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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험을 비롯한 컨텐츠 생산으로 관광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책 필요해”[릴레이인터뷰] - 김정포 부산외대 경영학부 교수
최형욱 기자  |  chu@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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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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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인프라나 제반 요건들을 잘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은 부산에 오면 가볼만한 곳이 마땅히 없다고 한다” 김정포 부산외대 경영학부 교수는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이 관광산업의 측면에서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관광객들을 유인하지 못하는 것은 문화체험과 같은 컨텐츠 생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정부와 여행사, 지역 상인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소통하는 자리를 통해 부산도 문화컨텐츠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도 이제는 먼 미래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하는데.
▲인구가 400만 가까이 되고 대한민국 제2의 수도라고까지 불리는 대도시지만 사실 부산은 이렇다 할 미래 신산업이 보이지 않는다. 기존의 부산의 경제를 이끌었던 자동차 부품, 선박, 신발 등 전통적인 5대 주력 산업들만 가지고는 급변하는 세상과 4차 산업 혁명을 대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한진 해운의 퇴출과 대우조선해양사태를 겪으면서 조선·해운 경기마저 죽어가는 와중에 이에 대한 고민이 지자체 차원에서도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부산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산업정책은 어떻게 갖춰져야 하는가.
▲부산은 각종 인프라나 제반 요건 같은 것들이 잘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관광산업의 측면에서 봐도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 지리적인 요건 등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은 ‘관광객들이 부산은 오랜 시간 동안 머물 장소나 요인이 별로 없다’거나 ‘부산에는 마땅히 가볼만한 관광지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보통 부산의 대표 관광지하면 해운대, 광안리, 자갈치, 태종대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이런 관광지들이 사실 하루 정도 날을 잡고 다니면 다 돌고도 남을 만한 곳들이다. 자연경관을 갖춘 좋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컨텐츠가 별로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래 머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부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대체로 관광지에 와서 자연경관만 잠깐 보고 난 후에 지역의 유명 맛집에 들러서 식사하고 나면 사실 할게 더는 없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부산시의 관광업계에서도 이 좋은 조건을 놔두고 관광의 질이나 경제 유발 효과가 왜 이 정도 밖에 안되냐는 식의 불만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일부 국내외 여행사들은 관광객들을 데리고 방문할만한 곳이 별로 없다보니 여행 코스에 경주나 울산을 투어하는 코스까지 집어넣는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경주 여행 코스에 부산은 부수적으로 끼워 넣으면서 패키지 관광지 수준으로까지 부산을 취급한다는 것이다. 부산시도 MICE 산업을 비롯해 영화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영화의 전당 등 인프라적인 측면에 투자를 하면서 영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관광산업은 아직도 다른 분야에 비해 관심을 덜 받고 있는 것 같다.
요즘에 부산의 대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감천 문화마을도 사실 가보면 보면 딱히 감흥이 있거나 가슴에 와 닿는 것이 별로 없다. 아직까지 외국인들에게는 감천문화마을은 부산을 방문하면 그저 의례적으로 방문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이 부족하다고 보는데.
▲내가 판단하기에 부산은 관광산업 중에서도 특히 의료관광, 미용, 화장 등 뷰티 관련 산업에 비교적 많이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부산이 가지고 있는 산과 바다 등 자연환경을 비롯해 현재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부산이 해운, 신발, 조선기자재 등 전통적인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이제는 문화, 관광도시로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문화체험을 비롯한 컨텐츠 생산에 집중하는 등 관광을 좀 더 내실 있고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책을 진행했으면 좋겠다. 다른 광역시들 중에 서울시만 봐도 예를 들어 창경궁이나 경복궁에서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한복을 빌려 입고 궁궐 내 관람을 하면서 사진도 찍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몸소 체험한다. 이런 방식은 관광객들에게 훨씬 더 감흥을 주고 뇌리에 꽂히는 추억을 안겨준다. 이런 컨텐츠의 역할 때문인지는 몰라도 외국인들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도 전국에서 많이 방문하고 있다. 그에 반해 부산은 가지고 있는 자연조건에 비해 문화 컨텐츠가 좀 약한 것 같다. 부산시도 영화의 전당을 세우고 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대규모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그냥 단순히 관광객들이 해운대든 광안리든 방문만 하고 왔다가는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컨텐츠를 더 다양하게 많이 생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부산의 지역특산물을 가지고 직접 요리를 해보는 식의 문화체험 컨텐츠를 만들 수도 있지 않겠나. 단순하거나 유치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노력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문화적 파급력을 만들고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좋은 유인이 될 수 있다.
 
-한가지 제안하고 싶은 문화 컨텐츠가 있다면.
▲한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오는 중국인이나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지 않은가. 그들을 대상으로 요트경기장이나 해운대 해수욕장 같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장소에 뷰티 센터 같은 공간을 마련해 관광객들이 직접 한국의 화장법으로 화장을 해보는 등 즉석에서 문화체험을 실시하는 것도 컨텐츠가 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현장에서 또 다른 소비를 끌어내고 부가가치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관광객들의 유인효과를 더욱 끌어올리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문화 컨텐츠가 약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관광산업과 관련된 정책들을 대부분 공무원들이 주도해서 추진하다 보니 문화 컨텐츠의 생산에서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다. 문화체험 같은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해서 관광업을 추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여행사 등 관광업계 종사자를 비롯해 현장에 있는 지역 상인들이 주도해서 이끌어나가야 된다. 이들이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관광객들을 상대하다보니 관광 상품에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공무원들이 주도하는 정책들은 대부분 주요 관광지별로 연결 지어서 여행 동선을 짜고 코스 중간에 유명 맛집을 끼워 넣는 수준밖에 안된다. 실제로 시에서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한다하지만 관 주도의 행사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내 생각에 관광산업과 관련된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부산시가 현장에 있는 상인들과 관광업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디어도 얻으면서 또 여행사들과도 협의와 소통을 해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가 보여 주기식 행정이나 실적 쌓기에 얽매여서 관광산업의 모든 부분을 도맡아서 하려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구조적으로 행정부가 국회부터 시의회까지 매번 감사를 받다보니 이 관광분야가 보여 주기식 행정을 하기에 제일 적합한 분야라고 알고 있다.
우리가 제조업을 하려면 기업들이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과정에서 부처 공무원들이 규제 문제도 해결해줘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이 관광분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산만 있으면 송도에 다리를 하나 세우고 홍보해서 사람들 끌어 모으고 관광객들 운집하면 사진 촬영해서 기사화 시키거나 하면 보기 좋지 않은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서 경제적 효과가 이 만큼 유발됐다’라는 식의 홍보성 행정이 생기는 것이다. 뭔가 지속가능하게 컨텐츠화 될 수 있는 것은 많이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 내가 알기로는 부산시도 이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관광업계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여행자들과 소통과 협의의 자리를 만들어서 이들이 부산시에 이런저런 관광 정책을 제안하거나 건의도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부산시는 원론적으로 검토를 해보겠다고만 대답하고 나중에는 결국 그런 의견이나 제안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부산시가 ‘다이나믹 부산’을 표방하면서 많은 것들을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 있는 관광업계나 지역 상인들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는 괴리가 생기는 것이고 매번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비판을 받는 것이다.
 
-근본적인 의식 문제가 원인인가.
▲민간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장사꾼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정책 지원을 하는 것이지 왜 장사를 시켜줘야 하냐’는 입장이고 이런 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한다고 할 때 이는 정부가 기업들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개념이 아니다. 중소기업들이 추진하고 싶어 하는 사업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거나 어려워하는 부분이 생기게 마련이지 않은가. 문제는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통을 하고 무엇이 그들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지원정책이라고 하면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하향식 지원, 특혜, 이런 식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식을 가지고 지원 정책을 펼치니 실제로 중소기업들이 요구하는 부분과 정부의 정책방향에서 미스매치가 일어나는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차려놓은 밥상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과 같다.
나도 교수직을 맡기 전에 조달청에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정부의 입장이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행정을 펼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되기 때문에 그 당시에도 느낀 것이지만 정부는 보통 중소기업들에게 시혜를 베풀어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지원이라는 것은 힘을 가지고 높은 위치에 있는 정부가 하향식으로, 또는 일방적으로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정책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들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시 같은 경우 부산지역 중소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우선은 부산의 많은 중소기업들의 고민과 애로사항을 들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물론 중소기업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다 들어줄 순 없겠지만 그래도 정책을 구상하기 전에 그들의 입장에서 먼저 서서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형욱 기자 chu@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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