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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자페증, 소통 통한 공감 필요[리더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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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07  11: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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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기인
 경성대학교 교수
 광고홍보학
 

며칠 전 지하철 내에서 한 고등학교 학생이 승객들의 관심을 끄는 행동을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한 눈에 봐도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그는 한곳에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정신없이 왔다갔다 할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승객 쪽으로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자리를 옮기는 행동을 반복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의식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의 소통에만 열중하고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사는 것처럼 보였다.

흔히 우리는 이와 비슷한 경우를 자폐증이라고 말한다. 자폐증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고, 언어 및 의사소통 발달 등에 있어서 지연되거나 또는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발달 장애의 한 형태이다. 자폐증을 영어로‘autism’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어로 ‘자신’을 뜻하는 ‘autos’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폐증은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깊게 빠져있거나 깊게 파고드는 상태를 뜻한다. 자폐증은 타인과 소통을 잘 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시 말해, 주변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거나 소극적이며, 독특한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으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자폐증 환자에게는 사회적 행동이나 사회적 능력을 기르도록 이끄는 것이 하나의 치료 방법이다. 이런 차원에서, 자폐증 환자에게는 정상인과 같은 보통 사람으로 생각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자폐증 환자를 정상인과 격리시키거나 유별나고 특별한 사람으로 취급하여 처우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인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마디로, 피하려 하지 말고, 함께 살고자 애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노력은 모든 분야에 적용되어야 한다.

사실 함께 사는 행위를 떠올 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정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정부는 두 차례의 총리 인선과 자진사퇴, 그리고 장관의 인사청문회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였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 후에 정부가 선택한 것은 덕망 있고 유능한 새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임의사를 밝히고, 2개월 간 ‘식물총리’ 역할을 했던 기존 총리를 유임시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정치 형태가 옳은가 혹은 그른가는 정치인이나 정치 평론가가 평가할 문제이지만, 정부의 선택은 불안하면서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없어지고 모든 것을 덮으려 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세계 혹은 사고 체계에 빠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국민이 바라는 바를 알지 못하고,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허탈의 경지를 넘어 ‘헛웃음’이 났다고 한다. 이는 마치 앞에서 언급한 자폐증의 또 다른 증상처럼 보인다.

개인에게 나타나는 자폐증 증상이 사회적으로 확장되면 사회적 자폐증이 된다. 이는 사회에도 사람처럼 자폐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전문가는 사회적 자폐증이 어떤 일에 방어적 자세를 취하는 형태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제시된 자신의 주장과 행동이 관철되지 않거나 반대에 부딪칠 때 자신의 주장과 행동을 바꾸는 것이 싫어서 주변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귀를 닫고 자신의 세계만을 고집하게 된다는 뜻이다. 어떤 형태든 권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은 좀처럼 일반대중과 소통하고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자신들의 세계에 몰입하거나 빠져있으면서 일반대중의 마음과 의견을 읽지 못하고 자신들의 생각만을 고집하게 되는 것이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여당과 야당의 구분을 떠나,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 형태가 이와 같은 사회적 자폐증을 보이고 있지는 않는지 염려스럽다.

자폐증 어린이를 치료하는 데는 무한한 인내심을 가진 로봇이 이용된다고 한다. 로봇은 사람보다 자폐아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더 간단하고 지속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치료방법은 효과적이다. 로봇을 이용할 수 없는 사회적 자폐증의 치료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고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소통을 통한 공감’이 아닐까 싶다.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마음을 읽고, 자신들의 이익과 편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국민들도 사회적 및 정치적 사건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비판, 격려, 의견 제시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공감’으로 너와 나의 벽을 허물고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관심이 팽배한 사회는 죽은 사회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만이 우리 사회에서 노출되는 다양한 사회적 자폐증 증상을 해결하는 답이 될 수 있다. ‘소통을 통한 공감’이 바로 지금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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