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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를 보고나서[리더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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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6  17: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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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평수
    ㈜한조 기술연구소장
최근에 개봉한 ‘군함도’란 영화를 지인들과 같이 보았다. 일 년에 기껏해야 몇 편 정도 보는 영화이지만 일단 영화의 줄거리가 한국의 역사적 비극이 담겨있는 나가사키항의 앞에 있는 군함도를 배경으로 삼고 있어서 흥미를 자극했다. 멀리서 보면 섬의 형상이 꼭 군함 같다고 해서 ‘군함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1940년대에 많은 조선인이 이 섬의 해저탄광으로 징용돼 강제 노동에 시달린 한이 서린 곳이지만, 일본 측의 집요한 시도로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의 유산으로 등재한 ‘군함도’를 일본정부가 이제는 조선인 강제징용표기라는 후속조치를 미루고 있다. 이러한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은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던지고 있으며, 당장 한·일간의 위안부합의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조선 징용자 중에 아버지와 큰아버지, 작은 아버지도 계셨다. 내가 어렸을 적에 큰 아버지집 옆집에 살고 계셔서 여름철에 저녁을 먹고 마당의 평상에 모여 모깃불을 피우고, 큰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일제시대 징용가서 겪었던 이야기를 수없이 듣곤 했다. 자세히는 기억나지는 않지만, 작은 아버지의 허리 다치신 이야기며 아버지께서 일본에서 일하셨다는 것은 들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아버지께서 일본에서 찍은 사진을 어려서 보았지만 아쉽게도 어머님이 버리셨다고 들었다. 어머님은 40대 초반 젊은 나이의 돌아가신 남편에 대한 원망과 사랑을 가슴에 묻어두고 차마 사진을 볼 용기가 없으셨던 것 같다. 그동안 아버지가 일본에서 어떻게 생활하셨는지,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는지 몰랐고, 알려고 애쓰지도 못했다. 어느 지역 탄광에서 일하셨는지, 아니면 일본의 어느 군수업체에서 일하셨는지 모르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을 했다. 이제는 아버지는 달랑 일본에서 찍은 말쑥하게 양복입고 찍은 사진 한 장만이 내 기억에 남아있다. 그리고 어렸을 적에 고향 시골집에서 저녁에 천자문을 알려주시던 기억이 아득하게 남아있다.

군함도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 그 중에 하나는 거대 자본에 의한 스크린 독과점문제가 언론을 달구고 있으며, 실제로 전국 스크린 2758개중 1961개를 장악해 무려 71.1%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영되고 있는 영화를 보면 관객의 관심을 끌만한 작품은 거의 없는 상황이고(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이나 실제로 관객수를 보면 사실임), 군함도 영화에 필적할만한 정도의 영화는 보이지 않으므로 스크린수를 과점하는 것은 당연히 시장논리에 따른 것이라 판단된다. 그동안 외국의 거대자본이 제작한 영화들 중에 스타워즈시리즈를 보면 한 두번 정도는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로 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연작을 거듭할수록 식상한 스토리전개와 거의 비슷한 우주비행선의 등장이지만 상당한 관객수를 기록하곤 한다. 이것은 스크린 독과점과 자본이 결합한 결과이지만 군함도의 스크린독과점과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영화에 대한 진흥과 산업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키워야할 산업이라고 본다.

두 번째는 영화스토리에 대한 일본의 반발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역사적인 문제의식을 키우는 관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될 것으로 본다. 영화스토리가 역사적인 사실과 약간 다른 부분이 있지만 군함도에서 저질러질 일본의 강제노동과 인권탄압은 변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이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하며, 영화를 제작해서 상영하는 것은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영화가 주변의 중국이나 동남아 등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동병상련을 느끼고 한류도 전파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일본정부의 ‘군함도’ 세계문화유산기록에 조선인 강제징용의 표기를 명시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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