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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141년 흐른 부산항 역대 최대 위기 직면…‘껍데기 항만’ 전락 우려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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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7  18: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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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원 쏟아부은 부산항 신항 외국계가 장악
능동적인 항만 개발로 재도약 돌파구 마련해야

   
대내외적인 변수로 인한 하역료 인하 가능성과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외국자본 종속 현상 심화로 141주년을 맞이한 부산항이 실속이 없는 껍데기항만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항 신항 전경 모습.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부사항만공사가 당초 설립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역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거세지고 있다.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부산항만공사 전경 모습.

부산항은 1962년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시작과 함께 수출입 전진기지 역할을 하며 본격적인 활황기에 접어들었다.

당시 우리의 수출 주종 품목 가운데 우리 국토의 살점인 중석을 비롯해 대리석과 고량토가 실려 나가고 우리네 어머니의 살점이라 할 수 있는 머리카락마저 잘려서 가발로 수출됐다.

인력 수출도 대단했다. 선원 송출과 월남파병 그리고 브라질로 향하는 이민선도 부산항에서 떠났다.

그러다 보니 부둣가에서 들려오는 뱃고동과 갈매기 소리마저도 마냥 구슬프게 들리기만 했다.

한마디로 부산항은 이별의 항구였고 눈물의 항구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즐겨 불렀던 노래가 ‘잘 있거라 부산항’이다.

이런 노래를 위안 삼아 우리나라는 1964년에 드디어 1억 달러라는 수출금자탑을 쌓았다.

이처럼 1876년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한 이래 우리나라 근대화와 산업화를 주도해 온 부산항은 올해로 개항한지 141년이 흘렀다

‘부산항 개항 141주년 기념식’은 28일 오후 3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다.

‘부산항 노래를 싣고~’라는 테마로 열리는 이번 기념식은 부산항을 주제로 한 노래를 통해 과거 역사와 추억을 회상한다.

또 글로벌 초일류 허브항 도약 선언으로 미래를 향한 힘찬 뱃고동도 울릴 예정이다.

하지만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부산항은 한진해운 청산 등 여파로 오늘날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 부산항 신항 5개 터미널 운영사 중 4곳 외국자본 종속

올해 글로벌 해운동맹 출범을 앞두고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5개 운영사들이 치열한 물동량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하역료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의 외국자본 종속 현상의 심화로 부산항은 실속은 없고 동북아의 관문이라는 껍데기만 화려한 항만으로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13조원의 국가예산을 들여 조성한 부산항 신항의 5개 터미널 가운데 4곳을 외국계 회사가 운영해 막대한 국부 유출이 이뤄지고 있는 부산항 신항에서 최근에는 삼성물산 등의 신항 2부두 운영사(PNC) 지분 23.9%를 아랍에미리트의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인 두바이포트월드(DPW)가 인수하며 외국자본 종속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약 13조원이라는 막대한 국가예산을 쏟아부어 부산항 신항의 기반시설을 짓고 항로를 만들었지만 정작 그곳에서 장사하는 터미널 운영사는 대부분 외국계 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DPW가 지난해 말 PNC 지분을 사들이면서 부산항 신항의 5개 터미널 운영사 중 4곳의 운영사 경영권은 완전히 외국자본에 종속되게 됐다.

유일하게 국내 자본이 모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의 모항 역할을 했던 3부두(HJNC)마저 외국계에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부두는 애초 한진해운이 50%+1주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했지만 자금난 때문에 ㈜한진 에 매각했고 나머지 지분은 국내 재무적 투자자인 IMM이 세운 펠리샤가 보유하고 있다.

한진해운 몰락으로 물동량이 격감하자 펠리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분을 DPW나 PSA가 인수하면 부산신항의 터미널 운영사는 모두 외국자본의 손에 넘어간다.

이처럼 해운동맹의 새로운 출범과 부산신항 컨테이너 운영사들의 경영권이 외국자본에 속수무책으로 넘어가면서 실속은 없고 껍데기만 남은 항만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 및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기관이 물동량과 하역료를 뒷받침해줄 수는 있는 새로운 국적선사 육성과 부산신항 터미널 운영사의 외국자본 종속을 막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부산항만공사 자율성 보장받고 물동량 중심 보수적 운영 탈피해야

부산항을 경직되고 보수적인 운영으로 일관해온 부산항만공사에 대한 지탄에 목소리도 지역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와 조선업 구조조정 등 최근 해운·조선 산업의 위기 여파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부산항이 이제는 물동량 중심의 보수적인 운영에서 탈피해 진보적이고 능동적인 항만 개발로 재도약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는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의 산하 기관으로 전락하며 자율성을 잃은 부산항만공사가 부산항 발전에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부산항의 발전 도모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동북아시아 글로벌 허브 항만으로 성장시키고자 2014년 1월 출범한 부산항만공사가 12년이 지난 지금 기대했던 모습과는 달리 현실에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이 지역 시민 단체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에 위기를 맞고 있는 부산항의 해법 마련을 위해서라도 설립 취지를 다시 살피고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하루빨리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지역 항만 관련 업계 및 산업계에서도 정부의 각종 규제와 과도한 감시 및 견제 시스템으로 자율성을 잃고 허수아비처럼 경직된 부산항 관리·운영을 하는 부산항만공사에 대해 ‘이럴려고 만들었나’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율성을 보장받은 싱가포르항만공사(PSA)가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싱가폴 항만을 다양하고 특색있는 항만으로 발전시켜 전 세계 선박이 찾는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탈바꿈시키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모습과 비교하면 부산항만공사의 부산항 운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 지역 사회 및 항만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공동 대표는 “미국의 경우 항만공사의 독립채산제와 심의회 독립 등을 통해 연방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고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항만을 상업시설로 간주해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율성을 잃은 부산항만공사의 무능력함은 한진해운 사태에서 잘 드러난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당시 물류대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한진 선박에 실린 화물을 부산항에 내려 다른 선박에 실어 목적지로 보내는 것이 시급했지만 이들 외국계 부두 운영사가 한진 선박과 컨테이너의 수용을 거부해 항만공사가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부산항만공사가 신항의 알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지분을 인수하지 못해 외국자본에 넘어가면서 심각한 국부유출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한진해운 사태와 같은 유사시 상황에서 부산항 운영을 조절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지역에 꼭 필요한 항만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사건건 해수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어야하는 까다로운 절차로 인해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부산항만공사의 소극적 보수적인 자세가 오히려 부산항 발전에 있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역 내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러한 부산항만공사의 소극적·보수적 업무행태는 오로지 기존의 물동량 중심의 부산항 운영 정책에서 더 이상 진일보 하지 못한채 제 자리를 맴돌고 있는 근본원인되고 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는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기존의 수출입 화주와 여객 중심의 관리·운영에만 매여있는 부산항만공사의 운영은 부산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며 “한진해운 사태로 향후 환적화물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제는 부산항만공사가 대형선박수리조선소 및 LNG벙커링 기지 조성, 부산신항 배후물류단지 활성화 등 전 세계 선박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 조성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 고부가가치를 창출시키는 방향으로 부상항 발전 패러다임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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