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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합창단의 음악은 시민들을 위한 음악이다”[사람, 사람을 만나다] - (157) 전진 부산시립합창단 부지휘자
이현수 기자  |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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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9  14: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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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할레서 합창·오케스트라 지휘 전공
"문턱 낮춰 시민들에게 더 다가가는 합창단 되겠다"
   
▲ 전진 부산시립합창단 부지휘자는 “시립합창단의 음악은 시민들을 위한 음악이다”고 강조했다.(사진=이현수 기자)

“시립합창단의 음악은 시민들을 위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전진 부산시립합창단 부지휘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시립합창단의 음악을 통해 힐링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는 27일 베르디 레퀴엠 공연을 앞둔 전 부지휘자를 만나 전 부지휘자의 음악 인생, 시립합창단의 음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오는 27일 부산시립합창단이 국립합창단과 함께 베르디의 레퀴엠 공연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베르디의 레퀴엠은 무엇이며 공연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부산시립합창단은 1년에 3번 정도 모차르트 레퀴엠, 포레 레퀴엠, 베르디 레퀴엠 등의 레퀴엠 공연을 한다. 세 개의 레퀴엠은 색깔이 다 다르다. 모차르트는 고전적이면서 응집력 있고 포레는 화려하고 힘 있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베르디는 공연시간이 90분 정도로 세 레퀴엠 중 제일 길고 음악회 형식에 가장 맞춰져 있다. 또 가장 화려하고 일반시민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유명한 멜로디로 구성돼 있다.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객원 지휘자로 국립합창단의 구천 선생님을 모셨다. 구 선생님은 한국 지휘계의 대표적인 지휘자시다. 이번에 구 선생님을 모신 김에 국립합창단에도 의뢰해서 같이 연주하게 됐다.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아버님이 목사님이셔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교회 성가대를 하며 음악을 접하게 됐다. 중학생 때 음악의 길로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고등학생 때부터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대학교 2학년까지 마친 뒤 상무대 군악대에 입대했다. 상무대 교회에서 장교 부인들과 성가대를 지휘했었는데 그때 ‘나는 지휘를 하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뒤로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됐다.
 
-독일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하며 공부한 내용은 무엇인가.
▲나는 할레에 있는 학교에서 합창과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했다. 학교에는 합창과 오케스트라 교수가 따로 있었는데 합창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두세 번 실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나도 노래를 하며 합창 레퍼토리를 익히고 지휘 경험도 쌓았다. 오케스트라는 학교에서 한 학기에 한두 번 슈타츠카펠레라고하는 도시 교향악단을 빌려 실습 시간을 줬었다. 학교에선 그런 식으로 지휘 공부를 했고 학문적으로 배웠다.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후에는 할레에 있는 오페라 극장에서 인턴 지휘자로 근무했다. 할레 오페라 극장은 규모가 컸기 때문에 지휘자도 5~6명이나 있었다. 그중 첫 번째 수석지휘자 밑에서 경험 쌓았고 그곳에서 실제적인 독일 음악을 많이 배웠다.
 
-합창 지휘와 오케스트라 지휘를 같이 전공했는데 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지인들도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지휘법이 다르지 않느냐고 물어보더라. 약간 다르지만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악단마다 차이가 있지만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만약 다운비트를 지휘한다고 했을 때 합창을 지휘하면 나와 함께 맞춰서 나가는 느낌이고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 처음엔 악장이 다운비트를 보고 언제 연주할 것인지 결정하고 악장을 본 현 수석들이 보잉(현 움직임)과 지휘비트 두 개를 보고 결정해서 연주한다. 그래서 오케스트라는 합창보다 조금 늦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또 합창을 지휘할 때 소리를 모아서 정돈되고 깔끔한 소리를 만들려고 하다 보면 큰 동작으로 지휘하기보단 섬세하게 지휘하게 되는 반면에 오케스트라 같은 경우는 곡마다 다르지만 베토벤이나 말러 같은 곡을 지휘하면 지휘 폼도 커지고 드라마틱해진다.
 
-독일은 음악에 있어 최고 선진국인데 독일 음악계의 경향이나 특징은 무엇인가.
▲독일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재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들이 대부분 독일인이라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기나라 작곡가들의 음악을 듣고 연주하며 특성화가 돼 있다. 또 연주홀 시설이 정말 잘 돼 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홀에서 연습하며 좋은 소리를 많이 내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가질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음악에 있어서 독일인의 국민성도 무시 못 하는 것이 평소에는 굉장히 사고적이고 논리적이며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는 참지 않고 바로 말하지만 연주를 할 때는 서로 간의 배려나 단합이 정말 잘 된다. 연주를 잘할 수밖에 없는 국민성이 있다.
 
-음악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또 음악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예전에 영도에서 공연했을 때 앵콜곡이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곡이였는데 가사가 어려울 때, 힘들 때 걱정하지 말고 지나간 건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 노래를 연주하며 관객들에게 우리 합창단의 음악을 들으며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그렇게 말한 것처럼 음악은 힐링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시립합창단의 음악은 시민들을 위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민들이 쉴 때 안 쉬고 연주하는 이유도 우리가 한 번이라도 더 좋은 음악을 연주해서 시민들이 힘들 때 음악을 통해서 세상일 잊어버리고 즐기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짧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시민들이 우리 음악을 통해서 치유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추구하는 음악은 무엇인가.
▲내가 추구하는 음악은 진정성 있는 음악이다. 나는 악보 그대로, 작곡가가 원하는 대로 연주하는 것을 추구한다. 어떤 지휘자들은 음표를 바꿔서 연주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대부분 작곡가가 쓴 그대로 연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클래식 같은 경우는 틀린 부분이 거의 없지만 요즘 작곡돼 나오는 가요 합창곡 중에서는 사보하다가 틀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만 고쳐서 쓰고 정말 틀린 것 말고 지휘자의 편의를 위해서나 조금 더 큰 효과를 위해서 임의로 바꾸진 않는다.
 
-부산시립합창단의 경우 바로크 음악 연주도 하는지.
▲예전에는 했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극장 문제가 조금 있다. 대극장이 1400석 정도 되는데 극장이 크다 보니 바로크 음악의 특성 상 대극장의 울림과 안 맞다. 바로크 음악은 서양 교회처럼 돔이 있고 많아야 200석 정도인 곳에서 연주하는 것이 어울린다. 소리를 냈을 때 울려서 나오는 소리가 바로크 음악에 잘 맞는 소리기 때문이다. 우리 극장은 바로크 음악보다 후기 음악에 맞게 설계돼 있다. 현재 챔버홀을 공사 중인데 좌석이 300석 정도 된다. 공사가 마무리 되면 어쿠스틱 울림 음향이 어떻게 되는지 판단해보고 바로크 음악에 잘 맞으면 거기서 연주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내년에는 대극장 로비가 서양식 홀과 비슷하게 작고 천장이 높아 울림이 조금 있어서 분기별로 한 번씩 르네상스, 바로크, 낭만, 현대 음악을 소그룹으로 연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계획도 챔버홀과 비교해서 챔버홀이 더 좋으면 챔버홀에서 하고 아니면 대극장에서 브런치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할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부산시립합창단 뿐만 아니라 부산시립예술단 전체가 노는 날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가 근무시간 이외에 연주를 하게 되면 보통 저녁 7시 반에 시작해서 9시 반이나 10시 쯤 공연이 끝난다. 짧은 두세 시간 이지만 우리는 그 공연에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쏟는다. 공연을 하며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됐기 때문에 잠도 잘 못 잔다. 그래서 다음날 출근이야 할 수 있겠지만 연습은 불가능하다. 우리 단원 중 휴가를 다 쓰는 단원도 거의 없다. 합창단이다 보니 하루만 연습에 빠져도 옆 사람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웬만하면 아플 때도 나와서 연습한다. 나 같은 경우는 연습이나 공연 후에 다음날 리허설도 준비해야 되고 이후 공연의 레퍼토리도 짜야 한다. 또 행정업무도 본다. 우리가 노래하고 연주하는 단체다보니 노는 단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느끼기에도 연주가 많다. 그래서 힘들다고 하는 단원도 있지만 우리는 우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들에 맞춰서 하려고 하고 있다.
 
-부산시립합창단을 어떤 합창단으로 만들고 싶은지. 또 단원들에게 바라는 점은.
▲내가 현재 상임지휘자가 아니고 잠시 대행 역할을 하고 있는 부지휘자기 때문에 '부산시립합창단을 어떻게 이끌겠습니다'라고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상임지휘자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우리 합창단이 관객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문턱을 낮출 생각을 하고 있다. 병원 등 공연이 필요한 곳에 먼저 찾아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가 먼저 ‘공연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하며 먼저 다가가고 싶다. 부산 인구 350만 명 중 부산시립합창단 연주를 안 보신 분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다가가서 ‘부산시립합창단이 활동을 하고 있구나’, ‘이렇게 좋은 합창단이 우리 시에 있었구나’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년에는 공연 수도 늘렸다. 클래식한 레퍼토리는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가지만 되도록이면 대중에게 친숙한 레퍼토리를 준비해 연주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의 개인적인 계획은.
▲시립 지휘자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수 있는 계약직이다. 그래서 계획을 잡아도 늘 달라질 수 있지만 나는 부산시립합창단에 들어온 것이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뛰어난 실력자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제일 뛰어나서 들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운 좋게 일하게 됐다. 나는 부산시립합창단처럼 좋은 합창단에 있으면서 더 많이 배우고 싶다. 이곳 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아 만약 다른 곳에 가더라도 이곳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지휘자 되는 것이 꿈이다.

-전진 부산시립합창단 부지휘자 약력
▲나이 : 만 40세
▲거주지 : 부산시 남구 대연동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음악교육과(작곡) 졸업
▲총신대학교 대학원(지휘) 졸업
▲독일 할레 국립교회음악대학교(EHK) 최고연주자 과정(합창과 오케스트라 지휘) 졸업
▲헝가리 부다페스트, 에스토니아 에르비 아카데미(Järvi Academy), 스위스 보스빌, 독일 멘델스존 아카데미, 독일 드레스덴 VDKC 지휘 마스터클래스 우수지휘자 선정
▲Estonian Academy of Music and Theatre Sinfonietta, Argovia philharmonic Orchestra, Philharmonisches Orchester Plauen-Zwickau 등 지휘
                                                                                 이현수 기자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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