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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국민·보험산업의 공조 통한 사적안전망 구축해야”[부산경제 활로를 찾는 릴레이인터뷰] - (99) 김대환 동아대 경제학과 부교수
이현수 기자  |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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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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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젊은 층 인구 유출되며 인구고령화 가속
좋은 일자리 만들고 지역 대학 경쟁력 제고 신경 써야
복지정책은 현금흐름·실물자산 모두 부족한 계층에 집중해야
정부는 의료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민영보험 활용하는 지혜 필요

 
   
▲ 김대환 동아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인구고령화 하에서 보험은 사회의 위험을 책임지는 사적안전망이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 국민, 보험산업의 공조를 통한 사적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사진=이현수 기자)

“인구고령화를 고려했을 때 조만간 지금의 복지수준도 유지하기 버거운 시기가 다가올 것이다.” 김대환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는 앞으로 복지정책을 설계할 때 인구고령화를 고려해야 하고 사회보험만으로 국민의 행복을 증대시키려는 접근 대신 민영보험을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부교수는 인구고령화 하에서 보험은 사회의 위험을 책임지는 사적안전망이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 국민, 보험산업의 공조를 통한 사적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구고령화 현상이라는 큰 위기에 직면한 지금, 인구고령화와 보험을 전공한 김 부교수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령화와 보험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한국은 세계에서 인구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진행되는데 100여 년 정도 걸리지만 한국은 26년 밖에 걸리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다. 인구고령화 문제는 경제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데 이러한 인구고령화를 전공하는 분들이 한국에 많지 않았고 개인적인 흥미와도 부합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인구고령화를 공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등에 관심이 많아져 사회보험과 민영보험으로까지 연구 분야가 확장됐다.
 
-현재 부산은 고령화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부산의 고령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고령화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구고령화는 부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적인 문제인데 특히 부산은 인구고령화 정도가 심각하다. 현재 인구고령화로 인해 강원도는 재정문제가 심각하고 광주에서는 도시철도가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를 보면 인구고령화가 향후 부산에 유발할 악영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 사회적으로 지출은 많아지는데 수입은 감소해서 경제성장, 교육, 육아, 주거 등 많은 사회경제문제를 해결할 여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구고령화는 저출산과 고령자의 수명증가가 맞물리면서 나타난다. 그런데 부산은 젊은 층의 인구가 유출되면서 인구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부산은 젊은 층의 유출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산에 일자리는 많은데 좋은 일자리가 없다. 젊은 친구들이 탐낼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또 수도권 대학이 아닌 부산 지역 대학을 졸업해도 충분히 경쟁력 있을 정도로 지역 대학교들의 경쟁력 제고에 신경 써야 한다. 동시에 노인에 대한 인식변화도 필요하다. 과거와 달리 65세 이상의 어르신들 중에서도 생산성이 충분한 노동력이 많다. 그러므로 시 차원에서 노인과 일자리를 매칭시켜주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야 한다.
 
-고령화 현상이 심해질수록 노후 복지를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수님의 「노후빈곤율의 진단과 주택연금을 활용한 노후빈곤 개선」이라는 논문이 눈에 띄던데 어떠한 내용인가.
▲OECD 발표를 보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9.6%로 OECD 평균 11.4%를 훨씬 상회한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 역시 이 수치를 기준으로 많은 정책들을 마련해왔다. 그런데 나는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이 49.6%라는 수치에 대해 의문을 품었고 OECD 및 정부가 산출하는 빈곤율의 정의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빈곤율은 소득과 같은 현금흐름만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부모세대는 현금흐름은 약해도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 즉 재산은 많다는 것이다. 2015년 아파트 구입자 중 60대 이상이 11만 2036명으로 2011년보다 57.2% 급증했고 이 수치는 전체 아파트 구입자 평균 증가폭인 17%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가계자산 중 74%가 실물자산일 정도로 부동산 자산이 많다. 나는 단순히 빈곤율로만 노인의 경제적 문제를 접근하기에는 오류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고 실물자산을 현금화 할 수 있는 주택연금을 활용한다면 노인빈곤율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분석해 본 결과 주택연금으로 실물자산을 유동화하면 노인빈곤율을 13%p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므로 노인빈곤율이 높다는 수치만으로 복지정책을 실천할 것이 아니라 주택연금으로 안정적인 소득흐름을 확보하도록 유인하고 복지정책은 현금흐름과 실물자산 모두가 부족한 계층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정부지출의 실효성 및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보험이 MRI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것에는 보험혜택이 미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을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동안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보험료를 거두는 방식을 취해왔다. 문제는 MRI 같은 비급여의료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의 의료행위 적정성, 의료비 적정성을 평가하지 않고 시장에 위임해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보건의료체계에서 비급여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 큰데 아무도 통제를 하지 않으니 의료기관이 검사해라하면 환자는 검사해야하고 동일한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어떤 병원은 100만 원을, 다른 병원은 200만 원을 부과해도 환자는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아무리 보험료를 더 부과한다 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은 개선되지 않는다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은 국민건강보험의 개혁이 아닌 의료시장의 개혁이다. 우리는 시장의 위력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공급자와 소비자 간 정보의 비대칭이 심해서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의료시장에는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줘야 한다.
 
-보험을 통해 노후소득, 건강, 복지 등의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면.
▲많은 국민들이 이제는 우리나라도 복지라는 것을 충분히 누릴 체력이 된다고 믿고 있다. 다행히 현재를 기준으로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젊은 나라에 속하기 때문에 어떤 복지라도 실천할 수 있는 체력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복지의 기본 원리인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한 복지는 함부로 실행에 옮겨서는 안 된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인구고령화를 고려했을 때 조만간 지금의 복지수준도 유지하기 버거운 시기가 다가올 것이다. 이제는 정부재정으로만 복지정책을 실행한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넘어 민영보험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민영보험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안녕(安寧)을 위해 자조노력이 요구되는 구조다.
 
-현재 우리나라 보험 체계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가.
▲방금 말했듯이 민영보험은 본인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이 보험을 통해 스스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정부가 줄 수 있는 도움 중 하나는 제도적으로 가입을 강제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개인연금에 제공하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변환한 것처럼 세제혜택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정부는 국민들 스스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재정을 안정시키는 방안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것은 정부 중심의 복지에서 민영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 주요국들의 결론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도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보험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지 않다. 이러한 이미지는 결국 보험회사의 책임이다. 보험회사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닌 사적안전망이며 보험산업은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보험산업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고 보험사기도 상당히 많다. 앞으로 보험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정부, 국민, 보험산업의 공조를 통한 사적안전망 구축이다. 인구고령화 하에서 보험은 더 이상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닌 사회의 위험을 책임지는 사적안전망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보험회사는 투명한 경영과 영업, 그리고 소비자 만족을 위한 상품개발과 서비스를 선행해야 한다. 소비자는 보험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 보험은 최대선의(Utmost Good Faith)의 원칙이 기본이다. 보험을 악용하는 일부 소비자는 선량한 다수의 보험가입자에게 더 높은 보험료라는 부정적 외부성(Negative Externality)을 유발하고 결국 본인도 그 피해자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험사기금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2015년 기준으로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6549억 원이다. 더 놀라운 것은 금융감독원의 추정에 따르면 보험사기 금액이 5조 원에 달하는데 적발금액은 20%도 안 된다는 것이다. 보험사기는 아무리 노력해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정부의 보험사기 방지 및 적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선거철만 되면 후보자들은 막대한 복지공약을 쏟아낸다. 국민들은 그러한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문제는 공약한 복지를 실현하는데 천문학적인 재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또 흥미로운 것은 복지는 원하나 그 비용은 부담하기 싫다는 누프현상(Not Out Of my Pocket)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새 정부가 약속한 복지공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그 복지공약을 원했던 국민들의 반대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인구고령화 하에서 세금부담을 증가시켜 복지를 증대시키는 것은 우리나라 인구고령화를 고려했을 때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그 부담은 후세대에게 전가된다.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기는 쉽지만 뺏는 것은 어려운 것처럼 복지도 마찬가지다. 복지정책을 설계할 때 인구고령화를 고려해서 유지가능성을 살피고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사회보험만으로 국민의 행복을 증대시키려는 접근 대신 민영보험을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이다. 이현수 기자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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