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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기후·4차산업’ 백년대계, 부산 도약 발판 삼아야”[특별기고] - 부산, 백년대계 지혜 필요 - 김영삼 동의대학교 교수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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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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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동의대 교수는 2018년을 부산이 100년 후 존재 가능한지 진지하게 성찰할 때라고 지적했다.
 
인구 조절·원도심 빈집 철거로 도시 재정비 가능
자연방파제 활용·주민 이주 등 해수면 상승 대응
해저광케이블 이용해 빅데이터 처리 산업 키워야


1999년은 새로운 밀레니엄인 2000년을 바라보는 각종 예측과 기대로 인해 정말로 들뜬 한해였다. 그런데 벌써 20년이 지나가고 있다. 세월은 정말로 빠르게 지나간다. 동시에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년 각종 5개년 계획에 의해 이루어지는 중앙과 지방의 여러 가지 정책 사업에 매몰되기보다는 통 크게 100년을 내다보는 통찰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선진국이 아닌 나라들의 대부분은 항상 수도 중심 정책이 펼쳐진다. 따라서 제2도시라는 개념이 형성되지 않는다. 경제성장이 일정한 궤도에 이를 때부터 본격화된 한국중앙정부의 집권과 분산정책은 항상 부산에 불리하게 작용되어 부산은 부자와 인재들이 주거하기에 적합한 경제적, 사회적 매력을 상실한 도시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가끔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자료를 접한 학자들이 제2도시론을 부르짖었지만 이는 선진국의 사례이지 부산에는 결코 적용되지 않을 공허한 논리이자 주장이었다.

이제 부산은 한국이라는 사회적, 경제적 공간에서 기존의 시각, 즉 제2도시, 지역거점도시, 인재육성도시 등 허망한 주장들에서 벗어나 과연 100년 후 존재할 수 있는 도시인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 공대 교수들이 집필한 책 ‘축적의 시간’은 남의 것을 베끼기만 했지 자신의 것을 만들기에 소홀히 한 한국정부와 기업을 질타한 책이다. 긴 시간의 시행착오와 경험 축적이 없기 때문에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독창적 개념설계를 만들고 항상 우위를 확보해온 선진기업들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이다. “부산에는 없는 것이 없다. 그러나 있는 것도 없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베낀 것은 많지만 축적된 부산 자신만의 것은 없다는 것을 꾸짖은 것이다. 새해부터 우울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과거의 습관이나 고집은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향후 100년 동안 부산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크게 세 개를 꼽는다면, 첫째는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둘째, 기후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셋째, 흔히들 4차산업 혁명으로 대변되는 방대한 데이터처리능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나는 이것을 부산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 부산의 인구적정수 크게 낮추어야

부산의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부산시 자료와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한 행정안전부의 수치는 조금 차이가 나지만 1990년대 380만의 인구가 이후 25년간 계속 감소(2010년, 2011년 제외)해 왔다. 2016년 12월 31일자를 기준으로 작성된 행정자치통계연보에는 주민등록인구가 340만대로 떨어졌다.

행안부가 지난 12월 13일 공개한 지역안전지수를 보면 부산은 자살, 감염병, 화재, 범죄지표에서 위험수준이라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를 재정비하려면 천문학적 돈이 들어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치유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붕괴될 것은 붕괴시키고, 새로운 싹은 보호하는 것이다. 부산의 인구감소와 원도심의 불량주택을 자연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유럽을 가보면 성곽들이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이 가끔 눈에 띈다.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아래에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지밖에 없는 지역은 성곽을 일부러 높게 만든다. 만약에 이 논리를 부산에 적용해보면 부산의 높은 지역은 원도심에 해당되는 지역들이다. 부산의 원도심은 정말로 좋은 공간이다. 이곳이 정말로 부산시민들이 거주할 곳이다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없을 때, 이미 피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어버렸다. 지가가 별로 높지 않고, 과거 피난시절 이후부터 오갈 데 없는 피난민들이 정착한 지역들이다. 이 지역은 하수도문제와 건축자재문제로 지속적으로 재정비를 해야 하지만 도로 사정과 주민들의 경제적 여건으로 국가나 부산시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살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 고령이다.

현재의 모습을 유지한 도시재생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에서 도시재생이란 ‘돈 먹는 하마’의 별칭이다. 빈집들은 이제 부수어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 시원한 그늘과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어주는 나무들로 채워야 한다. 빈집 주변에 사는 노인들을 위해서 멋지게 보이는 4인용 조립식 주택을 제공해 노후를 공동으로 의지하면서 편안하게 보내도록 해야 한다. 그들이 사는 낡은 집들은 부수어 나가면 된다. 땅값은 저절로 오르기 때문에 자식들이 찾아가면 된다. 알박기는 결코 허용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손정의 씨를 불러서 부자주택단지를 만들도록 협상을 벌일 필요가 있다. 쿠팡에 엄청난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겁을 먹을지 모르지만 바다가 보이는 따뜻한 원도심의 지역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원도심의 땅은 여유롭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미래 개척을 위해 살아가는 공간이어야 한다. 영도에서 태어난 나는 이런 그림을 그린 지 오래다.


◇ 해수면 상승과 교통수단 변화에 대응

100년을 내다볼 경우 가장 큰 변화는 해수면과 교통수단의 변화이다. 지난해 8월 9일 뉴욕타임스는 2001년~2005년간 미국 남동부 해수면이 전 세계적인 해수면 상승속도보다 빨리 증가한다는 플로리다대학교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지난해 12월 21일에 우리나라 연안 해수면 상승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28년간 해수면 높이의 평균 상승률은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2013)가 발표한 전 세계 평균값(2.0㎜/yr)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덕도와 부산의 해수면 상승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강서구, 북구, 부산진구, 수영구, 해운대구 등의 해안가 매립지역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중 다행인 것은 낙동강 유역의 퇴적작용으로 새로운 땅이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자연 방파제로 활용하면 가덕도와 강서유역은 재난이 덜 할 것이다. 나머지 지역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서서히 이주해야 한다.

이처럼 고령화와 자연재해를 감안한다면 부산의 인구수는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 즉, 거주지역과 도로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 태풍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해안가는 항상 불안 요소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보수유지 작업에도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독일 함부르크처럼 도심매립지를 파헤쳐 바닷물이 들어오도록 하는 정책도 검토해야 한다. 연안관리법을 해안도시 관리의 기본으로 삼고, 해안으로부터 500m 이내의 도로, 주택, 공장 등 인공물들을 점차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미래 도시의 교통수단은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될 수도 있다. 이를 만들기 위한 전단계로 경비행기는 매우 매력적이다. 비록 가덕도 신공항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제5차 공항개발중장기기본계획에서도 적시되어 있듯이 경비행기 산업육성계획을 마련하고 가덕도에 유치해야 한다. 부산에는 관련 기업들이 많지 않지만, 경비행기 제조, 유지보수, 비행사 훈련, 경비행기를 통한 국내외 교통 및 물류 등을 종합적으로 구상해야 한다. 경비행장은 매립이 아니라 해수면에 뜨는 플로팅으로 만들면 해수면 상승에 관계없이 좋은 비행장을 만들 수 있다. 거가대교처럼 교통수단이 이미 있고, 배후 산업단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고 본다. 나아가 경비행기를 날으는 자동차 제조와 결합시키는 새로운 산업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다.


◇ 해저광케이블 이용한 빅데이터 산업 일으켜야

구글이 기가급 광통신사업에 참여하면서 내건 슬로건은 지금도 의미 있다고 본다. “어디서나 100배 빠른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은 100배 더 배우고, 100배 더 웃고, 100배 더 많은 직업을 구하고, 100배 더 많은 공공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당신이 ‘이런 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것이 100배 더 많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100배란 속도가 아니라 가능성이다.”

평창올림픽 때문에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동영상을 보려면 엄청난 속도를 소화할 수 있는 통신망이 필요하다. 이를 5G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미 세계는 스티브 잡스가 만든 스마트폰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생산하는 모든 것을 연결시키는 통신망 속에서 살고 있다. 전 세계 통신망과 관련된 무수한 데이터 관련 사업들은 전송속도에 민감하다. 제4차 산업은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한마디로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산업이다. 다만 연관효과가 너무나 많고 영향이 크기 때문에 빅데이터 전송망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국은 이미 오래전에 기가통신망을 광통신망이라는 형태로 가지고 있다. 부산 송정에는 1기가보다 몇만 배나 더 빠른 해저케이블이 지나가고 있다. 해저케이블 사고에 대응하는 회사도 있다. 무선통신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속도를 지닌 광케이블을 이용한 데이터처리 관련 기업을 위한 정책을 부산이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무선망이 아닌 광케이블을 직접 이용해 지역산업을 변화시킨 사례가 미국 테네시주 샤타뉴가 지역이다.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지는 송정과 기장이 지닌 자연적인 매력과 해저케이블을 활용할 빅데이터처리 산업의 발전 방향에 달려 있다. 인류의 발전은 커뮤니케이션(통신)에서 시작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많은 부분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살면서 ‘구질구질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가 있다. 그것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추억에 연연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부산은 점차 구질구질한 도시가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 과거의 추억을 소중히 여겨 많은 시간이 지난 후, 그곳을 찾았을 때의 지저분함은 바로 우리 의식의 지저분함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몰락한 후 한 일은 그동안 재직했던 직원들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돈을 지원해준 일이다. 땡처리를 위한 퇴직금이 아니라 노키아를 새로운 정신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도시를 만드는 핵심가치는 지속적이지 않다. 서서히 소멸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요소를 통해 완전히 변해나간다. 부산도 마찬가지이다. 과거를 파먹고 살려고 해서는 안 되며, 과감히 청산할 줄도 알아야 새로운 정신을 가진 사람들과 기업들이 활동하는 시간과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100년 금방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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