 대한 근심이 한없이 자랐다.
 
부산이 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관광객과 함께 부산시민은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새 부산시장은 부산을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필자의 짧은 견해로는 한국인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지자체 중흥을 위한 중앙정부의 특단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국내 관광객 유치가 각 지자체 노력으로 결정되듯, 국외관광객 유치도 부산시의 자율적 노력으로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시는 산재한 관광자원들을 최대한 발굴하여 부산으로 세계인을 모으는데 집중하여야 한다. 인재도 이 분야에 투입하여 최대한 성과를 내어야 한다.
 
이제부터 부산시장이 비교하고 경쟁할 도시는 국내 어떤 도시들도 아니다. 성과를 내고 있는 세계 도시들을 벤치마킹하여 부산을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데 재임기간 혼신의 힘을 다하여야 한다.

 
견득사의 (見得思義)

공자께서 주신 교훈이다. 견리사의(見利思義)와도 같은 뜻이다. 이익을 보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필자는 2009년 우수연구센터 유치에 나섰다. 평가 최종 단계는 구두발표였다. 센터장의 역량이 평가의 가장 중요 요소였다. 집단연구사업의 책임자로 연구역량과 리더십을 잘 드러내어야 평가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집단연구사업 리더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일까 숙고한 필자는 고민하며 준비한 발표슬라이드에 “공적인 문제에서 공정하였다”고 표현하였다. 연구소 통폐합이나 공동기기를 구입하여 운영하는 과정에서 필자가 개인적인 욕심을 차리지 않았다는 실례를 들어 설명하였다. 세평이 비슷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설득하였다. 해당 사항에 대한 여러 질의문답이 있었고 최종적으로 필자는 평가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모든 자연인은 어느 순간 공인이다. 사람들은 공인은 공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적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이득이 보이면 사람의 마음 속은 흔히 사욕으로 요동친다. 글로 남기기 민망하지만 필자가 사회생활 중 심하게 갈등을 겪은 사람들은 대부분 공인으로서 견득사의를 벗어난 자들이었다. 부산시장이라는 공인에게 의(義)는 무엇인가? 부산광역시의 이익이며 대다수 부산시민의 행복한 삶이다.

시장 재임기간 중 수시로 이익이 보일 것이다. 그 때 마다 의를 생각하여야 한다. 자신이나 일부 집단의 이득이 아닌 대다수 부산시민의 행복을 가져다 주는 길을 선택하여야 한다.

새 부산시장은 경청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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