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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0대 향토음식, 금정산성의 자랑 ‘흑염소불고기’[테마가 있는 부산거리] - (16) 산성막걸리 염소불고기
김신은 기자  |  kse@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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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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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 해발 450m.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수려한 산세를 뒤로하고 한 산골마을이 나타난다. 부산 금정구 금성동 ‘산성마을’. 산성마을은 지역 토산물로 금정산성 막걸리, 흑염소불고기, 오리 고기, 도토리묵 등이 유명하다. 김신은 기자

부산 금정산 해발 450m.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수려한 산세를 뒤로하고 한 산골마을이 나타난다. 부산 금정구 금성동 ‘산성마을’. 왜구가 침략해 올 것을 대비해 조선 숙종 32년(1706년) 금정산에 쌓은 동래산성은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됐다.

지금은 ‘산성막걸리’와 ‘염소불고기’를 주 메뉴로 등산객의 발길을 잡는 관광마을이 됐지만 예전만 해도 시내까지 2~3시간을 걸어야만 하는 산골이었다. 이곳에서 막걸리를 빚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 누룩이 마을에 등장한 것은 조선 초 금정산 자락 화전민들이 생계 수단으로 빚기 시작한 때부터다. 범어사 승려도 누룩을 빚어 생계를 꾸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을 주민은 농사 대신 술을 빚어 생계를 이어 왔다. 산성막걸리가 알려지게 된 것은 동래산성을 축성하던 즈음이다. 산성을 쌓기 위해 각 지역에서 온 인부들은 이곳에서 먹어 본 막걸리에 반해 고향에 가서도 그 맛을 잊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산성막걸리’를 찾는 손길이 많아진 이유다.

전통 누룩 특유의 새콤하고 구수한 맛은 일제 강점기에도 그 명성이 이어졌다. 산성마을에서 누룩을 빚는 양에 따라 동래를 비롯해 경남 일대 쌀값이 오르고 내릴 정도였다. 산성에 살던 학생들은 책가방에 누룩을 넣고 다니며 동래에 내다 팔아 학비를 조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산성막걸리가 유명세를 타다 보니 마을 주민들은 애써 만든 누룩을 도둑맞기도 하고 빼앗기기도 했다.

   
▲ 부산 금정산 해발 450m.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수려한 산세를 뒤로하고 한 산골마을이 나타난다. 부산 금정구 금성동 ‘산성마을’. 산성마을은 지역 토산물로 금정산성 막걸리, 흑염소불고기, 오리 고기, 도토리묵 등이 유명하다. 김신은 기자

1960년 주세법으로 누룩 제조를 금지한 이후 산성막걸리는 마을 사람끼리만 만들어 마시는 것으로 명맥을 이어 갔다. 5.16 군사쿠데타 전 부산 군수사령관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성막걸리를 즐겨 찾았다. 79년 부산에 순시 차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은 산성막걸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바로 ‘산성막걸리’를 살리기 위해 민속주 1호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마을 사람들은 “박정희 대통령 이후로 우리 마을 누룩을 훔쳐가는 사람도 없고, 가짜를 가져와서 산성막걸리라 하지도 않더라고요. 오로지 우리 마을에서만 민속주 1호가 나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산성막걸리는 민속주 제1호로 제조 판매 허가를 받을 당시 주민 288명이 참여해 ‘(주)금정산성 토산주’라는 이름의 회사를 만들었다.

누룩을 빚던 어르신들은 대부분 세상을 뜨고 마을에서는 5~6명이 직접 옛 방식으로 누룩을 빚는다. 하지만 몇백년 동안 누룩방에 누룩을 비운 적이 없듯이 마을 식당들은 하나같이 산성막걸리를 내놓는다. 15년 전부터는 막걸리에 곁들이는 ‘염소불고기’까지 마을의 대표 자랑거리가 됐다.

금정산성 흑염소불고기는 매콤 달콤한 고추장 양념에 금정산의 맑은 물, 청량한 공기와 어우러져 그 맛을 더한다. 1975년께부터 약 10년간 부산의 산업 발전과 함께 최대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도 등산객, 직장 회식, 계모임, 가족 외식, 맛을 찾아온 다른 지역 사람 등 다양한 고객층이 금정산성 흑염소불고기를 즐겨 먹고 있다.

1971년 처음으로 24가구가 음식점 허가를 받아 팔면서 금정산성 마을의 흑염소불고기 역사는 시작됐다. 1981년 음식점이 등록제로 바뀐 후 너도나도 흑염소불고기집을 열어 100여곳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금정산성 안 세 개 마을 150여곳의 음식점에서 팔고 있다.

금정산성 흑염소불고기는 부산광역시에서 선정한 10대 향토 음식 중 하나로, 일반적으로는 ‘산성 흑염소불고기’로 유명하다. 흑염소 고기를 먹기에 적당한 길이로 썰어 고추장, 마늘, 생강, 파, 양파, 배즙, 소주 등을 넣은 양념에 버무려 숙성한다. 술은 흑염소 고기의 노린내 제거와 육질의 부드러움 강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내고, 여기에 배즙 등이 첨가되어 단맛을 높인다. 버무린 고기를 숯불 위의 석쇠에 얹어 바로 구워 접시에 담아내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런 직화 구이법이 금정산성 흑염소불고기 특유의 고소한 맛을 유지시키는 비결 중 하나이다.

김신은 기자 kse@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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