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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창업·기업경영하기 좋은 도시’ 만들어야[부산경제 활로를 찾는 릴레이 인터뷰] - 임정덕 도시와 경제연구소 원장
장청희 기자  |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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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7  15: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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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제기관 실무진 모인 기업민원창구 필요
동남권, 지역이기주의 버리고 경제 통합해야
금융도시 부산 만드는데 30년…타이밍 놓쳤다

   
임정덕(71) 도시와 경제연구소 원장이 부산경제활성화 방안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경제권역화’를 제시하고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청희 기자

임정덕(71) 도시와 경제연구소 원장이 부산경제활성화 방안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경제권역화’를 제시하고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청희 기자세계경제가 심상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선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정책을 내놓으면서 세계경제의 흐름이 ‘보호주의’로 급변하는 모습이다. 부울경 지역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 안 그래도 침체된 부산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임정덕(71) 도시와 경제연구소 원장은 33년째 부산지역경제를 연구하고 있는 원로 경제전문가다. 기자는 지난 3일 부산은행 온천동 지점 3층 건물에 위치한 도시와 경제연구소를 찾아 부산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물었다. 온화한 미소의 노학자는 열정적으로 지역경제에 대해 설명했다. 별다른 난방시설이 없던 사무실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 도시와 경제연구원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직을 물러나면서 학교에서 하던 연구 활동들을 이어가기 위해 만든 연구소다. 지난 2010년에 재단법인 효원학술문화재단과 소속 연구소로 ‘도시와 경제연구원’을 만들었다. 이름 그대로 부산이라는 도시와 그 도시의 경제에 대해 연구하는 곳으로 이해하면 된다.


- 부산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란 어떤 도시인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란 창업하기 좋고 기업경영을 하기 쉬운 도시를 말한다. 기업이나 투자자가 국내에 기업을 만든다거나 기업을 이전할 때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 결정은 우선 공장 등을 짓기 위해 적합한 부지나 토지가 있는지, 다음으로 필요한 인력을 쉽게 찾을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 이때 부산이 부지경쟁력이나 노동시장 경쟁력을 가진다면 선택되는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또는 세계에서 토지, 노동시장, 금융시장, 기술수준, 법과 제도, 문화, 생활환경, 안전 등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경쟁 도시보다 앞서야 한다. 모든 조건을 다 갖출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지가나 임대료, 항만 하역료가 비싸지만 다른 조건으로 최상의 기업경영 환경을 갖춰 세계의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 부산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인가.

▲아니다. 일단 부산은 국내에서의 경쟁에서부터 뒤떨어진다. 이는 지역인구와 지역인구구성에서 알 수 있다. 부산은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며 전국 시도 가운데 노인층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 무엇이 문제인지.

▲지역 언론이나 부산시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면서 온갖 프로젝트나 구호를 발표한다. 이것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면서 안 되면 큰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시민들을 선동한다. 프로젝트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동북아 지역혁신위원장으로 활동했을 당시 시청, 중소기업청, 노동청, 상공회의소 등 부산경제를 움직이는 기관의 장들에게 제안을 했다. 지역의 경제기관이나 부서의 실무진이 모여서 한 달에 한번 기업친화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말이다. 기업 활동이 더 나아지기 위해선 법이나 제도적 차원에서 규제를 풀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경제부서 실무진들이 이 부분을 그때그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무진 모임은 한번으로 끝났다. 지자체 단체장과 지역구성원들이 의지와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부족한 것 같다. 최근 20년간 충남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지자체 장의 의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경제는 상대적이다. 상대가 잘하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 기관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기업들은 규제나 절차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 부산시, 중기청 등 다양한 경제기관이 기업의 문제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공동민원창구를 매달에 며칠씩 여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때 창구에는 허가 담당자 등 실무진이 모여 있어야 할 것이다.


- 부산경제 활성화를 위해 ‘광역경제화’가 필요하고 그 속에서 부산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통합의 시대다. 행정구역을 통합하는 어려운 행정적 과정을 거치기보다 경제적, 생활적 통합을 중시한다. 부산은 동남광역권 또는 남부권으로 경제를 통합해 성장해야 하며 앞으로 발전비전과 목표를 이에 맞춰야 할 것이다.

동남광역권은 예전에 경상남도라는 뿌리를 같이하고 산업구조도 상호보완적인 면이 많다. 하지만 행정구역이라는 족쇄에 묶여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동남광역권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적절한 거버넌스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 부울경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현재 광역권위원회가 담당하는 것이 좋고 현재 광역권에 있는 중앙부처의 지방특별행정기관 소속을 광역위로 바꿔 절차상의 어려움을 없애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진전시켜야 한다.

세계적인 도시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경제권역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므로 궁극적으로는 행정통합을 바라봐야 한다. 쉽지 않으니까 경제적 통합이 우선돼야 할 것이고 지역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 부산발전연구원장으로 활동했을 당시 부산과 후쿠오카 간의 교류도 주도했다.

▲부산발전연구원장을 하면서 한중일 3국의 제2도시 연계를 개념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오사카에 제의를 했는데 1990년대 한국의 위상이 지금보다 높지 않았기 때문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후쿠오카는 적극적으로 교류를 하고자 했다. ‘부샤후(부산-상하이-후쿠오카) 경제권’ 개념이 나왔다. 후쿠오카와 주변 북부 규슈의 경우 인구는 동남경제권보다 작지만 경제권 규모는 더 크다. 우리로서는 좋은 시도였다. 부산-후쿠오카 간에는 각 시청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64개 과제를 찾아서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교류의 속도가 느려지는 느낌이다.


- 1980년대 중반 발표한 책 ‘부산지역 활성화 방안’에서 이미 국제금융도시, 컨벤션센터, 항망공사 설립 아이디어를 내놨다. 실제로 만들어졌는데 평가를 한다면.

▲부산국제금융센터를 예로 들겠다. 1980년대 부산경제에 대해 고민했었다. 당시 부산지역 제조업이 강했지만 앞으로 성장 견인차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홍콩, 싱가포르, 도쿄와 같은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선 금융으로 치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 코스피 시장이 있는 증권거래소가 서울에 있었고 코스닥 시장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부산에 코스닥 시장 본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을 단지화해서 금융단지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외국기업들이 부산에 입주하는 것을 제도화하자고 했다. 당시에는 외국기업이 입주하기 위해서 재무부 인가가 필요했기 때문에 제도화가 가능했다. 외국기업이 울며 겨자먹기라도 부산에 먼저 입주하게 되면 집적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산국제금융센터 아이디어는 30년이 흘러서 실현됐다. 당시에는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Nobody listen). 몇 년 전 국제금융센터를 만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구해왔다. 나는 ‘너무 늦었다(Too late)’고 대답했다. 이미 외국금융기관들이 서울로 상당히 많이 내려와 있다. 타이밍이 중요한데 부산은 타이밍을 놓쳤다. 현재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입주한 국제기관은 하나도 없다. 국내금융센터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부산국제금융센터가 문을 연 후 지역경제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그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 정부에서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의 문제이기도 하고 정치의 문제이도 하다. 한국은 조선시대 신 과거제도로 회귀해 있다.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만 준비하니까 유일한 출구가 과거시험에 달려있었던 조선시대와 다를 게 없는 것이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젊은이들만을 탓할 것은 아니다. 창업하기 좋은 나라, 창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면 된다. 앞서 말했듯이 부산은 창업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 환경을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

▲속도에 관련된 책을 쓰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빨리빨리’하는 문화에 대해 스스로를 비하하지만 역시 한국 사람이 잘하는 것은 ‘빨리빨리’다. 속도가 경쟁력의 원천인 것이다. 그에 관련된 책을 내려고 한다.

임정덕 도시와 경제연구소 원장
▲1945년생 ▲부산고 졸업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조사역 ▲미국 윈게이트대학교 교수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부산발전연구원 원장 ▲지역발전위원회 민간위원 ▲도시와 경제연구소 원장

장청희 기자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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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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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을소 2017-02-08 18:10:28

    좋은 말씀입니다. 경제관련 실무자들이 모여서 일을 하려면 추진하는 단체 또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쓸데없는 국가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실효성있는 이런 회의 또는 모임을 만들면 정말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하지 못하는 사례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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