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17.11.18 토 00:51
> 기획/연재 > 사람을 만나다
“레스토랑, 맛·서비스로 승부… 문화 공간 역할도”[사람, 사람을 만나다] - (158) 백승헌 다이닝 센 부산본점 대표
김효진 기자  |  khi5018@leader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7.07.0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백승헌 다이닝 센 부산본점 대표가 요식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38년간 금융업계서 일하다 양식 레스토랑 개업
특유의 꼼꼼한 운영으로 지난해 모범업소 선정


38년간 금융업에 종사하다 정년퇴직 후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2의 삶으로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을 오픈한 백승헌(60·부산 남구 용호로)을 만났다. 외식업에 문외한이었던 그는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자’라는 모토로 직접 직원들과 발로 뛰며 특유의 꼼꼼함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한 결과 오픈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2016년 부산광역시 남구 모범업소로 선정되었다. 그의 사업 노하우는 40년이 넘는 식당 손님으로서의 경험에 있다고 말한다. 식당에서 자주 외식을 하던 손님에서 레스토랑 운영자로 달라진 그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레스토랑을 열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 40년 가까이 은행과 증권가에서 근무했습니다. 정년퇴직 후 업종에 관계없이 저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평소 하루에 빵 한 조각이라도 안 먹으면 안 될 정도로 국수, 파스타, 피자 등 밀가루 음식을 굉장히 즐겨 먹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음식을 정말 제대로만 만들 수 있다면 대중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주변에서 많이 말렸죠. 요식업 근처에도 안 가본 제가 음식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하니 말이죠. 모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일보다는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일을 제대로 해낼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괜찮은 일이 아닐까요. 그렇게 이 레스토랑이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3년째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 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선택하셨나요?

▲ 제가 밀가루 음식을 아주 좋아합니다. 피자, 파스타 등 이탈리안 음식에 대한 애정이 컸지요. 또 부산에서 제대로 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만든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의 한국인들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먹고 “맛있다!”라고 할 수는 있지만 양식을 먹으면서 “정말 맛있다”라는 생각은 들기가 어려워요. 양식 요리는 가격부터 부담스러운 특별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지요. 비싼 돈을 주고 먹지만 배가 부르고 맛까지 만족스러웠던 적이 별로 없던 것 같았어요. 저는 1만 원대의 가격으로 적지 않은 양에 정말 맛있는 맛으로 고객들을 만족시켜보고 싶었습니다.


- 3년이 지난 지금 손님들의 평은 어떤가요?

▲ 합리적인 가격과 맛있는 맛으로 한번 드신 손님들이 또 찾아오시고 주변에 소개도 많이 해주십니다. 블로그를 통해 파스타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며 서울이나 인천 등 멀리서 일부러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특히 단체 행사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 각종 모임 행사를 위해서도 많이 찾아주고 계십니다. 그 덕분에 2014년도 11월에 다음 부산맛집 기행에, 2015년 10월에는 에어부산 파트너 업체로, 2016년 11월에는 부산광역시 남구 모범업소로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이후 손님들이 저보다도 더 기뻐해 주셨습니다.


- 레스토랑 운영에 대한 노하우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 저는 요식업에 종사하게 된 것은 3년 전이 처음이었지만 다르게 보면 그 이전에는 식당을 이용하는 고객으로서 40년 이상을 살아온 셈이지요. 제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느꼈던 불편했던 점, 아쉬웠던 점 등을 떠올려봤습니다. 또 은행에 근무한 탓도 있고 워낙 평소에도 꼼꼼한 성격이라 작은 것 하나까지도 꼼꼼하게 챙겼습니다. 그리고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년간 쉬지 않고 가게를 지켰습니다. 직원들과 청소, 서빙도 함께하고, 제가 직접 요리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요리와 주방 교육을 따로 받기도 했습니다. 열흘간 설거지를 10시간씩 해가며 혹독하게 배운 탓에 주방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정도이지요. 요리는 스테이크를 직접 구울 정도의 실력이 됩니다. 외식업에 문외한이었지만 저의 꼼꼼한 성격과 다양한 경험들, 또 주방과 홀에서 직원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통해서 노하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레스토랑 운영에 있어서 손님에게 얻는 피드백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운영 초기부터 지금까지 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꼭 해오던 일이 있지요. 손님들께서 식사 후 하시는 이야기에 항상 귀를 기울기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와 더불어 식사의 전체 양을 기준으로 1/3 이상을 남긴 테이블의 메뉴는 절대 바로 버리지 않고 담당 조리사와 저에게 반드시 보고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 음식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체크를 하고 다음날 직원 식사 때 메뉴로 선정해서 전 직원이 먹어보고 확인하며 개선방향에 대해서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개선했더니 정말 점차 맛이 좋아지더라고요. 지금까지도 매일 하고 있는 일입니다.


- 음식에 대한 기본 철학이 있다면?

▲ 첫 번째, 정성입니다. 손님에게 서빙돼 나가는 음식이 아닌 내가 먹는 음식,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합니다. 무성의한 태도는 손님들이 더 잘 알아차리시죠.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자는 것이 저의 경영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신선한 재료입니다. 양식으로 통칭되는 음식에 대한 선입견, 기름지고 짜다는 것이죠. 하지만 저희는 올리브유를 사용하여 기름지지 않고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쉽고 편리한 재료들이 많지만 조금 수고롭고 재료비가 좀 더 들더라도 좋은 식자재들로 요리하고 있습니다. 요리에 사용되는 물은 모두 육각수로 조리됩니다. 그 어떤 재료도 부드럽게 만들어주죠.

세 번째, 청결한 주방은 맛과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레스토랑은 오픈형 주방입니다. 피자는 손님들 앞에서 직접 만들지요. 그만큼 맛도 맛이지만 음식이 만들어지는 환경에 있어서도 자신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음식의 맛에 대한 노력도 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음식이 만들어지는 환경에 대해서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지요, 음식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주방 환경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주방의 환경이 음식 맛에 영향을 반드시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후드 기름은 위생에도 좋지 않지만 화재의 주요원인이 되기도 해서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네 번째는 손님들이 음식을 드시는 공간의 위생입니다. 음식이 올려지는 테이블은 물론이고 홀의 청소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청결한 청소용구로 청소를 하는 것이 저희 가게의 깔끔하고 깨끗한 홀의 비밀이랍니다. 깨끗한 분위기 속에서 음식 맛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2016년도 11월 부산시 남구 모범업소로 선정됐는데, 지금까지 운영해오면서 이런 평판을 유지하는 비결이 따로 있으신가요?

▲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늘 하던 대로 하는 것입니다. 언제나처럼 작은 것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손님의 의사가 가장 우선시 되지만 예약 테이블 배치에도 신경을 쓰고 있지요. 연령대나 분위기에 따라 자리 배정을 해드리기도 합니다. 손님이 계실 때는 의자와 테이블을 옮길 때도 되도록 소리가 나지 않게 조용하게 하고요, 마감할 때도 가급적 조용하게 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대표인 저를 포함해서 직위를 막론하고 레스토랑 내에서 1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는 무조건 서로 존댓말을 쓰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컨디션 또한 서비스에 영향을 주게 되죠, 오래 서 있어서 힘들고 지칠 직원들을 위해서 손님 응대 시간이 아닐 때는 홀 한켠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음식뿐만 아니라 직원들이나 홀의 분위기 환경 등에서도 사소한 부분들을 신경 쓰다 보니 손님들도 그 점을 알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 식당 운영전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 사업의 부도로 아주 어려운 생활을 하였습니다. 대학진학은 생각할 수도 없었고 학창시절 도시락을 싸다닌 적이 없을 정도로 생활이 어려워서 얼른 사회로 나가서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말 그대로 의식주를 해결하고자 취업을 위해 부산상고에 진학했지요. 과외를 하며 돈을 벌어 학교를 다녔고 졸업하면서 한일은행에 수석으로 입사했습니다. 은행에 들어가게 되니 의식주가 해결이 되더군요. 직장생활은 당연히 열심히 하게 되었죠. IMF와 같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제 위치에서 꾸준하게 자리를 지키며 은행 직원에서 지점장을 거쳐 전무이사로 퇴직하였습니다. 퇴직 후 1년 6개월간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과 요양보호사 공부도 하였습니다.


- 식당 운영 전의 삶과 이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직원들과 손님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겠지요. 또 직장에 다닐 때는 만나보지 못했던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우리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봉사단체와 봉사인들이 많다는 것을 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알게 되었지요. 이 레스토랑 사업은 단순히 저의 일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곳과의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식당의 저렴한 가격을 보고 남는 게 있냐고 많이들 물어보십니다. 저는 경제적 성취보다도 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만나는 모든 인연과 그로 얻어지는 모든 경험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 레스토랑이 음식점뿐만 아니라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네, 요즘은 젊은층이 갈 수 있는 공간들은 많지만 중·장년층을 위한 공간이 부족합니다. 식사를 한다는 것은 식사는 수단일 뿐 만나서 대화와 식사 공간을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레스토랑은 그분들에게 음식점 이상의 공간이 되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저희 레스토랑은 전체 90석 정도의 복층 구조로 2층 공간은 다양한 행사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돌잔치나 가족 생일 식사는 물론이고요, 합창단, 종교단체모임, 음악회, 발표회, 시상식, 전시공간으로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별도의 룸은 없지만 오픈형 파티션으로 독립된 공간을 제공해 드리기도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희망사항이 있다면?

▲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계약적인 관계와 언약적인 관계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직원들과의 관계는 언약적인 관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직원 중 훗날 창업을 꿈꾸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친구들이 계약적인 관계로 나는 직원이라는 생각만으로 일한다면 단순한 돈벌이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항상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내가 이 가게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일하면 창업의 시간이 더 빨리 올 것이고 그때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라고요. 저희 직원이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약소하게나마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런 일이 일본에서는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직원과 저, 우리는 이렇게 언약적인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저희 가게를 찾아주시는 손님들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따스함이 있는 직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관련기사]

김효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이헌률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