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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길천마을 이주 약속 지켜 원전신뢰 회복해야”[릴레리인터뷰] - 구태길 길천마을 이주협의회 회장
장청희 기자  |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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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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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태길 길천마을 이주희망자협의회 회장이 28일 신고리원전3·4호기를 바라보며 신고리원전 유치 청원운동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신고리3·4호기 너머 신고리5·6호기 건설 현장이 있다.장청희 기자

길천마을 이주단지 조성 등 청와대 등에 건의
한수원 등 이주약속 수십년째 이행 않아
“산에 매립된 원전 핵종 발굴해 봉인해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5·6호기의 건설 여부에 대한 ‘공론’을 정부에 권고하게 될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원전건설 현장을 찾은 28일.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길천마을 이주희망자협의회 구태길(76)회장은 마음이 찹작했다.신고리 현장과 가까운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길천리에 살고 있는 구 회장은 이날 신고리5·6호기공론회위원회 위원들이 ‘공사 중단 반대 범울주군민대책위원회’ 주민들의 저지로 30여분간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과정을 지켜봤다.구 회장은 “정부가 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적 합의와 공론화 과정을 생략하고 주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결과”라고 탄식했다.신고리원전이 부산 기장군과 울주군에 건립될 수 있도록 주민청원을 한 주역인 그에게 고리원전은 애증의 대상이다.그는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국민권익위원장,산업통상부장관 기장군수,윤상직 지역 국회의원 등에 ‘길천마을 이주 단지 조성’등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냈다.


-왜 건의서를 냈나.

“정부가 신고리 원전 유치의 전제조건인 길천마을 이주 약속을 수십년째 지키지 않아 마지막 수단으로 6개 기관에 건의서를 냈다.고리원전1호기와 가장 가까운 길천마을 이주 희망자에 대해 집단이주 단지를 조성해 달라는 것과 마을뒷산에 매립된 원전핵종을 모두발굴해 영구처분장으로 옮기고,정부 지원사업으로 건립된 마을해수탕의 비리의혹에 대해 수사와 고리원자력본부 등 관리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가 길천마을 이주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

“신고리1·2호기 건립은 1992년 길천리 주민들이 정부와 주민간 상생을 하지는 취지에서 유치청원을 하면서 가능하게 됐다.1998년 12월 당시 한전이 주민과 ‘개인별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에 대해 협의를 거쳐 이주를 시행한다’는 합의를 하고도 이행하지 않았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주민들이 이주대책과 발전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자 고리본부,기장군,마을대표가 협의체를 구성해 ‘이주 여부’를 용역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한 뒤 2014년 5월 ‘이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이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합의를 해놓고 왜 실천이 안되고 있나.

“ 이주를 희망하는 140 세대가 길천마을이주희망협의회를 결성해 본격 추진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이주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한수원과 고리원자력본부가 이주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고리원자력본부 역대 일부 본부장과 고위간부,실무책임자들이 갖은 방법으로 마을집행부를 회유하고 이주 희망 주민과 집행부를 이간질해 이주문제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신고리 원전은 1992년 2월 기장군 장안읍 효암마을과 길천마을,울주군 서생면 비학마을이 공동으로 원전추가유치조건부운동을 벌여 건설이 가능했다.정부는 당시 비학,효암,길천마을의 집단이주를 약속했다.그러나 1997년 12월 원전건설부지를 고시하면서 고리원전에서 거리가 가장 가까운 길천마을은 제외,집단이주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마을 해수탕 비리의혹 수사도 건의서에 포함됐는데.

“ 한수원이 100억원을 지원해 건립한 마을해수탕이 준공 후 발생한 하자보수 공사비 중 1억8000만 원이 마을 기금에서 지출됐다.시공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하자보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해수탕 시공업체 선장과 하자보수 등의 과정에서 여러가지 비리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이를 밝혀달라는 것이다.그리고 이같은 비리의혹은 결국 한수원이 엄청난 비용을 지원하고도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리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마을이 어떤 피해를 보았나.

“주민들의 주 소득원인 논과 밭이 수용돼 주민 대다수로 일용 노동자로 전락해 근근히 생계를 유지했고,해수욕장 모래가 유실되어 멸치잡이 어업이 완전히 상실됐다.미역양식장도 원전 온배수 배출로 폐허가 됐다.마을 바닷가에 4~5m의 콘크리트 옹벽이 설치돼 마을경관을 망쳤다.”

-원전이 지척에 있어 주민들의 안전 걱정도 많은 텐데.

“원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유치청원을 했지만 크고 작은 방사능 유출사고로 주민들이 받은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다.방사능 폐기물을 마을 뒷산에 몰래 매립한 사건,원전 구내 방사능 오염사건,고리원자력본부 직원들의 각종 비위 사건 등이 발생해 고리원자력본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무너졌다.이처럼 신뢰가 무너진 것이 현재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사태를 불러 온 일부 원인도 된다고 본다.”


-길천마을 주민들의 원전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기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나.

“주민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리원자력본부가 마을뒷산에 매립한 원전 방사능 핵종에 대해 전면적인 발굴을 해 드럼에 봉입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영구처분장으로 이동해야 한다.이를 위해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열어 주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는다면 왜 이같은 조치가 필요한 지를 알 것이다.”


-길천마을 이주와 해수탕 비리의혹을 둘러싸고 주민간의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데.

“2014년 7월 31일 신고리 5, 6호기 건설과 관련해 당시 통상산업부 차관이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마을을 방문하기에 앞서 마을에 설치된 이주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현수막들이 주민의 동의 없이 철거돼 갈등이 빚어졌다. 주민들은 또 한수원이 지원해 건립한 해수탕이 준공후 발생한 하자보수 공사비가 마을 기금에서 지출돼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됐다. 이같은 갈등은 한수원이 이주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이다.특히 2014년 5월 산업통상부장관,지역 국회의원,한수원사장, 기장군수, 마을대표 등 5명이 이주를 희망하는 주민은 최우선 이주토록 하고 잔류하는 주민을 위한 마을 발전 방안을 세우기로 합의하고도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이 진행 중이다.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에 대한 의견이 있나.

“문제인 정부서 부각되고 있는 ‘탈 원전’ 에너지 정책이 방향은 맞다고 본다.원전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보여 주었듯이 값싼 반면 높은 위험성을 안고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장기적으로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서 이젠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그러나 건립이 진행중인 신고리원전5·6호기 건설을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탈 원전의 정책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 활동의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운동에 앞장섰다가 신고리1·2호기 유치운동을 벌인 그는 “원자력 공부를 하다보니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지역도 발전하고 정부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수 있는 길을 찾게됐다”고 회고했다,

‘원전 박사’로 통하는 그는 1989년 길천리 마을 이장을 맡아 원전법을 만드는데 기여했으며 원전 주변지역 자녀의 장학금 제도,공채 10점 가점 제도,민간감시기구 등을 만드는데 앞장섰다.

그는 “9대째 살고 있는 고향이 원전의 제한구역으로 설정되면서 어업권 상실,양식장 폐업,우회로로 개설로 인한 상권 위축,자연경과 훼손 등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신고리 원전 유치때 약속된 이주문제를 반드시 원활하게 해결해 주민들에게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장청희 기자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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