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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구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보물섬…발전 여지 있다”
이현수 기자  |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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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8  16: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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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가르침 이루기 위해 공직 생활 시작
인구 정책은 국가가 발 벗고 나서야
원도심 통합은 4개구가 원만히 수용할 수 있을 때 가능
   
▲ 영도구청 김영진 기획감사실장은 “공직자에게 청렴성이 없으면 공직자의 생명을 잃는 것이다”고 강조했다.(사진=이현수 기자)

“공직자에게 청렴성이 없으면 공직자의 생명을 잃는 것이다.” 영도구청 김영진 기획감사실장은 청렴이 공직자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자에게 청렴은 필수고 자신이 떳떳해야 구민들을 올바르게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38년 째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공직 생활을 해온 그를 만나 영도구의 인구 문제와 여러 해결 과제에 대해 들어 봤다.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직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1979년도에 공무원에 임용돼 38년 째 공직자 생활을 하고 있다. 엊그제 입사한 것 같은데 벌써 정년이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공직에 첫발을 딛게 된 계기는 지금도 선명히 기억난다. 그 당시 모든 가정이 마찬가지였지만 우리 집 역시 너무 가난했다.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어머니의 정직성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했다. 정말 강직하셨고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이었다. 나에게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정직하게 살아라고 가르치셨다. 그런 어머니의 가르침을 반드시 이뤄야겠다고 생각해 공직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나 에피소드가 있는가.
▲ 에피소드는 정말 많다. 다 이야기하려면 밤을 세야 될 정도다. 지금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에피소드 몇 가지 이야기하겠다. 먼저 내가 공직 생활을 시작한 시기인 70년대 말에서 80년 초반에는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새마을운동이 70년대 중반에 시작됐는데 내가 공직에 들어 설 때는 한참 붐이 일어 가속화되는 시점이었다. 그때 새마을 대청소 같은 것을 공무원이 앞장서서 실천했다. 한 달에 두 번 새벽 조기 청소도 했었고 폐품 재활용 수집도 했었다. 폐품 재활용 수집을 자원 재활용 운동이라고 불렀는데 동사무소에서 근무할 때 리어카를 끌고 관할구역 내 학교에 가서 폐비닐, 음료수병 등을 수집해왔다. 수집해 온 것은 팔아서 새마을 단체 기금으로 적립했다. 이 당시 기억이 많이 난다. 또 환경 정비라 해서 공무원이 각 지역별 지정 게시판의 게시기간이 경과한 벽보나 무허가 벽보를 제거했었다. 한 번은 결혼 후 얼마 안 돼서 벽보를 뜯고 있었는데 장모님이 그걸 목격하셨다. 장모님은 공무원이 그런 허드렛일을 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셨기에 집사람과 처가 식구들한테 진짜 공무원이 맞는지 조사를 시켰던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동사무소에서 무인당직 체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숙식을 하며 당직을 섰었다. 내가 어느 동사무소에서 근무할 때 동사무소 주위에 음식점이라고는 중국집 밖에 없었다. 당직을 설 때면 짜장면만 계속 먹었다. 짜장면만 먹다보니 지쳐서 고민이었는데 집사람이 도시락을 싸준다고 하더라. 그런데 집사람이 아이 두 명을 데리고 경사진 길에 있는 동사무소까지 올라와 도시락을 전해주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컵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김치도 없이 컵라면만 며칠을 먹다보니 구토를 했다. 그래서 지금도 트라우마 때문에 컵라면을 못 먹는다. 그 정도로 공직 환경이 열악했다. 같이 근무하던 한 직원이 숙직을 서다가 사망한 일도 있었다. 판결은 연탄가스로 인한 질식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전국 동사무소 숙직실에 전기보일러가 도입됐다.
 
-공직 생활을 하며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 공직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청렴이다. 공직자에게 청렴성이 없으면 공직자의 생명을 잃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깨끗해야 떳떳하게 주변을 챙길 수 있다. 내가 지금 기획감사실장을 맡고 있지만 꼭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공직자에게 청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공직자가 다른 잡생각을 한다면 올바른 공직 기강이 설 수 없다. 공직자가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 또 중요한 점은 공직자가 구민·시민을 올바른 길로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만 똑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이끌어 가야 한다. 이런 선도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
작년에 퇴계 이황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는 도산 서원 선비문화수련원에 갔다 왔다. 그곳에서 퇴계 이황 선생의 선비 정신 배워왔는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敬(공경할 경)이었다. 모든 부분의 근간이 돼는 경을 통해 부모를 공경하고 상사를 공경하고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공경하는 것이다. 이것에서 이어지는 정신이 솔선수범이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몸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중요하게 배웠던 것이 겸손이었다. 퇴계 이황 선생은 높은 위치에 계셨지만 하인들에게 지시하는 법이 없었다. 권유형으로 하인들을 이끌었다. 천민들을 절대 하대하지 않았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애민 정신으로 대했다. 그만큼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강하셨다. 이런 점 때문에 아직도 존경받고 계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퇴계 이황 선생의 자세와 정신을 공무원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념이 있다면.
▲ 나는 성인이 되고나서부터 생긴 신념이 하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이 말에는 중요한 뜻이 많이 내포돼 있다. 직장에서 고위직에 올라갔다거나 사업을 해 돈을 많이 벌었다거나와 같이 자신이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과정에는 남이 모르는 노력과 아픔, 노하우들이 축적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노력한 만큼 대가가 오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영도구도 인구 감소와 노령화, 저출산 등의 문제로 인해 힘든 상황이다. 어떤 문제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가.
▲ 인구대책 이야기가 나오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내가 처음 공무원이 되고 1~2년 지나서 가족계획이라는 사업이 전개됐다. 그 당시는 먹고 살기 힘들었기 때문에 입을 줄여야 했고 그러려면 가족계획이 필요했다. 그래서 한 집에 두 자녀 갖기 등의 사업이 진행된 것이다. 이 사업은 각 지역별로 중요 정책으로 관리하게 돼 있었다. 기획부서 등의 핵심 부서에서 사업을 진행해 어느 지역이 성과를 올렸는지 어느 지역이 부진한지를 수시로 평가를 했다. 이를 동 별로 등수를 매겨 고과에 반영했다. 나도 둘째를 놓고 나서 가족계획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 사업 후 불과 30년도 지나지 않아 이제는 많이 낳아라고 한다. 인구 정책은 자지단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가가 핵심 정책으로 이끌어 가야한다. 인구는 국가 경쟁력의 주요 요소다. 인구가 무기다. 국가가 나서서 무기를 키워야 한다.
나는 인구 감소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고령화다. 고령화가 되다 보니 인구가 늘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저출산이다. 저출산의 원인은 교육문제다. 아기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2억 정도 든다고 한다. 요즘은 부부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활하기 힘들다. 그런데 맞벌이의 결정적인 취약점이 육아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스웨덴은 저출산 국가에서 최고의 다출산 국가로 바뀌었다. 국가에서 육아정책에 과감히 투자하고 복지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지방에서 단독으로 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국가가 중심이 돼야 한다.
 
-인구 문제 외에 영도구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는가.
▲ 과거 영도는 굉장히 화려했다. 영도다리가 도개한 후 육지와 섬이 연결됐을 당시 부산시 전체 인구 10만 명 중에 영도 인구가 2만 5000명이었다. 또 1차 산업이 중심이었던 시절 영도에 한국 조선산업을 좌지우지했던 한진중공업의 전신 대한조선공사가 탄생했다. 이 조선소를 중심으로 수산업이 엄청 발달했다. 전국 수산이 영도에 다 몰렸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낙후됐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 개발 체계가 동부산권에 집중돼 있었다. 현 시장님이 오신 후엔 균형개발을 위해 서부산권도 개발하고 있지만 영도는 아직도 이도저도 아닌 입장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도시재생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봉래동 지역에 200억 규모의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이 사업과 병행해 문화 인프라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 영선동 흰여울문화마을의 위험 언덕 지역을 정비시켜 전망 좋은 곳으로 만들었다. 테라스 하우스 같은 사업을 해도 손색이 없을 위치다. 영화 촬영지로도 쓰이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외에도 신선동, 청학동, 대평동 등 영도 곳곳에서 도시재생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원도심 통합이 영도구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 원도심 통합은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통합으로 인한 각종 인센티브나 지역별 정서를 충분히 감안해서 진행돼야 한다. 4개구 모두가 원만히 수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통합 보다는 기존 4개구에게 발전 할 수 있는 계기를 충분히 부여해주면서 진행돼야 한다.
 
-영도구가 다시 활력을 찾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종합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영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영도다리를 넘어오는 순간부터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태종대를 중심으로 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동삼동 폐총, 절영마, 조내기고구마 등 영도에는 수많은 보물들이 있다. 한마디로 보물섬이다. 이 많은 보물들을 발굴해 자료로 정리하는 데만 4년이 걸렸다. 4년간의 정리를 통해 작년에 스토리텔링 100선 책자를 만들기도 했다. 또 발굴한 보물들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해서 상품화·관광자원화·산업화를 진행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구민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같이 참여하면 살기 좋은 고장으로 거듭 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후배 공직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 후배들이 ‘내가 구청장이다, 내가 책임자다’라는 사명감으로 영도가 나아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서 구민들을 이끌어 가주길 바란다. 이현수 기자 leehs0103@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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