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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좋은 스승·주치의·새 삶의 활력소”[사람, 사람을 만나다] - (162) 박예본 여행가·바나나투어 우경부산지점 대표
이현수 기자  |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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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1  17: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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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본 바나나투어 우경부산지점 대표가 여행업계의 동향과 ‘좋은 여행’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외여행 연 2000만 시대… 후불제여행제도 등 시행
초저가 패키지 상품, 강제쇼핑·옵션 붙는지 잘 살펴야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이 나타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8월은 대부분의 사람이 여건이 허락하면 휴가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추세다. 서구의 바캉스 개념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상륙해 여행이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여행을 좋아해 많은 여행을 했고 이제는 아예 여행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있다. 특히 그는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에 걸쳐 가족과 함께 크메르의 프놈펜에서 지역 봉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일선에서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박예본(47·여·사하구 다대동) 바나나투어 우경부산지점 대표를 만나 여행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여행업에 종사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제가 여행업에 종사하게 된 데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제게는 아주 당연하고 필연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4가지가 있는 사람인데요. 제 삶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4가지 요소, 곧, 신앙, 음악, 독서, 여행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신앙을 통해서는 삶의 가장 중요한 영의 양식을 공급받고, 평생의 기쁨이자 즐거움을 주는 친구로서 음악을 제 곁에 두고 있습니다. 살아오며 특별히 따랐던 멘토나 스승이 없었던 저로서는, 지금까지 독서를 통해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고 수많은 스승을 만났는데, 이 모든 것을 확인하고 깨닫고, 세상과 제 삶을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통찰력을 길러 주었던 도구가 바로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업에 투신해 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을 때, 단 1분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 여행사에서 어떤 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습니까?

▲ 제가 일하는 회사는 자유여행을 위한 에어텔부터, 크루즈, 성지순례, 허니문, 해외관광패키지, 어학연수, 문화·역사 테마여행, 단독·단체여행 기획까지 말 그대로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국내외의 거의 모든 여행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어떠한 여행을 상상하고 계획하든지,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여행 인구가 연간 2000만을 훌쩍 넘는 시대에 시간과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아 여행을 생각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후불제여행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여행을 하고자 하는 마음만 준비하면 나머지를 함께 준비해 드리는 Non-Stop Service의 개념으로 고객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 최근 여행업계 동향은 어떠하며,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특별히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여행업계의 동향을 말씀드리면,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여행업계에도 ‘비수기’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평수기-성수기-극성수기라는 새로운 패턴이 생겨난 가운데, 여행 관련 상품과 정보는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고, 여행업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각 회사들이 여행지와 상품에 구축한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 간혹, 땡처리, 초특가라는 이름으로 초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을 기획하여 저가로 해외여행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데, 이로써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이점이 있을 수는 있으나, 여행업의 수익구조는 생각보다 복잡하여 주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필요 이상의 저가 여행의 경우, 현지에서의 옵션이나 강제쇼핑으로 지출해야 하는 경비가 추가되어 결국 소비자의 불만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여행 초보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거나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정확한 정보를 얻어서 여행을 계획하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막고 만족도 높은 여행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여행업계는 여름방학과 10월 황금연휴기간의 극성수기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상황입니다. 10월 황금연휴의 경우, 평수기의 3~4배에 달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유명 관광지의 예약이 이미 수개월 전에 마감된 상황이기는 하나, 일부 노선의 경우 취소된 여행권 또는 리뉴잉 상품도 간혹 나오고 있으므로 틈새 정보에도 귀를 기울인다면 여행의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 좋은 여행이란 어떤 것인가요?

▲ 여행의 취향만큼 개인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정된 형태의 여행을 반복하기보다는 때에 따라 적절한 여행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겠지요. 어떤 사람에게는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누구와 함께하느냐 또는 왜 가느냐가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별도의 준비과정이 필요 없고 마음 편히 즐기기만 하면 되는 패키지여행이 편리할 때도 있고, 철저히 혼자가 되어 ‘훌쩍’ 떠나보는 자유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여행을 원하든, 무엇을 위해 이 여행을 하려는 가를 생각해 보고 준비하는 것이 좋은 여행의 출발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테마를 정해 떠나는 여행을 즐깁니다. 인문학의 원류를 좇아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클래식기타음악에 푹 빠져 기어이 그라나다로 날아가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의 선율에 젖어드는 환희를 맛보기도 하고, 광복절이 되면 상해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건물을 찾아 애국선열들의 발자국을 되짚어 보기도 하는 것 등 말이죠. 여행코스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일탈의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해 질 무렵 텍사스 외각의 텅 빈 고속도로를 지루해질 때까지 질주해 보는 것도 좋고, 자신을 찾아 떠나고자 하는 분들에겐 몽골과 네팔의 트레킹을 권하고, 한적한 열대의 바다를 탐험하고 싶다면 말레이시아의 빈툴루나 캄보디아의 송 사 프라이빗 아일랜드를,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지루해지기까지 한 세속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로 가보시기를 권합니다. 특별함을 추구하는 분에겐 오히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적을 따라가 보기를 추천합니다. 특별함이란 ‘새로움’이 아니라 ‘유일함’과 ‘모방할 수 없음’의 동의어라는 것에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철저히 제 취향대로의 추천입니다.

요즈음, 교육적 측면에서 자녀의 여행을 의뢰하는 분들도 늘고 있습니다. 평생 청소년 대상 사역으로 유명한 한 목사님이 학부모 특강에서 ‘6개월 치 학원 보낼 돈으로 자녀에게 여행을 선물하라. 우수한 학습프로그램보다 백배는 월등한 교육효과를 볼 것이다. 여행에서 각성한 아이들은, 눈빛이 달라져 돌아온다. 6개월의 학습 공백 따위는 얼마든지, 언제라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적 자산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 내심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제 아이들이 생각났기 때문인데요. 이런 엄마 둔 덕분에 제 아이들은 기저귀 차고 다닐 때부터 여름이면 10년도 넘은 낡은 경차에 실려 뜨거운 열기와 싸워가며 전국을 누볐고, 겨울이면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선택된 코스로 국외를 다녔습니다. 여행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는 확신을 굳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저 자신 역시 책 속의 스승도 많았지만 ‘길 위의 스승’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웠으니까요.


- 여행의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 여행의 의미는 여행을 하는 각자에게, 또, 각각의 여행마다 주어지는 별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휴식, 자유로움, 구도, 체험, 치유, 도전, 만남, 변화, 업무 등, 때로는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고 그저 ‘훌쩍 떠남’으로써 시작되었던 여행 속에서 자신도 몰랐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자아를 찾아가게 되어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떠나보면, 결국 돌아오기 위해 떠나왔음을 실감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하나의 여행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다음 여행의 계획이 끝나는 때입니다.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교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떠나기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종이 되는 것이며, 삶이 말라붙어 감각이 상실된다”라고 했습니다.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다녀온 여행의 경험담과 그것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이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한없는 부러움과 동경의 눈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아직도 여전히 떠날 수 없음에 상심합니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없음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사실 직장, 가정이 우선되어야만 하는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뭐라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자유로이 떠날 수 없음의 진짜 이유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나 스스로에 대한 ‘방관’의 의지가 한몫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내 삶의 주인은 나이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나’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행을 원하면 떠나면 되지 않느냐는 제 말에 반발하는 분이 많습니다. 매일의 성장과 발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속성상 그것을 위배해가며 여행을 해야 하는 필요성을 인정하기 힘들어합니다. 그러나 단 한 번이라도 여행다운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여행 후의 손익계산서에는 적자가 나타날 수 없음을 압니다. 제 경우에도 20여 년의 시간 동안 15개국과 외딴 낙도지방을 제외한 국내를 여행하며 물질과 시간의 여유가 충족되어 떠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빚을 내서 떠난 여행은 있지만요.


- 여행을 하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특별히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호주를 여행하면서 만났던 한 독일 여성이었는데요, 어린 두 자녀를 남편에게 맡겨두고 직장에는 3개월의 휴직 신청을 한 후, 50일째 오세아니아를 여행하고 있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의 이유와 목적에 대해 물었을 때, 그녀는 ‘여행은 생활 속의 이벤트가 아니다. 내게 있어 여행은 삶을 이어가는 필수과정이다.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내 가족과 가정을 위해서 나는 건강해야 한다. 그런데 여행은 나의 육체와 정신을 단기간에, 한 번에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주치의다. 다만 처방을 스스로 내린다는 것이 진짜 의사와 다를 뿐이다’라는 멋진 말을 해 주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의 본질을 알리고 생애 최고의 여행을 계획해 드리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딱히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만, 하루가 더도 말고 딱 28시간이었으면 좋겠다 할 만큼 여러 가지 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일들을 가능한 빠른 시간 내 과정을 이수하여 마무리하는 것이 계획이라면 계획이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밤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 본 낯선 땅에 대한 동경이 도무지 사라지지 않아, 구두를 벗어두고 낡은 운동화로 갈아 신고는 늘 풀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배낭을 들고 그대로 현관을 나서는 순간이 언제라도 올 수 있겠지요.

흔히,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제 사무실 한쪽 벽에 부산에서 홍콩, 상파울루, 맨해튼, 파리까지의 거리를 써넣은 이정표가 그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그린 이 이정표의 마지막 푯말에 ‘How far is your heart?’라는 문구를 써넣었습니다. 자유롭게 떠나보고 싶다면 먼저 마음의 거리를 극복해 보라는 의미로 말이죠. 바로 지금, 나를 찾아, 나와 함께하는 여행, 어쩌면 우리 모두는 결국 ‘길’ 위에서 가장 행복하며,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Homo Viator(여행하는 인간)’들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현수 기자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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