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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새해, 부산에 거는 기대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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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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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영수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장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특별히 세월이 오고 가는 데에 대해 둔감해졌지만 지난 2년은 필자에게 있어서 상당히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불과 두 해 전에 아주 큰 병원은 아니지만 대학병원의 원장으로서의 일을 맡아서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여태 알지 못 했던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고, 그 속에서 좋은 관계를 만드는 행운도 얻었다. 새해 새 아침에, 그동안 시간 나는 대로 기록해두었던 조각 메모들을 지금 꺼내어 반추해본다.

대학을 졸업하고 부산을 떠나서 다시 돌아온 게 20여년. 우리 병원의 개원과 함께 귀향을 해서 이제 또 8년이 흘렀다.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젊고 가장 활발하게 일할 시기에는 서울과 외국을 다니다가 고향의 부름을 받고 다시 오게 된 셈이다. 부산에 돌아와서 처음 몇 년간은 뭔가 좁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이런 저런 핑계로 서울 나들이가 많았고, 왠지 부산생활이 안정되지 못 하고 공중에 떠있는 느낌이었다. 지금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지만 아마도 당시에는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친척들이나 학교 동창들도 딱히 찾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외톨이가 되면 자꾸 이전에 속해 있던 집단으로 돌아가려는 습성이 생기고, 태어나서 자란 곳도 타향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차츰 해를 거듭하고 괜찮은 부산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어릴 적 부산이 기억났다. 점점 거기에 젖어들고 부산을 더 잘 알게 되면서 비로소 예전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부산이 가진 여러 가지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다시 온전한 '부산사람'이 된 것이다.

부산은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특유의 문화가 있다. 사투리가 정말 정겹고 야구의 응원 또한 시원하고 화끈하다. 그 속에서 함성을 지르고 노래를 불러본 사람이면 누구나 우리 부산이 자랑스러워진다. 누가 만들어준 것도 아닌데 이토록 강렬하고 원색적인 지방색이 있다는 게 너무 마음에 든다. 부산이 서울에 이은 제2의 도시고, 대부분의 무게 중심이 수도권에 쏠려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런 얘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필자는 오로지 부산이 갖는 이 엄청난 역동성과 독특한 문화를 사랑한다.

모두들 지난 해 못지않게 새해에는 정치가 더 요동을 칠거라는 예상을 한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얘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서는 서서히 사라질 지도 모른다. 병원장을 맡고나서 여러 군데 관공서를 가보고 공직자들을 만났다. 재작년 가을부터 시행된 소위 '김영란법'의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우리 사회, 특히 부산은 더 청렴해지고 투명해졌다는 인상을 받는다. 점점 성숙해지는 시민의식과 민간이나 서민 중심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새해의 정치에서는 이런 좋은 점들만 고스란히 부각되길 바란다. 적어도 부산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리라고 필자는 믿는다.

부산의 경제가 어렵다고들 얘기한다. '말뫼의 눈물'에 비견할만한 비극적인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고 걱정이 많다. 여전히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노인 인구는 급속히 늘어나는 부담스러운 현상도 이어진다. 경제가 나쁠수록 민간 중심의 자발적인 활동, 더 나아가 국가 간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우리는 뛰어난 정보통신 기술을 갖고 있으며, 부산은 거기에 더해서 우수한 의료기관들이 즐비하다. 일찌감치 의료관광을 미래의 일거리로 정해두고 외국을 분주히 드나들었던 부산시의 관계자들에게 찬사를 보낼 만하다. 세월을 따라 스러져가는 것들은 잘 정리해서 보내고, 남겨서 키워야할 것을 놓치지 말고 반드시 챙겨야 한다. 이제는 깔려있는 멍석에 민간이 발을 내딛을 시간이 왔다. 필자는 병원 일 때문에 러시아도 가고, 일본도 자주 다닌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도와주지도 않는다. 그냥 알아서 다닌다. 관(官) 주도의 교류 보다는 민간이 나서면 일이 훨씬 실제적인 것이 되고, 진행되는 속도 또한 빨라서 좋다.

사람은 어려울 때일수록 친구가 소중하고, '삼인행(三人行)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얘기처럼 함께 고민하면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새해에 부산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부산만이 가진 역동적인 문화와 정서가 근사한 정치를 이끌어내고 경제도 살렸으면 정말 좋겠다. 부산시민이라면 그 일을 해내고도 남을 사람들이다. "다이내믹 부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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