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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존이’<求同存異>로 한일간 갈등 풀어야[리더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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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8  12: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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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복
   부산관광협회 부회장
   대륙항공여행사 대표
야마자 엔지로(山座円次郞), 마츠이 사다오(松井貞夫),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尙史)라는 일본 외교관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부산시민은 몇 명이나 될까.

지방 영사관이 국제적 관심을 끈 것은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였다. 1876년 일본이 부산을 개항시킨 뒤 영사관에서 근무했던 외교관의 역사는 부산의 근대사와 함께 한다.

26세의 나이로 1892년 부산항에 내렸던 야마자 엔지로는 일본 외무성 초임 외교관이었다. 그는 독도 왜곡의 뿌리이자 제국주의의 야욕을 실천한 첨병이었다. 첫 작업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철로 측량 작업이었다. 조선의 새를 사냥한다는 명분으로 조선 정부의 허락을 받아내 붉은 깃발을 세우면 사람들이 접근치 못하게 했다. 그가 벌인 측량작업을 바탕으로 1904년 12월 27일 경부선 철로가 완공되었다.

야마자 엔지로의 행적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독도를 강제로 편입하는 작업이었다. 1907년 헤이그밀사 사건 이후 일본은 대한제국의 외교는 물론 모든 권한을 빼앗는 정미7조약을 체결했다.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건들은 야마자 엔지로의 손을 거쳐 이루어졌다. 그는 영국에서 4년 근무한 뒤 1913년 중국 특명대사로 부임한 이듬해 중국의 실권자 위안스카이(袁世凱)가 독살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남기며 4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마츠이 사다오는 14년 동안 한국에서 근무했다. 만날 때마다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두 나라 민족 간의 극명한 차이점을 서로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랬다. 2015년 6월 22일 한, 일수교 50주년을 맞았을 때 미국, 중국의 양강구도 속에 끼어있는 한, 일은 미래 비전을 공유하면서 공동 번영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모리모토 야스히로는 2016년 5월 부임한지 1년 만에 일본 정부가 귀국 명령을 내렸다. 소녀상 때문이었다.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은 시민단체다. 한국정부가 당장 소녀상을 철거할 수도 없는데 자국민 보호를 맡은 영사라 빨리 돌아가 일했으면 좋겠다는 발언 때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비판이라는 멍에를 지고 부산을 떠났다. 그는 최선을 다했다. 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는 양국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관광업계는 물론 언론사, 동구청, 부산시를 방문하고 부산을 대표하는 수많은 인사들을 만났다. 부산은 담을 맞댄 이웃이요, 양국 문화교류의 교두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소녀상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랬다. 돈독한 양국 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한 인물이었다. 편두통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법안스님이 만든 단주를 선물했다. 군청색 수정단주를 하늘에 비추어보며 소년처럼 해맑게 웃던 모리모토 야스히로가 주한일본국대사로 부임할 날을 기다려본다.

2017년 7월 6일 주부산일본국총영사 이·취임 리셉션이 있었다. 이임사와 취임사는 한 편의 서사시였다. 미치가미 히사시 총영사는 주한일본국대사관의 총괄 공사와 문화원장을 역임했다. 한국 근무가 네 번째다. 그의 한국말은 완벽하다. 감탄할 정도로 한국말을 구사한다. 한국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권의 책을 출간했다. 한마디로 한국통이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미치가미 히사시 총영사와의 면담을 거절했다. 앞으로도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쟁점들은 당분간 보류해두고 공동이익을 추구한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책으로 갈등을 풀어줄 것을 호소 드린다. 경제, 문화, 관광 등 한, 일 양국민의 인적 교류가 한 해 7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성신교린(誠信交隣)의 민간 교류를 성숙시키는 지름길은 용서하되 잊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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