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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 기능’ 전락한 부산신항 배후단지…BPA, 용지공급 방식 변경 방안 추진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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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3  17: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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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물류기업 환적화물 창출 미흡…고용창출도 안돼
공개경쟁 지양…기업 선별해 수의계약 전환 검토

   
부산신항 배후단지에 입주한 물류기업들이 환적화물 등 새로운 화물과 고용 창출이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어 부산항만공사가 용지 제공 방식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신항 배후단지 한 물류기업의 창고에 미국에서 들여온 생활용품이 가득 쌀여있는 모습. 이곳에서 재포장작업을 거쳐 아시아 각국으로 보낸다.

부산신항 배후단지가 새로운 화물과 고용 창출이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서 반제품이나 부품 등을 들여와 조립·가공한 후 다시 수출해야 새로운 화물과 고용이 생기지만 현주소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대다수 업체가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을 일시 보관하는 단순한 창고업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배후단지는 정부와 항만공사가 조성해서 민간기업에 싼값에 장기간 임대하는 형식으로 운영한다.

부산신항에는 2020년까지 총 944만4000여㎡를 조성할 계획이다.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조성한 배후단지 419만㎡ 가운데 물류제조기업에 공급하는 235만㎡는 모두 입주업체가 정해졌다. 68개에 이른다.

62개사는 이미 가동하고 있고 나머지는 건물을 짓는 등 영업을 준비 중이다.

외형상으로는 배후단지가 많이 성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전체 취급 화물 가운데 환적화물은 평균 6.4%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입화물이다.

새로운 화물과 고용을 창출하는 조립·가공·재포장 등을 하는 기업은 소수이고 대다수는 수출입화물을 일시 보관하는 창고기능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입주기업들의 고용인원도 2800여명으로 애초 계획에서 제시한 목표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 인력파견업체 등을 통해 단기간 채용하는 비정규직이 많아 고용의 질이 낮다.

창고기능에 치중하는 입주기업들이 많은 데다 업체들의 규모가 작다 보니 한정된 수출입물량을 놓고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느라 수익성마저 갈수록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후단지 개장 초기 t당 3만원이던 보관료가 지금은 2만5000원 아래로, 8000원을 넘던 작업료는 5000원 이하로 각각 떨어진 것으로 항만공사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처럼 수익성이 낮아지다 보니 새로운 고용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부산항이 계속 성장하려면 한정된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에 더해 환적화물을 늘려야 한다.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4차 산업혁명으로 선박을 이용하는 국제교역량도 앞으로 줄어들거나 늘더라도 그 폭이 예전에 못미칠 것으로 보여 항만 스스로 배후단지에서 물동량을 창출하는 게 필수적이다.

부산항만공사는 배후단지를 종전처럼 운영해서는 애초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사 관계자는 13일 “배후단지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입주기업을 늘리는 데 치중한 탓에 조성 취지는 점점 퇴색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항만공사는 수출입화물의 단순보관 기능이 중심인 기업은 아예 입주시키지 않고 외국에서 원부자재를 반입해 가공 등 부가적인 과정을 거쳐 다시 외국으로 보내는 환적화물을 창출하는 기업 위주로 용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 공개경쟁을 통해 입주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환적화물과 고용을 제대로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해 수의계약을 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에서는 임대료가 싼 배후단지 용지를 확보하고 보자는 차원에서 화물과 고용창출 계획, 비즈니스모델 등을 부풀려 제시하고는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규모 업체 난립으로 인한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입주대상을 6만6000㎡ 이상 용지를 필요로 하는 대형 물류제조기업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항만공사는 이런 기준에 맞는 기업이 당장 나타나지 않으면 땅을 비워두는 한이 있더라도 종전처럼 실적에 급급해 마구잡이로 물량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소규모 기업을 입주시키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항만공사는 새로 공급할 배후단지는 외국기업 유치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특히, 일본기업들을 유치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현재 신항배후단지에 투자한 외국기업 가운데 일본계가 40개로 전체의 44%(투자금액의 54%)를 차지한다. 3개는 일본기업이 100% 투자해 설립했다.

일본기업들은 자국의 내륙 물류비가 비싼 탓에 해운 네트워크가 좋은 부산에 제조·물류시설을 두는 데 관심이 많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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