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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논리에 사라지는 벚꽃 명소
장청희 기자  |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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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7  20: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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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청희 기자
봄을 대표하는 벚꽃. 봄마다 벚꽃을 구경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이는 부산의 명소가 있다. 남천동 벚꽃길이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주민들은 마음이 무겁다. 삼익비치아파트 재건축으로 남천동 벚꽃길이 사라질 위기에 쳐했기 때문이다.
 
남천동 벚꽃길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녹지공간이 아니다. 1979년 건립된 삼익비치아파트에서 심은 왕벚나무들이 38년이 지나 우연히 벚꽃 숲을 이룬 것이다. 수영구는 2001년 광안리어방축제로 통합하기 이전에 이곳에서 남천동 벚꽃축제를 열었었고 시민들은 봄마다 벚꽃길을 걸으며 추억을 쌓았다.
 
시민들의 마음은 그대로 인데 수영구는 이제 아닌가보다. 수영구 관계자는 삼익비치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사업시행인가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익비치아파트 조합이 재건축 인허가를 추진하고 있고 수영구가 이를 승인한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남천동 벚꽃길은 없어진다. 조합이 왕벚나무 742그루를 모두 벌목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어린 벚나무 200그루를 새로 심는 것과, 사계절 산책할 수 있도록 메타세쿼이아·마로니에 200그루를 심을 방안을 내놨지만 그런다고 남천동 벚꽃길을 대신할 수 있을까.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청은 개포시영아파트 단지에 있던 나무의 일부인 264그루를 영동대로 녹지, 세곡사거리 일대, 공원, 관내 학교 등으로 옮겨 심었다. 서울시는 이런 나무들을 가로수 등으로 자치구에서 재활용하도록 권고 하고 있다.
 
시민들도 이곳 나무들만이라도 시민공원에 옮겨 심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수영구는 왕벚나무 수명이 70~80년인데 남천동 벚꽃나무들은 이미 50년 이상 됐기 때문에 나무수명이 다했다고 보고 있다. 조합도 그 논리였다. 어쩜 이리 구청과 조합이 한목소리를 내는지 얄미웠다. 비용문제도 있다. 나무 한 그루당 옮겨 심는데 100만원 정도 드는데 그 비용을 모두 감당하긴 어려울 것이다. 경제논리에 역사와 전통은 힘을 잃고 자연은 사라진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렇다. 없어지기 전에 남천동 벚꽃길에 다시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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