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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불모지 부산,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개간”[사람, 사람을 만나다] - (151) 육은실 시인·문예시대 편집장
김효진 기자  |  khi5018@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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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1  16: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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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은실 시인이 출판을 앞둔 시집 소개와 부산 발간 문학계간지 문예시대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3시집 ‘미래를 통과하는 별’ 출판 예정
부산 문단 자존심 ‘문예시대’ 24년째 발간


24년 된 계간지 문예시대 편집장으로, 시인으로, 부산영호남문인협회 및 한국가람문학회 사무국장으로, 시낭송가로 문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육은실(57·사하구 감내로) 시인을 만났다. 이달에 제3시집 ‘미래를 통과하는 별’을 출판한다는 그는 시집 소개와 함께 인문학이 어려운 현실에서 부산에서 발간되는 문학계간지 중 가장 오래된 문예시대의 운영에 대해 설명했다.


- 곧 출판되는 제3시집의 설명 부탁합니다.

▲ 오랜 산고 끝에 제3시집 ‘미래를 통과하는 별’의 출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특별한 것들이 시가 된 것이 아니고, 일상에서 늘 보고 듣고 하는 사물들을 통해 시어를 얻고 그 시어들이 시가 되어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총 102편의 시를 제1부 눈부신 기적, 제2부 절대의 힘, 제3부 가시 없는 세상, 제4부 빛의 틈새, 제5부 바위구절초, 제6부 주어와 술어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문학의 길에 들어선 연륜이 일천하지만 무조건 부지런함으로 매일 시 쓰기를 놓치지 않고 작업을 하였습니다. 늘 슬픈 시만 쓰는 것 같아 제3시집에서는 좀 더 밝은 시를 쓰기 위해 노력했는데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아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낍니다. 배상호 시백께서 출판에 즈음하여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는 길’이라는 인사말을 통해 세상에 수많은 길 중에 문학을 선택하고 좋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 한평생을 자신과 싸우면서 오직 한 길만을 걸어가는 제2의 인생을 권면과 칭찬과 용기를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 제1시집과 제2시집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 첫 시집 ‘모카향의 행복’은 총 112편의 담담한 서정시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시집을 출판한다는 것이 민낯을 내보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고, 시집을 구성하고 어떻게 통일성을 가져야 하는지, 시적관심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고민하며 부족한 대로 첫 시집을 완성하였습니다.

두 번째 시집 ‘지워지지 않는 흔적’은 삶의 암담했던 시간들에 대한 성찰과 고민의 사유들이 시가 되었습니다. 시를 쓰지 않았다면 견딜 수 없었던 일상들을 풀어내면서 정화시키며 위로받았던 120편의 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시인이 된 동기는.

▲ 제 시의 씨앗은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이셨던 박승일 선생님(아동문학가)의 동시수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국어시간마다 시를 낭송하게 하시고 숙제로 동시를 써 오게 하셨고 방과 후 몇몇 아이들을 남게 해 동시 필사작업을 도와드리면서 시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해 시립도서관에 매일 가 초등학생 세계고전문학전집을 섭렵하였고, 사춘기 때는 시에 더 큰 매력을 느껴 많은 시집을 읽고 특히 휘트먼의 시집을 끼고 다니며 시인을 꿈꾸었습니다. 성장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어느 한순간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습작시를 써놓았는데 그때 쓴 시들이 결국은 시인이 되는 길이 되었습니다.


- 시인으로서 문단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 먼저, 문예시대 편집장으로 봄호, 여름호, 가을호, 겨울호를 매호 마다 필진을 구성하고 원고를 청탁하고 편집해 발송 작업까지 마무리를 합니다. 연말에는 문예시대 창간기념식, 시상식 사회 및 행사를 주관합니다. 또한 한국가람문학회에서는 사무국장을 6년째 하고 있는데 해마다 문학기행, 시화전, 송도해수욕장 바다 시낭송회, 동인지편집 발간 등의 일을 기획하고 주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구문화원에서 주관하고 서구문인회에서 주최하는 서구사랑전국시낭송대회 사무국장으로 5년째 전국시낭송대회를 맡아서 낭송대회 사회 및 전반적인 일들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또 부산영호남문인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170명의 회원이 있으며 지난 4월에는 90명의 회원들이 군산 선유도 문학기행을 주관해 다녀왔고 연말에는 영호남문학상 시상식 사회 및 전반적인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시낭송가로 2013년도 송도해수욕장 100주년 기념행사에서(서구청주관) 시낭송을 했으며 그 외 문학행사에서 재능기부 시낭송을 하고 있습니다.


- 문예시대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 20여 년 전만 해도 부산을 가리켜 문화의 불모지라고 할 정도로 변변한 잡지 하나 없는 문화의 취약지대였습니다. 거기다 많은 잡지들이 만들어졌지만 얼마가지 못해 재정난을 이유로 문을 닫는 곳이 많았습니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문인들이 쓴 작품을 마음 놓고 발표할 기회를 갖지 못하던 차에 배상호 시인께서 문학운동 차원에서 계간지 문예시대를 1993년 9월 8일 창간하여 오늘까지 이끌어 오셨습니다.

평생을 공직생활을 하셨던 분이 오직 문학을 사랑하는 열정 하나만을 믿고 24년 전 문인 몇 명이 모여 시작한 문예시대가 올해로 창간 24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부산에서 최장수 문예지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부산 문단의 자존심이 되었습니다.

문예시대는 그동안 전국 각지 많은 문인들의 작품을 발표하는 계기가 되었고, 부산에서 문예지의 지평을 연 종합문예지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예시대는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신인 작가들을 능력에 맞추어 많이 배출하였습니다. 옛날에는 문학을 지망하는 신인들이 서울로 가서 서울잡지에 등단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만 문예시대가 발행되고부터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알찬 문예지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문예시대는 이번 여름호가 나오면 지령 92호가 되는 위업을 달성하게 되었고, 문예시대를 통해 등단한 문인들이 부산문단 뿐만 아니라 전국각지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문예시대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가히 기적에 가까운 문예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뿐더러 부산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최고령 문예지로 발전을 거듭해 갈 것입니다.


- 24년째 계속해서 발간되고 있는데 비결은 무엇인지.

▲ 문예시대가 오랜 세월 동안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배상호 발행인의 지치지 않는 열정과 문학에 대한 짝사랑이 그 어떤 흔들림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지켜온 집념과 끈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예시대를 사랑하는 부산 문인들의 마음이 있었기에 오늘의 문예시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저는 편집장으로서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신뢰로 쌓은 믿음을 토대로 제가 있을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런 신념과 사랑을 바탕으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대중문화의 활성화와 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해 오늘도 부단히 매진하고 있습니다.


- 시가 인간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저는 삶에 대한 감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쁠 때 보다는 슬플 때, 위로받고 싶을 때, 다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아 시가 건네는 말을 듣고 싶어 할 때, 시는 감사를 배우게 하고 퀘렌시아(querencia)처럼 안식과 회복의 장소를 제공하는 인간 내면의 성소가 아닌가 합니다. 삶의 힘든 순간마다 호흡을 고르고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 다시 삶 속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은 우리가 시를 읽고 쓰는 것은 시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백 마디 말보다 한마디의 시어가 절실한 순간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 시 창작의 비결 또는 창작의 고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언어의 갈증을 앓던 시절 무식함으로 다가선 시의 길은 저의 무지함의 대가로 무수히 어지러운 꿈들의 가위눌림이었습니다. 눈을 뜨고 자는 물고기같이 매일 새벽까지 졸음에 겨운 불빛 아래 시를 쓰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1% 넘치는 시어와 1% 부족한 시어들을 지도 밖 고비사막 한가운데를 진양조로 넘나들게 했습니다. 무한반복의 제자리에서 점묘법으로 손끝에서 그려지는 ‘시가 내게로 왔다’는 네루다의 말을 증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순간의 눈부심으로 모든 것을 넘어서는 꿈을 꾸었습니다. 시를 읽고 쓰다 보면 나 자신이 한 편의 시가 되는 걸 경험하면서 시어 하나하나에 눈을 맞추고 행과 행 사이 연과 연 사이에서 복잡하고 분주한 생각들을 정화하며 시가 건네는 잔상들을 기록하고 여백을 채워가다 보면 삶의 깨달음을 얻게 되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창작은 고통이기도 하지만 사람은 떠나도 글이 남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는 행복한 고통이 됩니다.


- 시인에게 있어 ‘글쓰기’는 어떤 의미입니까?

▲ 마지막까지 진실해지려는 노력이고 책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정화수라고 생각합니다. 나 하나가 변한다고 세상이 변하는 건 아니지만 나 하나라도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면 작은 변화의 나비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을 믿어봅니다. 시는 시인을 닮고 시인은 자신이 쓴 시를 닮는다고 하는데 제가 자식처럼 낳은 시들을 보면서 저의 모습을 반추합니다. 제 마음이 말하는 것들을 진실하게 받아 적었는지를, 가장 빛나던 천재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항상 첫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나에게 말해 달라(tell me)’는 글귀를 습관적으로 종이 위에 썼다고 합니다. 언어의 질곡 속에 신음하는 시의 해방과 차원 높은 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시인들이 분발하고, 서정의 튼튼한 바탕 위에 일상적 삶의 진솔함과 건강함이 용해된 시적 진실함의 차이가 분명히 의미를 만듭니다.


- 향후 계획은?

▲ 개인적으로는 해마다 책을 백 권씩 읽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책도 편식을 하고 있는 거 같아 부족한 부분의 책을 선택하고 백 권 이상의 책을 읽으려고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시집을 몇 집까지 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목표는 10집까지 계획을 하고 그 이후에도 더할 수 있다면 정약용 선생이 제자 황상에게 말씀하신 삼근계를 저의 좌우명으로 삼아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히 시를 쓰는 시인으로,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문단행사로는 계획된 5월 문학기행, 6월 시화전, 7월 제5회 서구사랑전국시낭송대회개최, 8월 송도해수욕장 바다 시낭송회, 9월 가람문학 제26집 발간 등을 잘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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