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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발 산업, 고속 성장 앞두고 있다"
최형욱 기자  |  chu@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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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1  13: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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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해운 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부산의 경제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부진, 미래 불확실성으로 부산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신발 산업의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들을 비롯해 전문가들은 부산의 신발 산업이 위기를 맞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속 성장을 앞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영순 경성대 국제무역 통상학과 교수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업체들의 성장률과 함께 이들과 협력하는 국내 신발 제조 업체들의 성장세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경우 한국의 신발 산업이 위기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른 얘기라고 역설했다.

   
서영순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교수


▲부산의 신발 산업에 대한 위기론이 제기된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 같은데.

-국내 제조 부문에서만 근거해서 신발 산업의 위기론을 제기하는 것은 결론부터 얘기하면 어불성설이다. 흔히 사람들은 부산의 신발산업이라고 하면 신발의 제조 부분만을 보고 정의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산업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접근하면 부산의 신발산업이 위기인지 아닌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우리가 ‘산업’이라고 할 때 그 안에는 제조도 있고 유통, 디자인, 마케팅 등도 포함되는데 이를 모두 통틀어 표현한 말이 산업이다. 따라서 제조 부문만을 보고 ‘부산의 신발 산업이 위기다’라고 제기하는 것은 말 자체만 봐도 무리가 있고 그 업계의 현황과 실상을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본다. 산업의 전체적인 틀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의 신발산업은 단 한 번도 침체됐던 적이 없다. 부산경제진흥원 산하 신발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오랜 기간 동안 부산의 신발 산업은 매년 4%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오고 있으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브랜드 업체들의 성장률을 매년 8% 이상까지도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존재하는 수많은 산업들 중에서 연 성장률이 4~8% 이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은 거의 드물다.
 

▲현재 부산의 신발 제조 업체들의 사업 현황이 어떠한가.

-부산의 대표적인 신발 제조업체인 (주)창신은 연 매출 1조원을 넘겼으며 김해에 있는 태광실업 또한 지난해 기준으로 신발 부문만 거의 매출 2조원에 이르고 있다. 의류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는 파크랜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1공장을 세웠다가 주문 물량이 넘치면서 2공장을 지었고 지난해에는 중부 자바 지역에 3공장까지 지은 상태다. 이밖에 화성, 비즈 등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이 회사들 모두 주문 물량이 늘어나면서 기존에 있던 공장에서 해외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앞서 얘기한 기업들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라고 하는데 우리는 흔히 OEM 기업이라고 하면 대기업의 하청업체 수준으로 알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의 신발 산업 제조 트렌드는 방식만 OEM이지 실제로는 나이키, 아디다스를 비롯한 브랜드 업체와 OEM 업체들이 동등한 관계에서 활발히 교류를 하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쉽의 관계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신발 제조업체들은 기술개발, 생산, 공급에 있어 고도화된 체계를 오랜 시간에 걸쳐 갖춰 왔고 브랜드 업체들은 기획, 디자인, 마케팅 역할만을 담당하면서 양자 간의 업무는 각각 독립적으로 분리됐다. 과거에 한국 기업들이 아무런 기술력도 없이 저가로 물건을 팔던 시대하고는 전혀 다른 얘기인 것이다.
 

▲생산 공장이 해외로 나간다는 우려가 위기설의 근거로 보고 있다.

-신발 제조 산업은 굉장히 규모가 큰 산업이다. 질문처럼 ‘국내 신발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나가서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하는데 국내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신발 제조업체들은 모두 부산에 본사를 두고 전체적인 비즈니스를 모두 국내에서 총괄하고 있다. 가령 해외에 생산 공장을 새로 짓더라도 해외 공장에서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자재를 수입해서 쓰는데 이 자재들이 신발 생산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물량도 대부분이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물량들이다.

다시 말하면 원자재, 부자재 산업도 동반 성장하는 구조인 것이다. 더군다나 원자재 업체, 부자재 업체, 기계 업체, 재료업체,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까지 관련 인프라 산업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규모도 아주 크기 때문에 각자 해외 고객들을 상대로 신발 산업과는 별도로 해외 수출을 늘리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부산의 대표 신발 제조업체들도 제조 공장만 해외로 나가 있는 것이지 신발 산업의 전체적인 비즈니스는 모두 한국에서 이끌어간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세계 신발산업의 추세를 볼 때 국내 신발 제조 업체 뿐만 아니라 원자재, 부자재 업체들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신발 산업의 향후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보는지.

브랜드 업체인 나이키 같은 경우 2020년까지 50조원을 판매해 2015년도 대비 비즈니스 규모를 두 배로 올린다는 ‘비전 2020’을 수립했다. 앞서 얘기한 신발 산업의 성장 추세를 볼 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과거만 해도 1년에 1억 켤레도 팔지 못하던 아디다스가 이제는 5억 켤레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언더아머라는 회사는 연 성장률이 100%를 넘어서는 등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브랜드업체들은 그들대로 판매 규모를 늘려가면서 그에 따라 한국 신발 제조업체들도 그만큼의 성장세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어떤 트렌드로 갈 것인가.

-과거의 신발 제조업체들은 무조건 인건비가 저렴한 쪽으로만 신발을 만들었다. 신발산업은 본래 일본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인건비가 비싸지면서 산업이 한국으로 넘어오고 한국에서도 일부 대만으로 넘어가면서 대만과 한국이 아시아 신발 제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구조가 갖춰졌다. 하지만 현재 이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노동집약적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여기서 로봇이 생산에 참여한다는 뜻의 ‘로보틱 오토메이션’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신발 제조 과정에서 로봇이 접착제로 풀칠을 하는 등 현재 트렌드에서 자동화가 제일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사람이 하던 단순 노동을 컴퓨터,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의 프로세스는 로봇과 컴퓨터시스템의 기술 발달로 자동화라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또 한 가지 트렌드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3D프린팅이다. 지난해 미국 뉴발란스가 최초의 3D프린팅 신발을 시장에 출시했고 아디다스도 ‘퓨쳐 크레프트’라는 3D프린팅 신발을 내놓으면서 신발의 핵심부품인 중창이 3D프린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해졌다. 옛날에는 3D프린팅이 시제품이나 디자인을 검중만 하는 역할에 불과했지만 소재가 개발되고 데이터가 정밀해지면서 이제는 신발을 직접 제조해 일상에서 신을 수 있도록 만드는 단계까지 온 것이다.

브랜드 업체들이 펼치고 있는 비즈니스 전략 트렌드에서는 최첨단 자동화생산라인이라는 뜻의 ‘스마트 팩토리’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있다. 아디다스는 최근 독일의 아이스바흐, 미국의 애틀랜타에 이 스마트 팩토리를 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일본 도쿄를 비롯해 영국 런던에도 로봇이 참여하는 자동화라인을 갖출 예정이라고 한다. 아디다스의 사례가 신발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브랜드 업체들이 이제는 생산 공장을 현지에 직접 세워 제품을 바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적인 솔루션을 찾은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신발 제조 업체들이 무너질 것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이는 조금 과장된 면이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나이키가 1년에 6억 켤레 이상의 수량을 필요로 하는데 이 엄청난 양의 신발 중에 자동화 생산 공장 라인으로 커버할 수 있는 물량은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점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물량을 늘려간다고 하더라도 그 물량을 모두 커버한다는 것은 100년 안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기술집약적인 산업으로 바뀌더라도 브랜드 업체와 제조업체 간 기술적인 교류를 오히려 더 활발해질 것이다. 최형욱 기자 chu@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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