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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문 내린 부산항 면세점…국내외 여행객 발길 돌려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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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4  18: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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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문 내린향후에도 면세점 운영 중단 사태 불가피
사업자 선정 평가 기준 보완·지원 필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이 지난 10일 휴무에 들어가면서 국내외 여객들이 면세 물품을 사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부산항 면세점 모습.

“여러 나라의 공항, 항만 등 터미널을 이용했지만 면세점 문이 닫혀 면세 물품을 사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을 관광하고 지난 10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해 출국하려던 한 일본인 여행객이 내뱉은 이야기다.

이날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면세점(이하 부산항 면세점)은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면세점 사업자인 현대페인트에 33억 원을 빌려준 채권자가 돈을 받을 길이 없자 일명 ‘빨간 딱지’를 붙이는 압류 강제집행을 법원에 신청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측이 문을 내린 탓에 극단적인 상황은 모면했지만 면세 물품을 사려던 여객들은 닫혀진 면세점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음날 면세점이 다시 문을 열기는 했지만 향후에도 정상적인 운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

부사지방법원에서 2차 압류 강제집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산항만공사가 오는 17일 밀린 임대료를 이유로 면세점 사업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지만 현대페인트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된다. 여기에 계약해지를 거쳐 새 사업자 선정 절차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면세점 운영 중단은 불가피하다.

공항, 항만 내 면세점은 여행객에게 중요한 서비스 요소 중 하나이고 공공적인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 사업자 선정서 입찰가만 고려…첫 단추부터 잘못 꿰매져

이번 부산항 면세점 사태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첫 단추가 잘못 꿰매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60년에 설립된 현대페인트는 이후 20년간 연 15%의 고속성장을 이어왔지만 1989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자금조달과 지속성장을 확보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주식 발행으로 얻은 자금을 각종 투기에 쏟아 부었고 결국 회사는 1998년 부도를 맞게 됐다.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의 매각과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경영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이 와중에 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2015년 3월 부산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 참여한 현대페인트는 부산항만공사가 제시한 최저가(18억3900만원)의 2배가 넘는 40억1000만원을 연간 임대료로 제시해 5년간 면세점 운영권을 낙찰받았다.

하지만 개장 이후 경영난으로 인해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면세점 물품구매 등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유명 해외 명품 등 여행객이 선호하는 물품은 구비하지 못했고 담배를 제외하고는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에는 개점한지 불과 6개월도 채 안돼 경영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 휘말리며 직원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못하는 체임 사태 발생으로 면세점 운영에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 되자 부산항만공사가 애초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터미널 건립 투자비 회수에만 급급한 나머지 경영상태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입찰가에만 눈이 멀어 사업자를 선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항만 면세점은 공공적 성격이 강한 만큼 입찰금액 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과 운영 능력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터미널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고가 입찰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세밀하고 다양한 평가 기준을 보완해 새로운 사업자 선정 절차에 반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터미널 내 편의시설 입주업체 지원 방안 마련돼야

부산항 면세점은 월 평균 5~6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고정비를 고려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월 매출이 최소한 20억 원 수준에 이르러야 하는데 입찰 당시 기대했던 만큼 터미널 이용자가 많지 않았고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물품구매 등 재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목표 매출을 달성하지 못했다.

여기에 입찰 당시 제시했던 높은 임대료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고 이외에도 관리비와 전기세, 수도세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높은 편이었다. 결국 매출 부진과 높은 고정비로 인해 개장 이후 적자에 허덕이던 현대페인트는 결국 임대료 23억 6000만원을 내지 못해 면세점 운영권을 내놓게 됐다.

특히 높은 고정 비용은 면세점 운영에 적잖은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비(㎡당 2441원)를 비롯해 전기세, 수도세 등 각종 비용은 면적당 기준으로 터미널 내 각 입주업체에 부과되는데 면세점 면적은 1200㎡에 이르고 있어 부과되는 비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부산항 면세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터미널에는 면세점 이외에도 커피숍, 식당, 기념품 판매소 등 총 18군데에 달하는 편의시설 입주업체가 있다.

이들 업체의 상황도 면세점과 별반 다르지 않다.

터미널 내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예전 중앙동 국제여객터미널과 비교하면 모든 시설 규모가 너무 커졌다”며 “생각만큼 여객도 많지 않고 이 가운데 편의시설을 찾는 사람도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관리비 등 고정비도 높은 편이어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부산항여객터미널이 국가기간 시설인 항만 시설의 일부인 만큼 공기업인 부산항만공사가 입주업체와 상생하는 차원에서 각종 부과되는 비용 인하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여객 증대 방안과 축제 유치 등 볼거리 제공 및 터미널의 접근성 개선 등으로 배를 이용하는 여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즐겨 찾는 공간으로 터미널을 탈바꿈시켜 유동인구를 증대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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