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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복지제도가 뿌리내리기도 전에 새로운 복지정책 나와”
장청희 기자  |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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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6  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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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재영 동서대 사회교육원 교수(63)는 지난 5일 대연1동 허교수 사무실에서 있었던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동복지가 노인복지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아동복지현장에서 일하는 복지사들의 임금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청희 기자
허재영 동서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임교수
 
아동복지, 노인복지에 비해 열악…임금 개선 필요
부산, 건보서 장기요양인정자 등급 받기 까다로워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승리할 게 아니라 거북이가 토끼를 깨워서 함께 결승선을 넘었어야 했어요.” 허재영 동서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임교수(63)가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예로 들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허 교수는 현재 사회복지제도에 대해 전체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의 새로운 복지정책으로 노인요양보호제도가 제대로 뿌리 내리기도 전에 자주 바뀌는 현상을 비판했다. 아동복지는 노인복지에 비해 관심이 적은 편이라고 지적하며 아동복지현장에서 일하는 복지사의 임금이 개선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증세없는 복지는 없다며 복지를 강화하게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세금을 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에게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주변의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
▲1987년부터 93년까지 부산구화학교에서 전도사로 목회활동을 했었다. 부산구화학교는 청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립학교다.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우리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자신이 부른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고 개나 고양이가 짖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다.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학생들 마음에 벽이 있었다. 이 벽을 깨뜨려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정하지 않고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나중에는 학생들이 먼저 와 장난도 걸고 집에 놀러 오게 될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 구화학교에서의 활동이 계기가 돼 부산대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됐다.
 
- 남구에서 예닮지역아동센터를 운영 중이다.
▲대연1동에서 어린이집, 무료공부방을 운영하다 2006년 지역아동센터를 열었다. 아동센터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장애인가정의 자녀들을 보호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기관이다. 아동센터에 오는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들이 모두 일을 하기 때문에 학교를 마치고 갈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 센터에 오면 부모님들이 일을 마칠 때까지 있을 수 있고 영어와 기초학습에 대한 공부를 지도받을 수 있다. 문화재를 찾아가거나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한다.
 
-동서대 사회교육원, 경남정보대 평생교육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가르치고 있다.
▲ 학교에서 사회복지정책론과 교정복지론을 가르치고 있다. 사회복지정책론은 법의 개념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사회복지법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4대 보험, 공공부조과 같은 사회보험과 아동복지법, 여성복지법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교정복지론은 재소자들의 사회복지, 즉 형무소 안의 복지와 출소 후 복지에 대한 내용이다. 보호관찰 등 재소자들의 재활을 돕는 사회복지 프로그램 등을 배울 수 있다.
 
- 최근에 사회복지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수요가 조금 줄어든 상태다. 초창기에는 한 반에 40명 정도였다면 지금은 10명 정도다. 사이버대학이 증가하면서 사이버대학을 통해 사회복지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은 많아졌다. 하지만 화면 속에서 배우는 것보다 직접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확실히 실력이 더 나은 것 같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동복지, 재가복지 현장실습을 해보면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 자격증 취득 보다 사회복지 자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 재가복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국내에는 680만 노인이 있다. 나이가 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빈곤의 문제, 역할 상실의 문제, 고독과 죽음의 문제 등이 생겨나게 된다. 특히 국내에는 빈곤하고 병든 노인이 많다. 2008년부터 노인장애요양보험제도가 시작 돼 치매나 중풍에 걸린 노인들이 요양병원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들보다 증세가 심하지 않지만 보호를 받아야 할 노인들의 경우 자택에서 하루에 3시간씩 4일 동안 요양보호사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를 재가복지라고 한다. 금정구에서 사랑노인재가복지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 지역 노인 10명을 대상으로 재가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사회복지현장에서 오래 활동해 왔다. 부산지역 사회복지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그래서 크게 지적할 것은 없다. 다만 노인복지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어떤 노인이든 요양보호시설에 일정한 돈을 지불하면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도 시행 후 장기요양인증신청을 통해 장기요양인정자로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등급을 받아야 정부보조로 요양보호시설에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에서 장기요양인정자 등급을 정하는데 부산지역의 경우 인정등급을 받기가 타 지역에 비해 어렵다. 등급을 받지 못한 노인들은 복지혜택을 누릴 수 없는 점도 아쉽다.
 
- 아동복지현장은 어떠한가.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학생들은 체계적인 기초학습과 다양한 체험학습을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일반 학생들보다 더 낫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센터만 해도 매년 부산은행 후원으로 국회의사당과 청와대, 롯데월드를 방문하는 체험학습을 하는데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지난해는 서울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문제는 아동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부산지역 205개 지역센터의 80% 이상이 센터 내 운영 인원 수를 못채웠다. 앞으로 출생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현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된다.
 
-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떠한가.
▲아동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처우는 일반 기업보다 못하다. 아동센터를 운영하는 운영비나 직원 월급이 일반 기업에 비해서 낮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도 표를 받을 수 있는 노인층에 복지는 다양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아동복지에는 관심이 가지지 않는 모습이다. 몇 년째 아동센터 운영비가 동결된 상황이고 복지사 월급이 매달 120~150만원 선이다. 직원들의 월급이 좀 더 나아진다면 사회복지를 전공한 후 아동센터에서 일하는 인력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 앞서 19대 대선에 대선주자들이 강화된 복지공약을 제시했는데.
▲후보들이 노인기초연금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공약을 내놨다. 복지 포퓰리즘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사실 복지제도가 정착도 되기 전에 새로운 정책으로 자꾸 흔들리는 모습을 본다. 요양보호제도도 이제 뿌리 내리는 단계가 아닌가.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치매국가책임제 공약을 냈는데 지금 요양보호제도도 치매와 중품을 중심으로 확장하는 시점에서 이번 공약으로 제도가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 국가가 어떤 식으로 복지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증세없는 복지는 없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대처 총리도 자신의 정치생명이 끝날 것을 각오하면서 복지를 축소시켜 영국을 되살리지 않았나. 우리나라도 복지를 강화한다면 세금을 늘려야 하고 보편적 복지를 향해 가기보다는 꼭 필요한 사람들에 복지혜택이 갈 수 있도록 만드는 선별적 복지가 맞는 것 같다.
 
-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기 보다는 지자체 장이나 정치인들을 만나 아동복지나 노인복지에 필요한 점을 어필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아동복지나 노인복지에 대해 관심이 부족해 아쉽다. 서울에서 모 정치인을 만났는데 지역아동센터가 뭐하는 곳 입니까 라고 묻어라. 그만큼 아동복지에 대해 관심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앞으로 정치인들이 아동복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복지분야에 임금이 적어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도 직업으로 사회복지를 택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회복지가 제대로 시작된 2006년에는 정부지원금이 50만원 정도로 열악했다. 지금 10년 사이에 많이 올라갔다. 앞으로는 더 많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사회복지 전공 학생들이 전공을 꼭 살렸으면 한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반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힘든 출세코스를 걷지 않아도 된다.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아동이나 노인이라는 약자를 도울 수 있는 윤리적인 직업이다. 앞으로 유망직종이라 전망도 밝다.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복지현장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한다.
 
- 부산시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거북이가 토끼가 자고 있는 틈에 엉금엉금 기어가 경주에서 이기지 않았나. 사실 그렇게 하면 안된다. 거북이가 토끼를 깨워 함께 가야한다. 결국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가 아닌가. 만약에 나에게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는 돈이 있고 상대편에게 돈이 없다면 돈을 나눠 함께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맞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함께 가는 삶을 살길 권한다.
 
허재영=△동의대 윤리학과 졸업 △부산대 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호서대 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 △동서대사회교육원 교수 △예닮지역아동센터 대표 △사랑노인재가복지센터 대표 △부산시 남구 사회보장협의체 협회장
 
장청희 기자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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