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17.8.24 목 14:00
> 기획/연재 > 칼럼/기고
돌보는 마음 기르기[리더스 칼럼] - 고신대학교 사회복지과 김향은 교수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7.06.13  18:03:5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김향은
   고신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미국과 캐나다에 학술 발표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게 되었다. 미네소타는 5년 전 연구년을 보낸 곳이기도 해서 가깝게 지내는 친구도 많아 캐나다로 이동하는 날까지 여러 날 동안 편안히 머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 한국에서의 평상시 보다 훨씬 더 바쁜 나날을 미네소타에서 보내게 되었다. 캐나다로 이동하기 전까지 미네소타에서 보낸 3주 동안 여러 일이 있었지만, 이 기간에 겪은 일 가운데 지금껏 가장 큰 울림으로 나를 채우고 있는 것이 있다. 얼핏 보면 서로 다른 경험이었지만 다른 모양새 속에서도 공통의 주제로 떠오르는 분모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돌보는 마음 기르기”였다.

미네소타 체류 후반기에 가깝게 지내는 한국입양아 가정과 만났다. 열 세 살 난 친딸, 아홉 살 난 한국입양아 딸을 둔 친구 가족과 이들이 다니는 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예배 후 둘째가 있는 주일학교에 내려가 보았다. 유치원 아이들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가득한 교실에 어떤 여자 분이 단상에서 아이들로부터 꽃다발을 선사받고 있었다. 자세한 영문을 모르고 현장에 있었던 나는 뭔가 축하할 만한 일이 있거나 보상할 만한 일이 있는 이에게 아이들이 꽃다발을 드리고 있는 것으로 짐작을 하였다.

한데 꽃다발을 받은 여자 분이 단 아래로 내려오자 주위를 모든 아이들이 둥글게 겹겹이 에워싸기 시작했다. 멀리서 이 장면을 목격한 나는 대체 무슨 일인지 점점 더 궁금하게 되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 교회 목사님의 사모님이 지난 주 모친상을 당했는데 아이들이 주일학교 시간에 사모님을 초청하여 직접 위로해드리는 시간을 가진 것이었다. 자신을 둘러싼 꼬마 후원진의 기도를 들은 후 자리에서 일어난 사모님은 물론 이 모습을 멀찌감치 교실 한편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도 눈물로 이 시간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모님이 들어오기 전에 오늘 주일학교 시간에 아이들이 직접 쓰고 그린 것을 사모님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벽에 거는 시간도 있었다. 아이들이 커다란 흰 도화지 위에 새긴 내용을 보니 “사모님 사랑해요. 힘내세요”!라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였다.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가 교실 벽 뿐 아니라 내 마음에도 걸리는 순간이었다. 철없는 아이들에게서 받는 위로의 메시지가 철 든 어른들에게 이리 강력한 격려가 될지 몰랐다. 주변에 힘들어 하는 이들을 돌아보는 마음을 일찍이 기르는 사회문화적 환경의 힘을 보았다.

그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오면서, 특별히 사람을 섬기는 일에 종사하게 될 인력을 양성하는 일에 종사하면서 학생들로 하여금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신을 기르게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덕(德)이 빠진 지(智)는 한계가 있고 개인과 사회에 심각한 위기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지식과 기술의 진보만을 우선시했다가는 자타 모두 불행한 사태를 모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사람을 귀히 여기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관계의 심성 교육에 충실해야 할 필요를 거듭 깨닫는다.

어떤 사회가 진정한 선진 사회인가 생각해 본다. 공동체와 구성원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그 존재적 필요를 마음으로부터 돌보고 보살피는 사회가 참다운 선진 사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내 가족의 안위와 영달만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성공하는 일에만 집착하게 한다면 미성숙한 개인과 정신적 공황 상태의 집단을 양산하는 결과가 이어질 것이다. 우리 사회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 풍요와 경제적 성장의 달콤한 보상도 도외시할 수 없으나, 이제는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를 향한 조화와 균형의 제2의 도약을 고민하고 실천할 때다.
 

[관련기사]

일간리더스경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이헌률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