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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삼진[토천(吐天) 장이랑의 동양학 산책]
장종원 선생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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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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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학자
옛날의 진법에 팔진·오진·삼진이 있었다. 천진·지진·풍진·운진·용진·호진·조진·사진을 팔진이라고 하고, 방진·원진·곡진·직진·예진을 오진이라고 한다. 삼진은 천진·지진·인진을 총칭하는 말이다.

천진이라 함은 천상과 천시를 본받은 진법으로 해와 달, 별, 북두칠성 등의 위치와 운행의 법칙을 살펴서 진을 치는 진법이다. 이들의 위치가 한 번은 왼쪽에 있으면 한 번은 오른쪽에 있고, 하나가 앞을 향해 있으면 하나는 등을 지고 있다는 천상의 음양과 향배에 따른 천시에 맞는 진을 천진이라고 한다. 이는 동쪽의 소리를 이용하여 서쪽을 치는 성동격서라는 전술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산천, 구릉, 물 등이 전후와 좌우의 지세에 따라 유리한 곳을 찾아서 지세를 이용하는 모습을 본떠 만든 진지를 지진이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에서 바다의 형세와 해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이용하여 왜군을 물리친 전술이 바로 지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진이라 함은 장수, 병졸, 기계, 거마 등을 활동하기에 알맞게 배치하고 이용하는 진법으로 수레와 말을 활용하여 문덕을 펴고 무위를 세운다. 장수의 전략·전술이 뛰어나고 병졸들의 사기가 높을 때 수레와 말을 이용하여 적을 무찌르는 전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의 덕과 지혜와 용기를 잘 활용하는 용병의 사례를 인진이라 한다. 이 모두는 천시·지리·인화를 상징하는 진법으로 삼진을 말하는 것이다. 진법이라는 것은 군대의 배치 태세와 배치의 위치를 정하는 방법을 일컫는 것인데, 옛사람들은 이 진법에 대하여 전략·전술상의 의의 이외에 다시 신비적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고대의 전쟁에서 사용되던 진법, 무기, 차량, 기재 등은 각기 일정한 규칙이 있고 필요한 수량이 정해져 있었다. 또 동원되는 병력의 수를 감안하여 그 수량은 달라진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지금부터 약 3000년 전에도 이미 전쟁에는 다양한 진법과 무기, 기재가 활용되었다. 진법은 상황에 맞게 펼쳐졌으며 장비는 정예하고 치밀하였다. 인간의 지혜가 발달할수록 전쟁은 점차 무기와 장비의 대결로 변모하였다. 인간은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에 무기를 갖추는 경쟁부터 하므로 부와 두뇌와 노력과 시간을 아낌없이 바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하나의 새로운 무기에 국가와 국민의 생명이 걸리게 되고, 핵무기 한 개로 인류의 생존과 사멸이 판가름 날 판국에 다다르게 되었다. 인간 자신이 만들어 낸 무기에 의해 생사가 갈리게 만들어 놓고 스스로 전율과 공포의 심연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유구한 세월 동안 진보하고 향상하여 왔다고 자부하는 인류의 지성이 인간 사회의 가장 치욕이고, 죄악이며 고통인 전쟁이란 이름의 살육행위 그 하나를 해결해놓지 못하고 있다. 인간 스스로 묘혈을 파들어가고 있는 것은 통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인간이 전쟁을 위한 무기의 창안과 제조에 바치는 두뇌와 노력, 군대를 유지하고 무기를 축적하는 데에 바치는 비용을 인류 복지를 위해 쏟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엄청난 낙원을 이 땅 위에 건설하여 놓을 수 있었겠는가. 인간의 세상에서 전쟁과 무기가 없어져야 한다고 누구나 쉽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감상에만 잠겨 있을 안이한 위치에 있지 않다. 절대자가 모든 인간의 머리와 마음을 신과 같이 어질고 착한 존재로 바꿔놓기 전에는 이 전쟁과 무기의 경쟁, 전략·전술의 개발과 발전이란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지상에 전쟁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초연할 수 없다. 상대방에서 전쟁을 걸어 왔을 때 맞서 싸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싸우면 이겨야 하는 것이다. 이기지 않으면 멸망하는 간단한 명제 앞에서 우리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북쪽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4강대국의 힘의 논리는 우리를 노리는 무서운 악마처럼 포진하고 있어 또 하나의 위기의 칼날과 총탄 앞에 서 있는 모양새다.

월등한 국력만이 주변국의 야욕을 단념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 무장하고 진지를 구축하며 장비를 갖추어서 자주국방의 튼튼한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나라의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이미 3000여 년 전에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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