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20.6.1 월 09:12
> 금융/증권 > 릴레이인터뷰
“위기의 해운산업, 지금이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적기”
최형욱 기자  |  chu@leader.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7.01.31  14:11:10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 김길수 한국해양대학교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최근 국가 기간 산업인 조선, 해운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해양의 도시 부산의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특히 해운 산업의 불황 여파에 지역 경제를 떠받쳐 온 항만 물류와 관련 산업들이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김길수 해양대학교 해사수송과학부 교수로부터 부산의 주력 산업인 해운, 항만 산업이 위기에 처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과 조언을 구했다.


△부산의 항만, 해운 산업이 위기가 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기본적으로 지금까지의 우리나라는 무역 위주의 정책을 펼쳤다. 그러다보니 무역을 중심으로, 또는 무역을 위해서 해운산업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항만산업도 존재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우리나라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보니 무역에 관심이 많았다. ‘무역 1억불 달성’, 또는 ‘10억불 달성’ 등의 목표를 세우고 기업별로도 일정 규모의 무역 실적을 달성하면 상을 준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오로지 무역에만 집중했었다. 그러다 보니 해운과 항만은 무역의 부속적인, 종속된 산업이라는 인식으로 굳어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조선 산업과 해운 산업은 본질적으로 서로 연계되는 산업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선 산업이 주가 돼 있는 상태에서 해운산업은 조선 산업에 종속된 산업이라는 인식이 다분하다. 이런 인식들이 근본적으로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들 모두 바람직하지 못한 인식이다. 해운산업은 해운산업 자체로 그 존재가치가 있고 항만산업 역시 산업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무역에만 편향돼 왔던 정책들로 인해 결과적으로 해운산업이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다. 또한 조선과 해운은 서로 연계 됐을 때 그 안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로 인해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한 때는 주무부처를 비롯해 관련 정부기관들이 ‘국적선사 망하면 어떠냐, 외국선사 이용하면 되지’ 하는 얘기를 할 정도로 해운산업을 중요시 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진해운도 결국 오래전부터 굳어져온 뿌리 깊은 인식에서 비롯돼 부도를 맞게 됐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코앞에 닥친 현재 해운산업의 위기를 헤쳐 나갈 방안이 있다면.

바로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운영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부산은 그동안 컨테이너 처리량을 중심으로 한 외형을 높이기 위한 정책에만 집중해왔다. 그러다보니 부산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가가치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컨테이너 처리량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너무 그 수치에만 혈안이 돼 있다 보니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데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쏟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부산항의 부가가치 창출원이 화물 운송, 하역, 보관 기능에 머물러 있다. 현재 부산항에 정박하는 컨테이너 선박들은 항구에 들어갔다 나오기만을 반복하고 배들이 부산항에 정박했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부가가치는 거의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나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과 비교해보면 이 지역들의 항만 산업에서 나오는 부가가치는 수치상으로만 봐도 부산항의 세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항의 전체 부가가치 규모는 연간 6조 규모인데 이는 싱가포르의 35%, 로테르담의 40%, 상하이의 34%의 비중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로테르담의 경우 이미 20년 전에 관련 정책 입안자들이 항만 산업을 제대로 키워보자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싱가포르가 항만산업에서 세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부산에는 현재 그런 정책 자체가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부산은 컨테이너 처리량이 중심이 되는 외형 위주가 아닌 부가가치 창출 중심의 항만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항만 관련 산업이 포괄적으로 존재한다는 뜻의 이른바 항만 클러스터가 부산에 조성되면 선박 1척이 부산항에 들어와서 일궈내는 경제적 효과는 훨씬 더 커지고 선박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로 인해 부산항에 떨어뜨리는 부가가치는 높아진다.


△항만 클러스터 조성으로 실현할 수 있는 부가가치에는 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항만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부가가치는 크게 선박 수리와 매매·관리·급유·중개, 선용품, 해양금융, 법률 컨설팅 등으로 나뉜다. 부산항은 현재 이런 분야에서 계속 경쟁력을 상실해왔고 이제는 그 존재감조차도 미미해졌다. 항구에는 가령 수리를 필요로 하는 배가 들어올 수도 있고 수리를 위해 정박을 하면 그 동안 선용품도 실을 수도 있으며 유류도 채울 수 있다. 더 나아가 선박의 매매도 가능해지게 되고 그러다보면 매매를 하는데 필요한 해양금융산업도 발전하게 되는 등 배 한척이 부산항에 들어와서 창출해낼 수 있는 부가가치가 엄청 많다는 것이다. 항만에서 배가 컨테이너만 옮겨놓고 그냥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하다. 특히 항만 클러스터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수리조선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경쟁력이 있고 전망이 높지만 정책적 지원이 없어 사양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 국적선사들은 그런 서비스를 어디 가서 받고 있느냐. 대부분 싱가포르로 가서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조선소가 건조한 선박 중 약 4%만이 우리나라에 수리를 맡겼다. 심지어 국적선의 97%가 외국에서 수리되는 실정이다. 싱가포르가 우리나라 안에서 실현해야 되는 부가가치 산업을 모두 빼앗아 간 셈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작은 규모의 선박수리업체만 운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정치권은 수리조선의 중요성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가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 부산시나 부산항만공사도 선박수리산업을 활성화 시키는데 많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부산항만공사는 오로지 컨테이너 처리량에만 관심을 쏟고 있으며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항만 산업과 관련된 정책의 큰 흐름 역시 부산의 컨테이너 처리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면.

국적 해운선사들의 본사가 모두 수도권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적 해운선사들은 화주들로부터 화물을 당겨오고 배를 빌려오는 업무 등 주요 해운 업무를 모두 수도권에서 처리하고 있다. 화주와 국적 해운선사들의 본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부산을 비롯한 지방 항구도시에서는 이러한 일을 처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선박을 사고 파는 일이 서울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선박 용선과 관련된 브로커나 화물 브로커들도 모두 다 서울에 있다. 또한 정부 부처나 기관들도 모두 서울에 소재하다보니 대관 업무도 서울에서 처리해야 된다. 보통 제조 공장들이 수도권에 집중해 있기 때문에 수도권 과밀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일정 부분에서는 타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과 항만 관련 산업들은 항구가 있는 부산을 비롯한 항구도시에서 이뤄져야 한다. 싱가포르 같은 국가들은 모두 해운사 본사들이 항구 도시에 밀집해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구조가 이뤄져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부산 항만과 해운산업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해운과 항만 산업이 위기에 처한 지금이 바로 해운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적기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선박 가격은 보통 해상 운임 가격과 연동 되서 같이 움직인다. 그런데 최근 해상운임이 떨어지면서 선박 가격이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앞으로 지금 떨어진 해상 운임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고 가정한다면 해운선사들은 지금 선박 자산을 미리 확보해놓으면 앞으로 운임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이 해운선사들은 미리 싼 값에 구입한 바탕으로 해외 선사들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해운선사들이 지금은 위기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배를 싸게 사거나 낮은 비용으로 장기 용선 계약을 체결해놓으면 나중에 해운경기가 다시 살아날 때 글로벌 해운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최형욱 기자 chu@leaders.kr
 

[관련기사]

최형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을소 2017-02-01 09:32:18

    좋은 기사입니다. 해운은 국가 기간산업인데도 너무 홀대받고 있습니다. 소 다잃어버리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은 정책이 아닌 제대로 된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신고 |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백재현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