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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환적화물 운송료 현실화돼야…집단 운송거부는 유보”이길영 부산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트랙터 분과위원장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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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1  15: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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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운송료 부분 지원 등 대책 내놓아
열악한 근무환경에 트레일러 기사 떠나
업계 유지 힘들어 근본적인 대책 필요해

   
▲ 이길영 부산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트랙터 분과위원장. (사진=김형준 기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온 부산항은 바야흐로 이제 세계 2대 환적항을 꿈꾸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약 5조원(재정·민자 포함)을 투입해 부산항을 세계 2대 컨테이너 환적허브항으로 육성시킨다는 청사진을 내걸고 있다. 해수부는 부산항의 세계 제2대 환적거점항 육성을 위해 2020년까지 부산항의 환적물동량을 13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까지 끌어올리고 약 1조 5000억원의 경제파급효과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부산항의 지난해 전체 물동량 중 환적화물 비중은 수출입화물 960만TEU를 웃도는 51%를 차지해 부산항은 명실상부한 동북아 1위 환적 중심 항만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부산항에서 종사하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는 종사자들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부산항에서 부두간 환적화물 수송을 담당하고 있는 트레일러 기사다. 이들은 환적화물을 부산항 부두 곳곳으로 수송하며 부산항에서 실핏줄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낮은 운송료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에 이길영 부산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트랙터 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부산항 부두간 환적화물 컨테이너 수송 트레일러 기사들의 현 실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부산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트랙터 분과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 협회는 동북아 물류의 중심인 부산항의 ‘허브화’ ‘현대화’ ‘세계화’에 발맞추어 우리 화물운송업도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산업의 대동맥으로써의 위상을 드높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1962년 설립됐다. 현재 협회에는 부산지역 화물자동차운송업체 1000여 곳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으며 트랙터 분과에는 부산항 환적화물 운송업체를 비롯해 약 700여곳의 업체가 소속돼있다.
 

- 트랙터 분과는 최근 운송료 현실화를 내걸고 집단 운송거부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유보했다. 이유를 들려준다면?

▲ 화물운송사업자협회 트랙터분과는 지난 31일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부 관계자 등과 만나 논의한 끝에 운송료 부분 지원, 용역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 등을 약속받았다. 부산항만공사는 선사에 주는 환적화물 타 부두 운송료 지원금 가운데 일부를 중소 운송사들에 지급하기로 했다. 또 용역을 통해 환적화물 수송업체들의 정확한 실태 조사, 이를 토대로 한 구간별 적정 운송료 산정, 환적화물 운송사 통합 방안 등 장기적인 발전방안도 마련해 올해 말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차량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터미널 상·하차시간 단축, 운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환적화물 수송 플랫폼 구축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당초 내부적으로 고려했던 집단 운송거부를 일단 유보하기로 한 상태다. 오는 12월까지 약속한 20% 운송료 인상안이 반드시 지켜졌으면 한다. 발 빠르게 대책을 마련해 준 부산항만공사 측에 감사드린다.
 

- 부산항 환적화물 트레일러 기사들의 현재 근무 여건과 환경을 들려준다면?

▲ 우선 수송운임이 너무 낮은 것이 문제다. 해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지난 4년간 운임 인상은커녕 되레 낮아졌다. 트레일러 기사들은 일의 특성상 24시간 근무로 밤을 세워가며 일을 한다. 한해 동안 쉬는 날도 부산항이 문을 닫는 설날과 추석 등 명절뿐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달 꼬박 일을 해서 버는 돈은 25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의 갑질 횡포도 심해 트레일러 기사들의 근무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터미널 운영사가 해야 할 빈 컨테이너 내부 청소 및 스티커 제거 작업을 트레일러 기사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항 배후도로 트레일러 운행 차량의 과적 단속도 환적화물 트레일러 기사들의 근무 여건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 낮은 운임에 부산항 환적화물 수송 트레일러 기사들이 직장을 떠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들었다.

▲ 앞서 이야기한 이유들로 인해 인력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환적화물 수송업체들이 환적화물 운송업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낮은 운임에 부산항 환적화물 운송업체에 소속된 기사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 빠져 나가고 있다. 운송료가 낮은 이유에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 부산항에 배를 대는 글로벌 선사들은 1군 대형운송업체와 계약을 맺고 선박에 실린 환적화물 운송을 처리한다. 선사로 부터 일감은 받은 1군 대형운송업체는 다시 2군 중소운송업체에 환적화물 운송을 위탁한다. 1군 대형운송업체는 중개자의 역할만 할뿐 실제 운송은 2군 중소운송업체가 도맡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13곳에 달하는 1군 대형운송업체들이 경쟁입찰을 통해 선사로부터 일감을 가져오다보니 입찰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고 적자를 보는 구조임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운송 계약을 하고 있다는데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군 중소운송업체에 지급되는 운송료도 덩달아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 컨테이너 청소 전가 등 선사와 터미널운영사의 갑질이 횡행하고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려준다면?

▲ 컨테이너 화물을 운송하는 트레일러 기사들은 아무런 대가도 못 받고 빈 컨테이너 내부 청소나 위험물 스티커 탈부착 작업을 하다가 각종 사고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는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들이 부당하게 기사들에게 청소나 작업을 떠넘기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기사들은 사고를 당해도 하소연은커녕 보상도 못 받는 등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있지만 누구도 나서서 해결해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사들이 터미널에서 배정받은 빈 컨테이너를 화주에게 가져다주기 전에 살펴보면 안에는 각종 쓰레기와 흙먼지 등이 그대로 남아 있고 녹까지 심하게 슨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다른 컨테이너로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기사들은 어지간하면 직접 컨테이너 내부를 쓸고 닦고 페인트칠을 해서 화주에게 가져간다. 심지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위험을 무릅쓰고 높이 쌓인 컨테이너 더미에 올라가 자신이 실어야 하는 컨테이너 내부를 미리 살펴보는 일까지 하고 있다. 선사들이 배에서 내린 빈 컨테이너를 검사해 문제가 있으면 수리와 세척을 거쳐 깨끗한 상태로 넘겨줘야 하지만 대부분 이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
 

- 그외에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들은 상태가 나쁜 컨테이너를 실어주고는 교환을 요구하는 트레일러 기사에게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고 자신들이 지정한 장소까지 옮기도록 하는 횡포도 부리고 있다.  부산항 각 터미널 내 야적장에서 배정받은 빈 컨테이너 내부를 살펴보면 청소가 안 됐거나, 심하게 녹이 슬었거나, 찌그러져 있는 등 도저히 화주에게 가져다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나쁜 경우가 많다. 교환을 요청하면 선사나 운영사는 수리나 청소가 필요한 컨테이너를 따로 쌓아놓는 곳으로 해당 컨테이너를 옮기도록 기사에게 시킨다. 기사들이 지정한 장소까지 문제 있는 컨테이너를 실어주고 다시 야적장까지 돌아오는 거리가 2㎞ 정도이고 이 과정에서 1시간 이상을 허비한다. 이외에도 24시간 쉬지 않고 하역이 이뤄지는 부산항에서 야간에는 컨테이너 반납이 이뤄지지 않아 트레일러 기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는 트레일러들이 특정 시간대에 몰리면서 항만운영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도 되고 있어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 협회에서는 부산항 배후도로의 컨테이너 트레일러에 대한 과적 단속 개선도 요구하고 있는데?

▲ 부산항 배후도로를 오가는 컨테이너 트레일러에 대해 현행 도로법 적용으로 과적 단속을 하는 점도 개선되어야 한다. 항만배후도로는 항만구역에 포함되기에 일반 도로법을 컨테이너 트레일러에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트레일러 한 대당 컨테이너(20피트 기준) 2개를 실을 수 있지만 현행 도로법 77조에서는 컨테이너 한 대당 총 중량 기준이 40톤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항만 배후도로를 이용해 환적화물을 운송하는 트레일러 기사들은 차량 공간의 여유에도 불구하고 40톤을 넘어서면 한번에 1개의 컨테이너 밖에 운송할 수밖에 없어 비효율적인 운송이 되고 있다. 이는 기사들의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운송 횟수가 늘어나 터미널 정체 현상을 부추긴다. 또 트레일러에서 뿜어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많아져 대기오염도 가속화 시킨다. 부산항과 배후단지 및 배후도로는 항만구역 포함되기에 일반 도로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 이와 관련한 법적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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