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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정체성, 올바른 인간 만드는 것이 바로 인문학”[사람, 사람을 만나다] - (139) 채민정 채스아트센터관장
최형욱 기자  |  chu@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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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6  1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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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민정 채스아트센터 관장이 인문학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형욱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이 좀처럼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자유무역주의가 도전을 받으면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로 인해 수출 전선에 불화실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성장은 정체 되고 있으며 국정 공백으로 인한 불안한 정국에서 국민들은 나날이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채민정(64·해운대구 달맞이길 117가길) 채스아트센터 관장은 이럴 때 일수록 우리가 우리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고 역사와 철학을 비롯해 인간에 대한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인문학을 통해 합리적이고 올바르게 생각하면서 현재 처한 위기를 극복해야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문학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오면서 인간이 열심히 노력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고 노력한 만큼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다. 가령 옛날에는 좋은 스승을 만나서 좋은 제자로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고 시대의 선구자들을 찾아가 배우고 듣기도 했지만 요즘 시대는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창조적인 예술을 하려는 사람부터 먹고 사는 문제 등 경제 활동에 전념하는 사람까지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고 우리가 인생에 있어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도 아주 다양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며 이것을 도와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현대 사회에서 인문학은 지금 위기다. 인문학은 현재 대학 교육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인문학도는 취업이 어렵다는 인식이 생기고 또 대학생들이 먹고사는 문제, 즉 진로에만 치중한 교육을 선호하다보니 인문학을 들으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면서 인문학과가 폐지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침체로 청년 실업률이 가면 갈수록 높아지는 사회 흐름에서 인문학을 배울 여유와 기회가 사라진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정적인 지원을 감행해서라도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인문학 교육을 시켜야 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부흥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됐던 메디치 가문은 원래 이탈리아의 중부지방 피렌체공화국의 평범한 중산층 가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15~16세기 피렌체공화국에서 가장 유력하고 영향력이 높았던 시민 가문으로 거듭났으며 이들은 공화국의 실제적인 통치자로 학문과 예술을 후원하여 르네상스시대가 피렌체에서 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상인 중심의 가문이었던 메디치 가문이 로마제국 황제를 비롯해 교황에게도 장학금 형태로 경제적인 지원하면서 르네상스 시대의 부흥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국정공백 사태로 인한 불안한 정국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 시국에서 인문학의 역할은 더욱 필요하다. 현재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달맞이언덕인문학포럼’에서도 철학·국문학·예술학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 전문가들이 나서서 시민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있다. 나는 서양화가지만 철학과 역사를 비롯해 미술사에 대한 수많은 책을 읽으며 인문학을 공부해왔다.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인문학을 공부하는 가운데 달맞이언덕인문학포럼도 인문학을 사회적으로 리드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인문학이 왜 중요한가.

▲바로 올바른 정체성과 올바른 사회성, 올바른 인간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를테면 ‘사회에서 내가 어디에 위치 하는가’,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만일 내가 역사에 기록되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될 것인가’ 같은 문제에서 우리는 인문학으로부터 답을 얻을 수 있다. 한번만 살다가는 인생을 제대로 살고 후대를 위해서는 무엇을 남기고 떠나야할지, 좋은 사회·좋은 국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알기 위해서는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지식을 말한다. 인본주의, 인문주의 등 인간 자체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인류에서 가장 소중한 것도 인간이고 가장 좋은 것도 인간이고 그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인간이다. 우리가 옆에 좋은 사람을 두고 밥을 먹으면 굉장히 행복하지 않은가. 또한 우리는 좋은 사람과 얘기를 하면 밤을 세우면서 얘기를 해도 행복하고 피곤하지도 않으며 밥을 먹지 않아도 견딜 수 있다. 또한 우리 중에 꽃이 피는 아름다운 들판을 싫어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결국 마찬가지로 인간이 아름답고 다정하며 따뜻한 인간을 볼 때 행복하게 느낀다. 지금처럼 어렵고 힘든 시대에 그것이 마냥 우리의 일상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이상 아니겠는가. 그것은 결국 아는 만큼 실행할 수 있고 배운 만큼 가르치기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양질의 것이어야 된다. 그 말은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근본적인, 기본적인 모습에 기반을 둬야 된다는 것이다.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도 다 주장했던 바다. 우리가 가장 기본적의 정신, 즉 기본을 잃어버리지 않아야 되고 인간 속에 있는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만들어야 된다.


-사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도 인문학인지.

▲인문학은 사회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지 인민이 아니지 않은가. 인문학을 사회로부터 배우면 굉장히 인간이 위험해질 수 있다. 가령 사회에서 도둑질하는 사람들은 같이 도둑질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필요하다. 도둑질을 하면 옆에서 뒤를 봐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사회인데 사회가 도둑질과 같은 법과 질서가 무너진 곳이 아닌 선량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지는 그런 사회가 만들어져야 된다. 예전에는 작은 단위의 마을이라면 그 마을 단위가 바로 사법부고 행정이고 언론이었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으면 어디 가서 살 수 없는 시대였다. 땅을 지키고 살던 때였으니까. 그래서 그 마을의 어른들은 아랫사람으로부터 존경받고 군자금을 늘려서 지혜롭게 사회를 이끌어 갔는데 그들이 바로 양반, 지주들이었다. 그들 모두 사서삼경부터 한학을 배우먼서 인간에 대해 깊이 공부했다.

인문학은 크게 역사와 철학의 두 갈래로 나뉘는데 더 나아가서는 전체 역사를 통틀어 현대까지 꾸준히 전해져 내려오는 지혜와 지식까지 넓게 포괄하는 학문이다. 올바른 인간들과 그들의 지식을 통해 우리도 올바른 지혜와 지식을 배우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인문학을 자연학에서부터 따로 떼어놓고 얘기해왔다. 자연주의를 뜻하는 자연학이라 하면 어떠한 법과 제도도 필요 없고 모든 것이 오로지 자연의 질서 속에서만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자기가 원치 않는 시대가 오면 명망 있고 대단한 학자들은 정치를 하다가도 세상과 등졌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지금은 옳고 그름을 떠나 필요악적인 존재들을 비롯해 모든 것들이 다 존재가치를 인정받는다. 우리가 필요 없는 곤충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할 수 없다. 필요악에 대해 인정해야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기준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나 자신이 내 나름대로 어떤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상황에 처하기는 했지만 최소한 양심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이 누구나 인정받고 훌륭한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 하는데는 각자 자기만의 이유가 있다. 하느님이 ‘너는 머리가 나쁘게 태어나라’ 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고 인간이 노력을 하면 되도록 하는 것이 세상이다. 역사를 보면 부족한 집안에서도 다 영웅이 나오지 않은가. 세상이 정의를 외치며 나오는 자가 있는가 하면 사익을 추구하는 기회주의자들도 많아진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가 통합되지 못하고 분열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를 올바르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거기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옛날에는 가령 산속에 깊이 들어가 있는 성인군자들을 찾아다니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가 넘쳐나고 사회를 합리적으로 바라보고 합리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젊은 사람들도 지금과 같이 사회가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어떤 특정 언론과 특정 여론의 편협한 시각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인문학을 통해 사회를 한 층 더 객관적으로 보고 합리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채민정 관장
▲동아대 예술대학 회화과 서양화 전공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순수미술학과 서양화 전공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회화사 전공 ▲뉴욕대 대학원 순수미술학과 회화전공 ▲(사)한국유스호스텔 부산연맹장 ▲(사)낙동강여성문화포럼 부이사장 ▲달맞이언덕인문학포럼 회장 ▲(사)해운대문화관광협의회 추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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