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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현대인에게 여유와 활력을 주는 커피 한 잔”[사람, 사람을 만나다] - (164) 천원주 커피 로스터
이현수 기자  |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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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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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원주 커피 로스터가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고 있다. 원두의 냄새나 색깔, 상태 등으로 변화를 확인하면서 불 조절을 한다.

공무원에서 바리스타로… 직접 로스팅한 원두 사용
커피, 노화방지·체지방 분해·뇌 안정 효과 등 다양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조금 과장해서 한 집 건너 한 집이 카페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로 하여금 커피를 찾게 만드는 것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바쁜 업무 중 잠시 쉬면서 커피 마시는 시간을 커피 브레이크라고 한다. 어쩌면 바쁜 일상 속에 짧은 여유 시간의 동반자라는 그 이미지 때문에 우리가 더 커피에 기대게 된 것은 아닐까 짐작을 해 본다. 마시는 동안은 쉬고 마시고 나선 그 카페인 덕에 또 열심히 일할 힘까지 주는 커피. 구서동 주택가 골목에서 8년째 카페 라루타(La Ruta)를 운영하고 있는 천원주(49세·금정구 구서동) 커피 로스터가 페루에서 만난 ‘원두커피 꾸러미’에서는 고향에 계신 엄마 냄새가 났다고 한다. 그에게서 어떤 순간에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커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바리스타 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 경기도에서 공무원 생활을 끝으로 직장인 경력을 마감하고, 온전한 나만의 일을 찾아서 남미로 떠났습니다. 특히 페루에 오랫동안 머문 적이 있습니다. 페루가 남미 커피 주요산지 중의 하나지만, 개인적으로 커피에 대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현지 직원의 소지품 중에 분쇄된 원두커피가 담긴 꾸러미를 보았습니다. 저는 마트에서 판매하는 화려한 포장의 기성품 커피가 익숙했던 터라, 어떤 커피냐고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페루는 일자리를 구하러 산맥 지역이나 정글 지역 같은 시골에서 수도 리마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직원도 그런 경우였죠. 직원의 대답은 자기 고향에서 커피농사를 많이 짓는데, 상경할 때 부모님이 싸준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그 커피를 얻어 마시면서, 일단 향수와 우리네 부모님들의 정을 떠올렸습니다. 그 기분 때문이었는지 커피가 특별하게 느껴졌고, 그때부터 시작된 관심이 지금의 직업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커피전문가라고 할 때 통용하는 바리스타라는 명칭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명칭이 의미의 전달이 안 됩니다. 이태리어 바리스타와 영어 바텐더는 같은 의미입니다. 의미는 바에서 어탠딩 하는 사람, 즉 바에서 준비하는, 시중드는 사람입니다. 같은 의미의 단어가 영어로 하면 칵테일 만드는 사람, 이태리어로 하면 커피 만드는 사람이 됩니다. 둘째, 커피 전문인이 바(카페)에서만 필요한가요? 커피재배에서부터 재료 품평, 로스팅 등 여러 수단과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람들이 음용하기까지 여러 전문 분야가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과정이 힘든지?

▲ 우리나라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것이 힘들다는 말은 못 들어봤습니다. 제 관점은 이 자격증이 공인자격증이 아니고, 내용적으로 커피의 전문성과 크게 상관없는 듯 보입니다. 여러 사단법인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서 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차라리 그 비용과 시간을 아껴서 커피와 관련해서 책을 사보거나 여행을 하거나 다양한 좋은 커피들을 경험하는 것이 더 실속 있다고 생각합니다.


- 페루에서도 프랜차이즈 커피가 인기가 있는지? 로컬 커피의 비중은?

▲ 페루 같은 경우 스타벅스가 남미 지역의 대표적인 커피 프랜차이즈로서 도시에 퍼져 있긴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그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로컬에서의 커피소비는 이웃하고 있는 브라질이나 콜롬비아에 비교했을 때 절반 이하의 수준으로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도시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피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페루의 주요 커피 생산지는 중부 지역의 안데스산맥 동쪽 경사면, 북부 아마존의 고지대, 그리고 남부의 고원 지역입니다. 전체 커피 경작지의 2/3 이상이 해발 1000m~1800m 정도의 고도 지역입니다. 이는 양질의 좋은 커피를 생산하는 환경 조건 중 하나입니다. 페루 대부분의 커피 생산자들은 작은 농가입니다. 이들은 조합을 결성하여 기술지원을 통한 경작기술의 개선으로 지역 커피의 품질을 향상시키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기농 인증이 있는 페루의 커피 종류를 직접 로스팅해서 소비자들에게 선 보이고 있는데요. 대체로 부드럽고, 깊은 맛과 향이 좋아서 드신 분들은 꾸준히 다시 찾아주십니다.


- 우리나라 커피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비싼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인지?

▲ 외국계 커피 프랜차이즈의 같은 메뉴를 유럽이나 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가 많게는 40%, 적게는 10% 정도 비싸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세금을 적게 내려고 업체가 국제 마케팅 비용과 로열티를 과도하게 책정하면서 커피 가격이 비싸졌다고 합니다. 커피는 농작물입니다. 품질의 차이에 따라, 나라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으나 보통 10등급 이상으로 나뉩니다. 등급 간 가격의 차이도 큽니다. 저급의 커피는 병든 콩, 벌레 먹은 콩, 깨진 콩, 덜 익은 콩 등의 문제 있는 콩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량은 16만t 정도 되고 해마다 10% 정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15년 기준으로 호주보다 수입량이 많고 영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양과 가격 경쟁 중심이다 보니 좋은 커피보다는 저급의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실정입니다. 시장의 논리이므로 싼 커피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만 우리 시장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균형보다는 바닥에 치우쳐서 성장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 한국에 갑자기 카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 굳이 통계수치를 안 따지고 체감하는 것만으로도 폭발적이라는 표현에 동의합니다. 사견입니다만 커피나 차의 붐이라기보다는 한국시장의 쏠림의 특성으로 생각합니다. 차나 커피 같은 오브젝트가 다양화하고 발전했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카페가 늘어난 것입니다. 일반 카페의 메뉴판만 보더라도 순수하게 커피나 차의 종류를 소개하기보다는 이를 이용한 혼합 음료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이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적당한 예가 될지 모르지만 편의점의 경우입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짧은 시간에 그 수가 급증하여 인구당 점포 수가 편의점의 원조 격인 일본을 앞질렀다고 합니다. 아마도 100년도 안 되는 시간에 정치 사회적으로 중세봉건주의, 근대민주주의, 현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격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조급함이 우리의 유전자에 포함된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성향이 사회 전반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사업의 행태와 내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 루왁커피가 유명한 건 단지 제조과정 때문인지? 맛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 많던데 드립 방식을 달리해야 하는가?

▲ 커피를 모르는 사람도 루왁을 이야기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한 미국 커피유통기업이 이야기를 만들어서 마케팅에 활용한 탓이 큽니다. 내용인즉 ‘야생의 사향고양이가 잘 익은 커피체리만을 엄선하여 따먹어서 양질의 커피콩만을 생산 내지 배설하였다’. 다른 한 가지는 ‘사향고양이가 소화하는 과정에서 생두에 화학적인 영향을 끼쳐 커피의 아로마에 좋은 영향을 미쳐서 특별하다’인데요. 후자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전자는 일면 맞는 듯 보이나 실상은 다릅니다. 다큐의 소재로도 간간이 나오는데,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사향고양이를 제한된 공간 안에 가둡니다. 그 공간도 점점 줄어들어 나중에는 좁은 철창에 가두고 커피체리를 먹입니다. 그나마도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개나 원숭이 같은 다른 짐승들도 같은 목적을 위해 사육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인간의 욕심이 다음번엔 향유고래에게 커피를 먹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피루왁맛에 매력을 못 느끼는 분들은 솔직하고 건전한 미각을 가진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에 좋은 커피들이 많습니다만 생두 자체를 보면 동남아시아 지역보다는 아프리카나 중남미의 콩들이 전반적으로 더 좋습니다. 추출의 방법 중 드립의 경우는 기술과 숙련도에 따라 편차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맛을 결정하는 요소 중 70%는 생두의 품질과 상태, 20%는 로스팅, 10%는 추출이라고 말합니다. 원재료의 품질이 먼저 보증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커피산업의 전망은?

▲ 커피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9세기의 기록에 등장한다고 합니다. 17세기 유럽에 커피 하우스가 등장하였을 정도로 인류의 문명사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지금도 단일 교역품목으로서 교역량이 원유 다음이라고 합니다. 커피와 관련된 분야도 다양합니다. 커피와 관련된 기구와 기계들도 많고요. 그중에는 커피분쇄기, 추출을 위한 에스프레소 기계, 로스팅 기계 등이 있습니다. 커피 생산업, 생두 유통업, 커피 관련 국제구호개발기구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필요가 지금까지 커피산업을 성장시킨 것처럼 앞으로도 발전해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 바리스타를 꿈꾸는 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커피를 배운다. 커피 관련 일을 한다. 멋지게 라떼아트를 표현하면서 뽐내고 싶다. 대회에 나가서 상도 타고 유명해지고 싶다. 커피를 이용해서 돈을 많이 벌어보고 싶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심입니다. 하지만 어떤 때에는 따뜻한 커피 한잔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커피의 궤적이 인류사와 함께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행복은 성공보다는 관계에서 오는 것이라고 하지요. 커피가 그 훌륭한 매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한 번쯤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 다른 카페도 순례를 다니는지?

▲ 저는 운이 좋게 우리나라 커피 1세대인 1서 3박 중 두 분인 박상홍 선생님과 보헤미안 박이추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과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7년 전에 한 달 남짓 동안 오사카에서 북해도의 아사히다께까지 여행하면서 박이추 선생님이 소개해주신 일본의 유명하고 오래된 키사텐과 카페를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각각의 지역마다 그들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동경의 긴자에 있는 카페를 운영하던 고령의 마스터. 이분은 일본커피계의 대부라고 불리는 분인데 아마도 지금은 작고하셨을 듯합니다. 바리스타와의 만남 외에도 오사카, 동경, 삿포로, 아오모리, 아사히다께 등에서 만났던 마스터들의 낯선 이방인을 대하던 관심과 친절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북유럽을 포함해 유럽 지역도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우연히 독일 전역의 커피 로스터 모임을 접할 기회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요. 자신의 로스팅 노하우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알려 주신 분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모임 자체의 성격이나 사람들의 태도가 상당히 개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가성비가 제일 좋은 원두는?

▲ 기호의 문제라 얼른 말씀드리기는 어렵군요. 하지만 언급한 코피루왁은 질문과 반대의 경우가 될 것 같습니다. 같은 고메(gourmet)급 카테고리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이나 파나마 게이샤보다 위의 가격 수준입니다. 전반적인 가격 수준이 그랬습니다. 최근에는 파나마 게이샤의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올해 특별한 파나마 게이샤의 ㎏당 생두 가격이 160만 원이라고 합니다. 가격이 원두의 전체 품질과 개인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서 다양한 종류의 좋은 원두 자체를 경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 커피와 건강에 대한 내용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 커피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의 함량이 와인보다 많다고 합니다. 폴리페놀은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산소(유해산소)를 억제하여 노화방지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커피는 체지방 분해 효과도 있습니다. 지방을 연소하여 기초신진대사에 필요한 부분 외의 에너지를 발생시킵니다. 바로 커피의 다이어트 효과입니다. 하지만 에너지를 소모하는 움직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운동효과입니다. 커피는 항균작용이 있습니다. 위궤양을 일으키는 피로리균과 소화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성대장균에 대하여, 커피의 농도에 따른 균의 증식억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커피는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합니다. 동맥경화의 원인은 저비중 리포 단백(LDL)이 과다해져 혈관 내에 침착하여 혈액 순환 장애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비중 리포 단백(HDL)이라는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것이 최선입니다. 커피에 HDL을 증가시키는 작용이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커피에서 향을 논하지 않을 수 없겠죠. 긴장을 풀고 휴식의 상태에서 생기는 뇌파인 알파파가 커피 향을 맡았을 때 증가한다고 합니다. 동시에 뭔가를 판명하고 처리할 때도 커피 향을 맡으면 뇌의 움직임이 향상되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커피의 효능은 순수한 커피 자체에 대한 것입니다. 대중적인 커피 메뉴, 흔히 베리에이션이라고 하며 휘핑크림이나 시럽을 섞은 혼합음료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현수 기자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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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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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2017-11-16 19:39:04

    좋은 기사네요! 지나치게 상업화된 한국의 카페문화에 질렸었는데 커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겨났어요. 단순히 커피얘기만을 다루는게 아니라 참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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