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17.11.18 토 00:51
> 뉴스 > 릴레이인터뷰
“자유로운 창의가 진정한 청춘으로 거듭날 수 있다”이기영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현수 기자  |  leehs0103@leader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7.07.0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은퇴했다고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 아니다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마당 제공해야
베이비부머들의 자발적 참여 중요
   
▲ 이기영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을 위해 “중·장년들이 혁신을 몸소 체험하고 혁신적인 것을 꿈꿔야 한다”며 “청년들만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변화와 사고의 전환, 발상의 전환 등이 중·장년들의 몫이 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사진=이현수 기자)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점차 사회에서 은퇴함에 따라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부산시는 대학 내 평생교육원을 활용하는 50+ 생애재설계대학을 부산대학교에 위탁해 2017년 2월 부산대 평생교육원이 50+ 생애재설계대학을 출범했다. 50+ 생애재설계대학의 출범을 이끈 이기영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을 위해 “중·장년들이 혁신을 몸소 체험하고 혁신적인 것을 꿈꿔야 한다”며 “청년들만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변화와 사고의 전환, 발상의 전환 등이 중·장년들의 몫이 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고교시절에 사회복지학보다는 경제학이나 신문방송학 쪽에 관심이 더 많았다. 내가 대학입시를 치르던 8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사회의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은 매우 저조했다. 그러나 가까운 친척분이 ‘앞으로 사회복지가 사회과학영역에서 가장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라는 조언을 해주셔서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학부시절 학문적 방황도 있었지만 사회보험 등 국가제도적 차원의 사회보장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대학원 공부까지 하게 됐다. 지금은 사회보장제도 쪽 보다는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관계나 사회심리, 생애주기상의 과업 변동, 그리고 이에 관련된 사회서비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은퇴 문제는 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부산에는 60만 명 정도의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점차 은퇴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들의 은퇴가 부산 경제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는 무엇이 있는가.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제반 문제가 일거에 표면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산의 베이비부머 은퇴로 인한 영향은 이미 오래전 전국 차원의 베이비부머 은퇴 파급효과로 많은 지적이 있었던 것들의 부산판이라고 보면 된다. 우선 대량 은퇴로 인해 급격한 노동공급량의 감소가 이뤄진다. 또한 오랜 숙련지숙과 기술의 대량상실, 법정 연금 수령기부터의 연금수급액 상승, 노인의료비, 연금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노인인구의 생계비 상승 등 한국 전체의 사회보장부담을 급상승시킬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인한 긍정효과가 있을 것이란 견해도 있지만 베이비부머 일자리가 현재 노동시장진입기의 청년에 의해서 적절히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어쨌든 노동시장에서 급격한 노동력 감소를 막기 위해 사회 전반적으로 참가율 및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분주해질 것이다. 현재도 고령층의 고용률 제고는 물론, 선진국에 비해 고용률이 낮은 여성, 청년층의 고용률 제고를 위해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베이비부머 은퇴 후 복지부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주된 일자리에서의 고용연장, 정년 후 재취업 기회 확대 등 시장 친화적 접근법을 추구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베이비부머들은 과거 세대와 달리 교육수준도 높고 일, 여가 등에 대한 수요와 욕구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소비활성화에 긍정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맡을 수 있는 경제 및 사회적 역할에는 무엇이 있는가.
▲은퇴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노동시장으로부터 완전히 철수한 것은 아니다. 50대 중·후반에 퇴직을 하더라도 퇴직 후 10~15년 간 노동시장에 생존하고 있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다. 한국의 중·장년들은 세계적으로 노령세대에 이르러 가장 많이 일을 하고 있는 집단이다. 이것은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으로 노동시장에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자녀들의 교육과 혼사비용문제, 주택대출상환 등의 의무가 그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베이비부머들은 삶의 가치추구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사회의 베이비부머들의 대다수는 유급이든 무급이든 일을 하기를 원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일한다는 것은 아침에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이고 자신의 새로운 명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며 소액이지만 급여나 소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일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활력있게 그리고 즐겁게 활동하는’ 그들의 모습을 자녀세대에 전달해준다는 것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베이비부머들이 일하는 모습은 자녀세대들이 앞으로 꿈꿀 중·장년 시기 새로운 삶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새로운 삶의 행태와 진로, 살아가는 길의 궤적들은 향후 신중년, 신노년 문화 혹은 운동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그만큼 베이비부머들이 향후 10년, 20년을 어떻게 사는지는 노령세대의 이미지, 역할, 집단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들에게 기대하는 역할 혹은 사명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정부에서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위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특화된 정책은 없다는 게 문제점으로 일고 있다. 어떤 방향의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중·장년 대량 퇴직의 부정적 파장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2010년 이후 중앙정부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추진돼 왔지만 명쾌한 대책이 마련되기는 어렵다. 그 배경이 너무나 구조적이기 때문이다. 산업구조, 노동시장구조, 인구구조, 심지어 문화적 차원에서도 매우 구조적이다. 고령화와 연공서열의 임금구조로 인해 기업이 더 이상 중·고령 인력을 품어내기 어렵고 장유유서의 문화로 인해 퇴직 후 고령자가 낮게 재조정한 직급과 기능의 일자리를 버텨내기 어렵다. 또한 다른 OECD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연금수급자로서 마음 편히 살 수도 없게 한다.
이러한 구조적 배경들을 쉽게 변화 시킬 수 없다면 일단 그 구조 안에서 베이비부머들의 활동연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일거리든 일자리든 이들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마당’을 제공하는 방향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현재 부산과 서울 등 지방정부가 시행·추진하고 있는 마당은 50+ 캠퍼스, 50+ 센터, 50+ 생애재설계지원센터(가칭) 등이다. 다양한 욕구와 삶의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는 수많은 중·장년들에게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대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은 중·장년의 욕구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최초의 접촉점으로 정책대응을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이 플랫폼 공간 안에서 욕구와 서비스들이 연결될 뿐만 아니라 서비스 탐색을 위해 모인 중·장년들 스스로 배우고 익히고 협동해 한국사회의 꽉 막힌 구조 안에서 틈새전략을 창출하게 된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위해 교수님이 이끈 부산대 ‘50+ 생애재설계대학’의 설립 과정과 교육 내용 등이 궁금하다.
▲서울에 이어 부산도 50+의 문제를 대응하기 시작했다. 2016년 5월 부산시의회는 ‘장년층 생애재설계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시청 노인복지과 내에 장·노년지원팀을 설치했다. 2016년 10월경에는 시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를 위탁해 베이비부머를 위시한 중·장년들의 일자리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그 다음 사업으로 대학 내 평생교육원을 활용하는 50+ 생애재설계대학을 위탁해 2017년 2월 부산대와 동의대 평생교육원이 최초로 50+ 생애재설계대학을 출범했다. 부산대는 주로 50세부터 64세에 해당하는 중장년들(재직자, 퇴직자 포함)을 대상으로 13주 교육과정을 통해 생애 재설계를 포괄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생애 진단과 설계, 경력진로 탐색과 방향성 정립, 자기관리방법의 훈련 등으로 교과과정을 구성하고 여기에 필요한 다양한 강좌 및 코칭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강좌와 병행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경력공동체활동을 필수적으로 참여하도록 해 향후 자신이 가지고 싶은 새로운 경력과 삶의 영역에 대해 비슷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동아리를 형성하고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새로운 경력분야를 개척하고 걸어가게 하고 있다.
 
-부산대 ‘50+ 생애재설계대학’ 교육이 5일 마무리 된다. 교육의 의의와 성과가 궁금하다.
▲의의는 단순히 명강의 혹은 좋은 평생교육의 차원을 넘어서 중·장년들의 자발적 당사자주의를 촉발시키고 ‘스스로 인생길을 개척하겠다’는 운동성 프로그램에 역점을 두는데 있다. 강의와 코칭에 기반한 교육생들의 상호적인 배움과 협력, 그리고 역동성에 강조점을 두고 있고 그러한 역동성이 낳는 장기적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므로 교육과정 수료 후에도 경력공동체활동이 사후적으로 유지·발전될 있도록 예산과 함께 현장전문가들의 코칭 및 멘토링이 제공될 예정이다. 현재 교육생들은 다양한 경력공동체 동아리를 구성해 동아리 활동 시 친목과 즐거움을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자신의 관심과 취미를 고도화해 사회공헌과 일거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수료와 동시에 모든 교육생들이 제 길을 찾고 새로운 커리어에 안착하는 것은 아니지만 길 찾기의 직접적인 여정을 함께 만들고 시작한 것이 이 과정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나 시에서 지원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마음가짐도 중요할 것 같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베이비부머들의 새로운 커리어 탐색과 일거리·일자리 창출은 노동시장정책차원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당사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스스로 ‘역동’, ‘운동’, ‘문화’를 형성해 그 속에서 열리는 열매들을 딸 수 있어야 한다. 성찰과 인식적 자극 후에 당사자들끼리 관심을 교류하고 상호작용하며 협력해 함께 관심사항을 추구해가는 과정 없이는 이들의 생애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동력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중·장년들이 혁신을 몸소 체험하고 혁신적인 것을 꿈꿔야 한다. 청년들만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변화와 사고의 전환, 발상의 전환 등이 중·장년들의 몫이 될 수 있다. 자유로운 창의가 진정한 ‘청춘’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앞으로의 베이비부머 중·장년 정책, 50+ 운동이 돼야 할 것이다. 이현수 기자 leehs0103@leaders.kr

[관련기사]

이현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이헌률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