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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업무 끝나도 마을은 계속 정답 찾는 중”부산의 도시재생 사람과 사람 - <4> 마을활동가의 삶
김효진 기자  |  khi5018@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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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1  17: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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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내 마을이 주최하는 ‘장미 플리마켓’ 행사 모습.

장전초-미리내 마을, ‘장미 플리마켓’ 브랜드화
고령층 중심 희망숲속 마을… 자식처럼 다가가


행복마을만들기사업지로 선정된 금정구 장전1동 미리내 마을과 부곡4동 희망숲속 마을. 지난해 부산시 청년 마을활동가로 선정되며 두 마을의 행복마을만들기사업에 참여했다. 이 사업으로 인해 미리내 마을은 ‘장미 플리마켓’ 행사가 행복더하기 공모사업에 선정, 마을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고, 80~90대 고령층으로 이루어진 희망숲속 마을의 어르신들은 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지속 발전해나가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산에서 마을활동가로 지내면서 이뤄낸 활동 성과와 마을공동체사업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문화를 통한 마을공동체 사업을 꿈꾸며

때는 2013년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마을공동체사업을 알게 되었고 서울에서 처음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마을공동체사업을 시작한 것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서였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엄마 여배우 되다’로 마을공동체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연극을 만들어갔다. 두 번째로는 ‘예술하는 가’를 통해 가족들이 마을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렇게 서울에서 성장했고 부산으로 이직하여 내려왔다.


◇ 패기 넘치는 20대 활동가로 선정

지난해 3월 봄, 나는 부산시 마을활동가로 선정되었다. 20대의 패기로 도전한 젊은 활동가 3명 중의 한 명이었다.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을 2년간 진행한 경험이 있긴 했지만 부산과 서울의 마을 활동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그 차이에 적응하느라 6개월간은 힘들었다. 여름에서 가을쯤 돼서야 부산의 마을활동에 대해 적응해 나갔고 차례대로 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

내가 맡게 된 마을은 금정구 장전1동 미리내 마을과 부곡4동 희망숲속 마을이었다. 미리내 마을은 그 당시 관리마을이었고, 희망숲속 마을은 신규마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두 마을의 괴리감은 매우 컸다. 잘 몰랐던 부분은 선배 활동가의 조언을 들으면서 하나씩 터득해 나갔다.


◇ 장전초-미리내 마을을 장미로 잇다

특히 미리내 마을 같은 경우에는 2015년 마을활동가가 없었다. 그래서 활동가의 위치가 어중간했으나 최정희 회장님께서 나의 의견에 귀를 잘 기울여주시고 의견수렴을 잘해주셨다. 그리고 미리내 마을은 많은 성장을 했다.

장미(장전초, 미리내 마을) 플리마켓을 진행하였고 행복더하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장미마을축제를 가을에 진행하였다. 한 번으로 그쳤으면 아쉬웠을 장미 플리마켓이 마을축제로 풍성해지니 주민들은 더욱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앞으로도 자생력을 가져 지속가능토록 하자는 의견이 장전초등학교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먼저 나왔다. 그렇게 미리내 마을은 새로운 사업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장미 플리마켓’이 열렸다. 장미 플리마켓은 장전초등학교 학생들과 미리내 행복마을 주민들이 만든 벼룩시장으로 미리내 행복마을 주최로 열렸다. 처음 열린 행사이지만 장전초등학교 50가족과 25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오전 10시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옷, 장난감, 공예, 책, 먹거리까지 다양한 상품으로 장을 열었다. 손님들이 점점 모이고 물건이 빠르게 판매되었다. 특히 운동장 한가운데서 마술공연이 펼쳐져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장미 플리마켓에 도움을 주신 장전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은 “좋은 취지라 미리내 행복마을과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교과과정에 따라 소규모로 진행되던 것과 다르게 큰 규모로 해서 색다르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10월에는 좀 더 큰 규모로 장미축제가 열렸다. 그전 플리마켓에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행사였다. 특히 10월 축제는 장전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직접 기획했다. 지난 장미플리마켓보다 많은 판매자들이 참여했고, 아이들이 직접 무대를 꾸며 온 가족이 즐기는 축제로 발전했다. 축제에서는 44개팀의 가족이 플리마켓 판매자로 참여하고, 2개의 먹거리 부스와 학부모들이 진행하는 폼클레이 부스, 할로윈데이 부스가 마련됐다. 미리내 행복마을에서는 예쁜손 봉사단과 EM 부스가 참여하여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한 대진정보통신고등학교가 페이스페인팅 부스를 운영하여 마을축제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마을전체가 참여하는 축제가 된 것이다.

 
   
▲ 희망숲속 마을 주민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 어르신이 제일 많은 마을에 온 20대 활동가

희망숲속 마을은 나에게 너무 버거운 마을이었다. “어르신이 우리마을의 보물입니다” 그들을 처음 만나 들은 한마디다.

부산시 금정구 부곡4동 희망숲속 마을은 폐가,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 소외계층이 다수인 지역이라 복지의 중심에 있었지만 비인가 가정집이 많은 탓에 도시재생사업에는 늘 제외되어 있었다. 주민과 구청의 노력으로 부곡4동이 ‘희망숲속’으로 탈바꿈하면서 행복마을사업지로 선정되었다.

초반에는 행복마을 주민들의 연령이 80대~90대로 이루어져 있어 20대인 나와 소통이 힘들었다. 하지만 활동가로서 ‘작은 것이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간단한 것부터 시작했다. 처음은 ‘소식지가 나올 때마다 우리 마을이 나온 소식을 할머님들께 읽어드리자!’였다. 희망숲속 주민들은 한글을 모르시는 분들도 있고 알고 계시더라도 눈이 안 좋아서 못 보시는 분들이 많다. 사진을 아무리 예쁘게 찍어서 소식지에 실어도 눈이 좋지 않아서 본인을 못 찾는 할머니를 볼 때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서 할머님들이 최대한 크게 나올 수 있는 사진으로 늘 소식지에 실었고 나올 때마다 할머니께 직접 찾아 드렸다. “할머니 여기 손수건 목에 두르고 계시네요”라고 말이다. 그리고 소식지가 나오는 날엔 회의 중간에 직접 소식지를 낭독해서 읽어드렸다. 마을주민들이 소식지 글을 귀로 듣는다는 생각에 나는 소식지에 더욱더 집중했고 할머니들이 잘 기억해낼 수 있도록 스케치 기사처럼 생생하게 소식지를 작성했다. 소식지 낭독이 끝난 뒤에는 늘 글을 잘 썼다며 박수쳐주시곤 하는데 난 그것에 늘 감동했다. 그리고 소식지를 직접 읽어보고 싶다며 내년 사업에는 한글교실을 꼭 포함시켜 달라는 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희망숲속 마을은 초기에는 “이런 거 해봤자 나는 곧 죽을낀데, 뭐”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이 이제는 행복마을에서 해주는 것이 너무 재밌다고 “행복마을 하기 참 잘했네”라는 소리를 하신다. 마을활동가로서 뿌듯한 순간이었다.

부산에서 마을활동가를 하기 전에는 나는 늘 성과 위주로 업무를 처리했다. 성과가 없으면 일을 한 것 같지도 않아 정확한 목표치를 향해 일을 기획하고 만들어 나갔다.(나의 원래 직업은 문화기획·예술경영 쪽이다) 하지만 마을사업은 목표치를 정해놓는다고 해서 그리로 가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뜻하는 방향대로 갈 수 있는 것도 물론 아니었다. 또 바로 눈에 보이지도 않았고 오랜 시간 지켜보고 보듬어줘야 하는 것이 마을사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건 아닌데’라든지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마을사업 안에서는 정답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건 아닌데,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이런 것은 없다. 그냥 마을주민들이 하면 가능한 것이고 그게 정답이 되어가고 있었다. 미리내 마을과 희망숲속 마을, 두 마을의 2016년 활동가 업무는 마무리되었지만 마을은 아직도 계속 정답을 찾아가고 있다.
   
▲ 박가나 청년 마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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