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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에 멍드는 부산항…환적화물 운송업자 파업 ‘저울질’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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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9  16: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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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운송료 보장 등 요구사항 관철 안될 시 동맹파업 돌입
화물연대와 연대 파업 구상…부산항 물류 마비 사태 우려

   
▲ 부산항에서 부두간 환적화물을 수송하는 컨테이너 운송업체들이 낮은 운송료 등을 이우로 동맹 파업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부산항에도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부산항주변 도로의 컨테이너 운송 트레일러 모습.


부산항에서 부두간 환적화물을 수송하는 컨테이너 운송업자들이 동맹 파업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부산항 부두간 환적화물 구간별 표준 요금제 도입으로 인한 적정 운송료 보장과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의 갑질 횡포 개선 등을 해수부, 부산항만공사, 부산시 등 관계기관에 요구해 놓은 상태다.

이번달 말까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시 이들은 부산항 환적화물 수송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화물연대와 연대 파업도 고려하고 있어 파업이 현실화되면 부산항은 물류마비 사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컨테이너 화물을 수송할 트레일러가 멈춰 서면 부산항은 아수라장이 되고 화물의 주인인 기업 등 화주도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에서는 환적화물 운송업자들이 대신 내륙수송에 나서 큰 여파없이 사태가 일단락 됐지만 환적화물 운송업체와 화물연대가 동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컨테이너 화물을 수송할 트레일러가 없어 물류 대란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환적화물은 수출입화물과는 달리 항만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가는 화물로 하역작업이 두 번 이뤄져 부가가치가 높은 화물이다. 이에 정부도 2020년까지 약 5조원(재정·민자 포함)을 투입해 부산항을 세계 2대 컨테이너 환적허브항으로 육성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세계적 환적항인 부산항에서 환적화물을 실어나르며 항내 물류의 원활한 흐름에 이바지하는 환적화물 컨테이너 운송 기사들은 왜 트레일러를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는지 살펴본다.

 
◇ “낮은 운임에 일할 사람이 없다”…업계 유지 힘들어


가장 큰 이유는 수송 운임이 너무 낮다는 데 있다. 이에 부산항 환적화물 운송업체에 소속된 기사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 빠져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환적화물 운송업을 더이상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이길영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협회 분과위원장은 “지난 4년간 운임 인상이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트레일러 기사들이 밤을 세워가며 일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은 한달에 250만원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부산항에 배를 대는 글로벌 선사들은 1군 대형운송업체와 계약을 맺고 선박에 실린 환적화물 운송을 처리한다. 선사로 부터 일감은 받은 1군 대형운송업체는 다시 2군 중소운송업체에 환적화물 운송을 위탁한다. 1군 대형운송업체는 중개자의 역할만 할뿐 실제 운송은 2군 중소운송업체가 도맡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13곳에 달하는 1군 대형운송업체들이 경쟁입찰을 통해 선사로부터 일감을 가져오다보니 입찰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고 적자를 보는 구조임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운송 계약을 하고 있다는데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군 중소운송업체에 지급되는 운송료도 덩달아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13곳의 1군 대형운송업체의 타부두 환적 요율 평균을 살펴보면 북항 내 운송료가 컨테이너(20피트 기준) 1개당 1만8700원, 신항 내 운송이 1만7302원, 북항-신항 운송이 5만9770원에 불과하다.  
 
1군 대형운송업체 관계자는 “적자를 보는 계약이지만 직원들 월급이라도 주려면 선사들로부터 일감을 확보해 매출을 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물동량 중심 정책을 지향하는 부산항에서 선사들은 ‘갑중에 갑’이다. 특히 많은 물량을 가지고 있는 외국계 글로벌 선사들은 부산항에서 입출항료, 접안료, 정박료 등 각종 항만시설이용 사용료를 감면받고 있다. 여기에 경쟁체제로 인해 하역료, 운송료 등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고 있다.
 
운송료의 경우 선사들은 과거에는 △항내 환적화물 운송 △김해·양산 등 인근지역 화물 운송 △ 서울, 광주 등 장거리 내륙화물 운송 등을 일괄 경쟁입찰에 붙여 선정된 1곳의 1군대형운송업체와 계약했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는 부분별로 세분화해 따로 경쟁입찰을 시켜 일감을 주고 있다. 이는 각 부분별 운송료가 더욱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선사들과 직접 거래하는 1군 대형운송업체들은 일감을 받지 못할까봐 불합리한 계약에 대해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처지다. 환적화물 처리의 경우 선사들은 부산항만공사에서 컨테이너 1개당 5000원씩 지원금을 받고 있기도 하다.
 

◇ 컨테이너 청소 전가 등 컨테이너 터미널운영사 갑질 횡행

컨테이너 터미널운영사의 갑질도 부산항 내 환적화물 운송기사의 근무여건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환적화물 운송기사들은 일의 특성상 하루 24시간 근무한다. 1년에 부산항이 문을 닫는 추석 등 명절 2일을 빼곤 쉬는날도 없이 일한다. 이처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의 갑질 횡포는 트레일러 기사들의 근무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터미널운영사가 해야 할 빈 컨테이너 내부 청소 및 스티커 제거 작업을 트레일러 기사들에게 전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선사들이 부산항 이용시 부두외곽 장치장(CY)업체와 거래 할 때는 CY업체가 선사들로부터 비용을 받고 청소업체 인력을 고용해 컨테이너 내부 청소를 했다. 하지만 수년전부터 부두를 벗어나지 않고 터미널에서 화물을 보관 및 처리하는 온-도크(ON-DOCK)로 추세가 바뀌면서 터미널운영사들이 해야 할 업무를 트레일러 기사에게 시키는 일이 발생되기 시작했다.  
 
트레일러 기사의 임무는 컨테이너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실어주는 것인데 관계상 우월한 위치에 있는 터미널 운영사가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는 컨테이너 청소까지 시키는 것에 불만이 내재돼 있다.
 
터미널내에서 화물을 내리고 올리는 상하차 작업시간이 2~3간 가량 지연되고 있는 점도 트레일러 기사들을 힘들게 하는 또다른 요소중에 하나다. 터미널 내 하역장비가 한정적이다보니 터미널 운영사가 선사 입장을 고려해 접안된 배의 화물 상·하차 우선 배정 등으로 환적화물 운송 상·하차 작업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트레일러 기사들은 운송한 화물을 신속히 내리고 다음 화물을 실어야 작업 횟수가 많아져 밥벌이를 할 수 있는데 상·하차 지연으로 피해를 떠안고 있다.  

트레일러 한 기사는 “하루 최소 20번 가량은 운송해야 바람직한데 상하차 지연으로 운송횟수가 하루 13~14번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 부산항 배후도로 트레일러 운행 과적 단속 법적 보완 필요

부산항 배후도로를 오가는 컨테이너 트레일러에 대해 현행 도로법 적용으로 과적 단속을 하는 점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운송업계에서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항만배후도로는 항만구역에 포함되기에 일반 도로법을 컨테이너 트레일러에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트레일러 한 대당 컨테이너(20피트 기준) 2개를 실을 수 있지만 현행 도로법 77조에서는 컨테이너 한 대당 총 중량 기준이 40톤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항만 배후도로를 이용해 환적화물을 운송하는 트레일러 기사들은 차량 공간의 여유에도 불구하고 40톤을 넘어서면 한번에 1개의 컨테이너 밖에 운송할 수밖에 없어 비효율적인 운송이 되고 있다.

이는 기사들의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운송 횟수가 늘어나 터미널 정체 현상을 부추긴다. 또 트레일러에서 뿜어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많아져 대기오염도 가속화 시킨다.
 
운송업체 한 관계자는 “부산항과 배후단지 및 배후도로는 항만구역 포함되기에 일반 도로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며 “이와 관련한 법적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부산항만공사, 부산항 조정자 역할 상실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의 갑질의 배경에는 부산항만공사가 부산항 운영에 있어 조정자로써의 역할을 상실한데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물동량 중심 정책으로 인해 부산항만공사가 컨테이너 물동량 유치에만 급급한 나머지 물량을 가진 선사들의 비위만 맞춰 부산항 운영의 중심축이 선사 위주로 기울어 졌다는 지적이다.
 
부산항만공사가 선사, 터미널, 화물 운송업체, 급유선, 선용품업체 등 부산항의 구성 주체들이 균형을 이루는 합리적인 항만 운영 도모에 소흘했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부산항만공사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만한 권한과 능력이 없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부산항 신항 5개의 터미널 가운데 4곳을 외국계 회사가 운영하는 등 제대로 된 터미널 지분조차 없는 부산항만공사가 선사, 터미널 운영사 등 외국계 회사를 상대로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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