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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씁쓸한 사행산업 선행
김신은 기자  |  kse@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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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2  13: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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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은 기자

부산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7일. 동구 범일동 한 복권 판매점 앞에는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을 맞으면서도 약 20명이 복권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기자가 찾은 이곳은 로또복권 1등을 다수 배출한 이른바 ‘로또 명당’이다. 이번 주 ‘대박’의 주인공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갈수록 물가는 오르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복권과 도박 등에서 신기루 같은 ‘대박’의 희망과 심리적 위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로또복권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판매액 기준으로도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로또 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100만명을 넘은 실업자 수 등 불경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강원랜드’의 매출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4381억원)과 당기순이익(1243억원)은 2015년보다 각각 6%, 4.5% 많았다. 4분기 매출이 3472억 원만 넘으면 연간 실적이 지난해 이상이다.

500원을 넣고 투명 상자 안 기계 팔을 조종해 수 만원대 인형을 뽑는 게임이 크게 유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러 인형 뽑기 기계를 두고 영업하는 ‘뽑기방’ 수는 2015년 21곳에서 지난해 11월 500곳 이상으로 불어났다. ‘뽑기 열풍’에 불과 2년 사이 24배로 급증한 셈이다.

이처럼 사행산업이 전반적으로 성행하는 것은 경기 불황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임금은 늘지 않는데 물가는 올라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로또나 도박 등을 통해 비교적 적은 돈을 들여 쉽게 큰 돈을 버는 꿈을 꾸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행산업의 성행은 ‘중독자 양산’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낳는다는 것이다.

특히 복권이나 카지노는 매우 단순하고 초보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어서 불황에 ‘쉬운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이 계속 새로 합류할 수 있다.

중독자가 늘면 오히려 불황보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더 큰 손실이다.

불황도 불황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계층상승의 사다리가 없는데다 도덕성 따위는 내팽개쳐지고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주의’까지 팽배한 결과가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쉬운 ‘인생역전’을 꿈꾸게 하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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